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9년 08월 2009-08-01   1037

아카데미 느티나무_시민의 삶과 활력과 행복 충전! 준비됐나요?




시민의 삶과 활력과 행복 충전!
준비됐나요?



주은경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 부원장

<앎의 즐거움, 모든 변화의 첫걸음입니다>를 모토로 시작한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의 첫 학기가 끝났다. 총 수강신청자 약 4백명. 참가자 가운데 약 3분의 1은 기존 회원, 3분의 1은 교육을 계기로 새로 가입한 회원이었다. 비회원 가운데 30% 이상이 느티나무 교육을 통해 회원가입할 의사가 생겼다고 밝혔다. 2-3개의 강좌를 중복해서 수강한 사람들도 많았고, 직업과 나이는 물론 참여양상도 다양해졌다. 애인과 함께 참가한 직장인, 남편은 월요일, 부인은 수요일에 등록한 부부, 은퇴후 친구와 함께 강의를 듣는 60대 여성을 비롯해, 이전 참여연대 교육에 비교해 20대 참가자가 늘어났다. 기대 이상의 반응이었다.



주체적 삶, 희망과 실천을 모색하는 시민교육

지금은 가히 평생교육의 시대다. 구청의 시민대학, 도서관의 열린강좌, 박물관의 시민대학, 일반 대학의 사회교육원은 물론이고, CEO 인문학과정, 노숙자와 재소자들을 위한 인문학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교육들이 이미 시행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진보적 시민단체 참여연대가 아카데미 느티나무를 새로 오픈한 것은 어떤 문제의식 때문일까.     

지난 해 뜨거웠던 촛불시위는 한국 시민운동에 커다란 가능성과 과제를 던져주었다. 밤을 지새며 촛불을 밝혔던 시민들, 그리고 이전에 보지 못한 자발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정치참여를 했던 쌍코, 소울 드레서, 마이쿡 회원들. 이들은 우리사회가 시장의 지배, 정권의 독주에서 벗어나 보다 성숙된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한 소중한 주체들이다. 주체 없이 운동없고, 학습 없이 변화는 없다. 민주주의를 위한 주체의 복원을 위해 지금 필요한 시민교육은 무엇인가. 시민교육은 이 시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느티나무의 교육방향은 바로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됐다.

그동안 시민교육은 여전히 정치 경제 중심 또는 이슈 중심의 교육에 치우치거나, 그것도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내용과 구조를 제공해오지 못했다. 또한 급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에서 시민들의 성숙하고 다양해진 삶의 요구를 담아내지 못한 채 주민 교육, 노동자 교육, 학부모 교육 등 각 단체마다 자기 영역에 대한 교육만을 한정된 시각 속에서 진행해왔다. 그러나 “시민은 유권자이며 노동자이며 주민이며 학부모인 동시에, 자신의 삶을 선택해야 할 존엄한 인간이다.” 즉 시민들은 각 당면사안에 대한 교육만 필요한 존재가 아니다. 사회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와 인문학적 통찰, 현재의 삶에 대한 해석과 전망, 자신의 존재와 처지에 대해 자각을 돕는 교육, 전정한 소통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따라서 삶의 희망, 실천의 방향을 찾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민교육의 물을 붓는 존재가 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느티나무는 출발했다.      
  


진보를 넘어 인문과 삶의 행복을 고민하는 다양한 강좌

느티나무의 교육방향은 크게 세 부문이라 할 수 있다. 진보, 인문, 행복. 

첫째, 참여, 민주주의, 연대의 가치를 나누는 교육. 민주주의의 위기를 본질적으로 성찰하고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시민운동의 진지를 꿋꿋히 세워나갈 힘과 동력, 식견과 자신감을 갖기 위한 학습을 제공하는 것. 시민들의 요구와 눈높이에서 시작하되, 상황과 사태의 본질을 꿰뚫기 위한 <민주주의학교>, 그리고 참여연대의 센터별 기획교육이 이에 해당한다.

둘째, 성찰, 소통, 실천의 인문학교육. <종교와 전쟁>, <몸의 인문학> 등 우리의 삶과 사회의 문제에 대한 폭넓은 성찰을 주는 <인문학교>, 셰익스피어, 찰스 디킨즈 등의 고전 텍스트를 직접 읽으며 삶과 문화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는 <고전세미나>. 

셋째, 일상의 삶과 문화에 대한 통합적 교육. 옛날영화를 통해 미처 생각지 못했던 우리의 새로운 과거를 발견하고, 맥주나 커피 등 우리의 삶 가까이 있는 일상에서 세계와 역사를 만나는 교육이다. 나아가 “한국사회의 어떤 구조와 상황이 지금 우리의 삶을 이렇게 규정하고 있는가. 어떤 모습의 어른으로 성숙할 것인가를 함께 생각해보는 교육”도 있다.

사실상 둘째, 셋째 영역은 참여연대같은 시민운동단체의 교육으로서는 새로 도전하는 영역이다. “왜 참여연대가 이런 프로그램까지 하는가” 묻는 사람들이 있다. 인문학이 유행이라서? 물론 아니다. 시민교육에도 ‘과거의 고정된 틀, 엄숙주의와 낡은 패러다임’에서 벗어난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구체적인 생활의 고민, 문제의식과 요구는 훨씬 깊고 다양해졌다. 매일매일 우리가 사는 삶의 현장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는 공부, 스스로 배우고 깨닫고, 나의 자유와 나의 인격, 그리고 사회적인 인격을 높이는 공부,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삶, 행복, 활력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해답을 찾아가는” 교육이 필요하다.

새로운 시도에 대한 만족도는 비교적 높다. 일례로 “커피와 세계화의 구조를 연결해서 생각해보게 된 좋은 기회였다”, “디킨즈의 소설을 꼼꼼히 읽으며, 자본주의와 공리주의의 모순을 더욱 절감하게 됐다”, “한국과 세계의 종교현실에 대해 사고의 지평을 넓히게 됐다”는 것이다.

각 강좌마다의 평가설문지와 20여 명이 직접 시간을 내 참가했던 시민교육모니터 모임을 통해 본 참가자들의 눈은 예리하다. “느티나무가 무엇으로 시민들과 어떤 소통을 하려 하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는 의견부터, “교육이 끝나고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공허해지는 이 느낌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질문하는 분. 그리고 교육카테고리와 교육초점이 더욱 분명해져야 한다고 말하는 분도 있다. 물론 이러한 요구는 느티나무를 진행하는 실무팀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 



느티나무, 삶에 대한 물음과 답을 찾는 배움의 공간

아직 갈 길은 멀다. