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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치인, 키워드립니다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메인-사진

Ⓒ장은혜 

 

뉴웨이즈NEWWAYS는 MZ세대 기초의원 후보자와 유권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웹툰에서 볼 법한 귀여운 캐릭터들이 눈길을 사로잡는 홈페이지 소개란에는 “우리나라는 심각한 젊치인 부족 국가입니다”라고 쓰여 있다. 젊치인은 ‘젊은 정치인’을 뜻하는 말이다. 

 

고작 6%. 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선자 가운데 만 39세 이하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광역자치단체장, 기초자치단체장, 교육감 가운데 만 39세 이하는 전무했다. 전체 당선자의 73% 이상은 50대 이상이었다. “2030세대 생각이 반영되는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더 많은 젊치인이 필요하다”는 게 뉴웨이즈의 문제의식이다. 

 

대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2030세대 머릿속을 궁금해하고, 표심을 잡기 위해 각종 러브콜을 보내지만 좀체 엉덩이를 떼지 않는 것도 이들 세대의 특징이라면 특징일까. 지난 12월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에 위치한 서울시 서남권NPO지원센터에서 박혜민(29) 뉴웨이즈 대표를 만났다. 30대인 필자도 모르는 2030세대의 정치를 묻고 싶어서다.

 

- ‘뉴웨이즈’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 

 

올해 2월 시작한 비영리 단체로 ‘젊치인’(젊은 정치인)을 키우는 에이전시다. 우리 사회 의사결정권자가 더 다양해지기 위해서라도 정치인들이 더 젊어져야 한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구·시·군의회 의원) 당선자의 20% 이상을 만 39세 이하로 채우는 것이 목표다.

 

- 왜 20%가 목표인가?

 

세상은 왜 이렇게 더디게 바뀔까. 시민들은 늘 정치권에 원하는 것을 요구하고 청와대 국민청원은 연일 뜨거운데 우리 목소리는 왜 반영되지 않을까? 그렇게 의문을 품다 보면 결국 ‘의사결정권자가 나와는 너무 다른 집단이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곤 했다. 의사결정권자 집단에 50대 이상의 중년 남성들이 대다수 아닌가. 선관위 통계를 찾아보니 지난 지방선거 당선자 가운데 만 39세 이하는 4,016명 중 238명(6%)에 불과했다. ‘6%’라는 수치가 훨씬 높아지면, 가령 20%로 높아지면 우리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의사결정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 그런데 왜 기초의원인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은 당선자의 4분의 3(4,016명 중 2,927명)에 달하는 규모다. 가장 많은 의사결정권자면서 우리와 가장 가까운 의사결정권자다. 내 일상을 구체적으로 바꿔줄 수 있는 그룹이다. 이들부터 젊치인으로 바뀌어야 내 삶이 바뀌고 있다는 감각을 더 명료하게 체감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 어떤 문제의식이 박 대표를 정치 영역으로 이끈 것인가? 

 

처음부터 정치 안에서 무언가 해볼 생각이 있던 건 아니었다. 다만 청와대 국민청원이 보여주는 에너지에 비춰보면, 우리 사회에서 개인 영향력은 분명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이 에너지를 제대로 쓰지 못하나? 그에 고민이 있었다. 우리는 유권자로서 영향력을 마지막 투표용지에 도장 찍을 때만 인식하는데 후보자가 결정되는 과정부터 적극 개입하면 어떨까 싶었다. 여기서 착안한 것이 ‘캐스팅 매니저’의 존재다.

 

- ‘캐스팅 매니저’(젊치인의 지지자들) 수가 6,500명이다. 캐스팅 매니저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스포츠 경기에 빗대서 뉴웨이즈 세계관을 설명하자면, 정당은 하나의 팀이다. 2022년 지방선거는 선수들이 출전을 기다리는 경기장이라 할 수 있다. 뉴웨이즈는 선수들을 관리하는 에이전시, 캐스팅 매니저는 에이전시 파트너이자 지지자 역할을 한다. 캐스팅 매니저는 후보자를 발굴하는 역할도 하지만, 이들을 지지하고 응원해 실제 경기장에 출전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들이다. 일종의 유권자 그룹으로서 6,500명 가운데 87%가 2030세대다.

 

2022년 1-2월 합본호 (통권 292호)

뉴웨이즈 홈페이지 소개 화면 갈무리 Ⓒ뉴웨이즈 (https://newways.kr/) 

 

- 새로운 변화를 바란다면, 창당으로도 가능하지 않을까? 정당 창당은 고민해 본 적 없나?

 

정당을 만든다는 건,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신념을 만드는 일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나의 가장 큰 관심사는 다양한 개인을 연결해 영향력을 만들고, 이를 통해 변화를 만드는 구조에 있다. 뉴웨이즈를 통해 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청년 정치에 관해 되풀이하는 말이 있다. 피선거권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이야기, 정당 내 청년 육성 시스템이 없다는 하소연, 청년에게 기회와 자원이 부족하다는 지적 등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우리 정당들은 여러 도전을 해왔지만 당 대표가 교체되고 바뀌면 이내 도전적 실험이 힘을 잃거나 사라지곤 했다. 지속적인 실험을 위해서는 초당적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봤다.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언젠가부터 다름을 인정하는 데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점점 마주 앉아 대화할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양한 사람이 함께 모여 성장하는 경험을 공유하는 게 변화의 시작 아닐까 싶었다.

 

- 뉴웨이즈 홈페이지에 젊치인 기초의원의 잡 디스크립션job description, 직무 내용 설명서을 게시해놨다. 구인광고를 보는 듯해 흥미로웠다. 

 

캐스팅 매니저들과 함께 만든 것이다. 캐스팅 매니저와 비대면 타운홀 미팅을 통해 젊치인의 직업윤리를 세웠다. ‘어떤 사람을 봤을 때 정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니?’, ‘정치인이 절대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은 뭐야?’ 등의 질문을 서로 주고받으며 잡 디스크립션도 만들었다. 언론사도 채용 시 채용공고를 띄우지 않나? 정치인은 채용공고가 없다. 우대 조건은 뭔지, 자격 요건은 무엇이지, 급여는 얼마나 주는지 전혀 알 수 없다. 우리는 기초의원을 4년에 한 번씩 2,927명을 뽑는 직업으로 바라봤다. 

 

또 캐스팅 매니저들과 다양성과 신뢰성을 약속할 수 있는 커뮤니티 가이드를 만들었다. 느슨한 합의인데 커뮤니티 가이드에 동의하지 않는 후보는 뉴웨이즈가 키우지 않는다는 게 방침이다. 기본적으로 차별하는 발언과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약 200명이 2022년 기초의원을 준비하겠다고 모여 있다.

 

뉴웨이즈

Ⓒ장은혜 

 

- 보수정당으로 출마하고자 하는 후보자도 뉴웨이즈 문을 두드릴 수 있나? 뉴웨이즈가 지향하는 가치가 있을 테고 그와 반대되는 입장을 가진 정당도 있을 텐데 상충되지 않나?

 

문 두드릴 수 있다. 커뮤니티 가이드를 위배하지 않으면 다른 입장과 생각이 공존하는 건 괜찮다. 뉴웨이즈는 젊치인의 등장을 돕는 솔루션에 가깝기 때문에 특정 이념이나 지향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진 않는다. 우리 커뮤니티 선수들을 봐도 각각 국민의힘과 정의당 소속인데도 기후위기에 관심이 많아 같은 행사에 나가시고 서로 소식을 공유하는 젊치인들이 있다. 보수·진보 진영 관계없이 각자의 해법으로 함께 문제 해결을 논의해나가길 기대하고 있다.

 

- 뉴웨이즈가 직접 선거 캠프를 운영해본 경험은 없지 않나? 선거를 해보지 않았는데 정치인 육성이 가능한가?

 

우리가 선거 기획사는 아니다. 개별적 컨설팅은 하지 않는다. 실제 젊치인이 뉴웨이즈에 들어오실 때 하는 이야기는 ‘출마를 결심했는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씀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소속 현역 기초 젊치인 18명으로 코치단을 구성했다. 코치단은 자기 경험을 예비 젊치인에게 공유한다. 우리는 다음 선거에 나가면 절대 쓰지 않을 비용 항목은 무엇인지 또는 선거비용을 보전받는 과정에서 놓친 실수가 무엇이었는지 등을 세세하게 코치단에 묻고 기록해 가이드를 제작하고 이를 예비 젊치인에게 제공하고 있다. 젊치인 실력을 키우고 유권자(캐스팅 매니저)와 연결하는 작업이 이른바 ‘세 불리기’라고 한다면 남은 것은 실질적 기회와 자원 제공이다. 이를 위해 7개 정당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 지역 당협위원장이 기초의원 공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안다. 이를 뚫기가 쉽지 않을 텐데?

 

거대양당의 경우, 실제 지역 당협위원장이 의지를 가지면 더 많은 젊치인들이 기초의회에 입성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이들이 바뀌지 않을 경우 원래 하던대로, 비슷비슷한 사람만 계속 공천을 받는 것이다. 전국 지역구는 모두 253개다. 다시 말해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합치면 506명의 지역 당협위원장이 있는데 최근 ‘열려라 젊깨’ 캠페인을 통해 각 당에 젊치인을 위한 문이 열려 있는지 점수 대결을 펼치고 있다. 우리 선수 프로필을 앞으로도 당에 전달할 것이고 젊치인들에게 문을 열 것인지 계속 묻고 압박할 것이다.

 

2022년 1-2월 합본호 (통권 292호) 2022년 1-2월 합본호 (통권 292호)

뉴웨이즈는 국민의힘, 정의당 등 7개 정당과 업무협약을 맺고 각 정당에 젊치인 후보에 대한 기회와 자원을 제공해줄 것을 요구했다 Ⓒ뉴웨이즈

 

- 젊치인과 캐스팅 매니저 다수가 MZ세대다. 커뮤니케이션 특징이 있다면?

 

옛날에는 시민을 모아 교육을 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교육하면 사람들은 같은 생각을 공유했다. 그렇게 조직화한 힘으로 강력한 변화를 일으켰고 이와 같은 성공 경험이 전승됐다. 우리 또래는 그런 경험이 없다. 아마 ‘세상은 이렇게 바뀌어야 하니까 너도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해’라고 하면 ‘나는 난데 왜 나를 바꾸려고 해?’라고 되물을 것이다. ‘A로 갑시다, A를 배우세요’라는 문법이 통하지 않는다. 이 그룹을 설득하려면 ‘A라는 것이 있어요. A와 같은 변화를 만들려면 당신은 이런 걸 할 수 있어요’라고 굉장히 명료하게 이야기해주고 각자에게 행동의 동기가 생길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이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해하고 참여한다. 사회 참여에도 자신의 자기 전문성을 성장시키는 방식을 고민한다. 비록 과거처럼 몇백 명씩 한자리에 모이는 커뮤니케이션은 아닐지라도 다양한 매력과 각자의 방법으로 예측 불가능한 가능성을 협업으로 만들어낸다는 강점이 있다.

 

- 지난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2030 세대 표심이 주목을 받았다. 20대 남성들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선택했고 ‘30대 정치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당선시켰다. 남녀 성별이 대립하는 양상도 띠었는데 이런 흐름에서 ‘젊치인’의 시대적 역할도 있을 것 같다.

 

4·7 재보궐 선거 결과가 젠더 갈등 때문이라는 분석에 동의하지 않는다. 왜 민주당은 2030세대 표심이 자기에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민주당의 성폭력 이슈로 재보궐 선거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전혀 생각지 않는 오만함이다. 20대 남녀 갈등이 커뮤니티 중심으로는 강력하게 보이지만 일상관계에서 사람들은 서로에게 날을 세우기보다 서로에게 다정하고 평화롭고 싶어 한다. 커뮤니티 중심으로 지엽적으로 표심 분석에 몰입하면서 정작 중요한 정치의 역할과 책임은 피하고 있다. 2030 표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기성 정치권은 혼란을 겪고 있는데 계속 그렇게 혼란을 겪었으면 좋겠다. 해석이 안 되는 것에 궁금증이 커지는데 답을 내리지 못하다 보니 2030을 행동의 주체로 격상시키기 시작했다. 더 많은 2030이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어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뉴웨이즈

Ⓒ장은혜 

 

 

- 명확한 목표를 갖고 뉴웨이즈 문을 두드리는 예비 ‘젊치인’도 있겠지만, 막연하게 정치인을 꿈꾸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이들이 문을 두드린다면 무슨 말을 해줄 수 있나?

 

“선출직을 하고 싶으세요? 아니면 임명직을 하고 싶으세요? 혹은 선출직 중에서도 행정직을 하고 싶으세요? 아니면 의회로 가고 싶으세요?”라고 묻는다. 기초자치단체장이 하는 일과 기초의원이 하는 일이 다르고, 광역자치단체장과 광역의회는 또 다른 영역이다. 그 정도의 방향은 있어야 한다. 책임과 권한의 모양에 맞게 어느 쪽에 집중하고 싶은지 본인만의 생각이 있어야 한다.

 

- 기초의원 출마 시 소요되는 선거비용은 평균적으로 4,000만 원. 법이 개정돼 이 가운데 50%는 예비 후원회를 통해 모금할 수 있고, 당선되면 전부 보전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돈’은 예비 젊치인들의 담대한 도전을 가로막는 큰 장벽 중 하나일 것이다. 진입을 막는 허들이 높을수록 시민에 대한 정치인의 부채의식은 엷어지지 않을까. 

 

스스로 모든 어려움을 돌파한 정치인은 모든 비용을 홀로 치러냈다고 생각하기 쉽다. 뉴웨이즈 목적은 우리나라 권력이 창출되는 모델 자체를 바꾸는 데 있다. 장벽을 혼자 돌파하는 게 아니라, 시민이 함께 개입해 권력을 창출해야 한다는 거다. 당선된 젊치인들은 ‘캐스팅 매니저가 없었다면 내가 당선될 수 있었을까’ 하는 마음의 빚을 쌓게 된다. 무엇으로 갚아야 할까? 바로 좋은 의정활동이다. 뉴웨이즈라는 사회적 자원의 도움을 받아 당선되고 이를 의정활동으로 갚아가는 젊치인. 이전의 의사결정권자들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 이번 지방선거에서 만약 성과를 거둔다면, 뉴웨이즈의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

 

궁극적으로는 정치하고 싶은 젊은 사람들 입에서 자연스럽게 ‘뉴웨이즈 가야 한다’는 말이 나오도록 진화하는 것이다. 솔루션을 통해 유권자와 젊치인이 함께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서비스로 성장할 것이다. 그럴 때 정치가 다양한 얼굴을 대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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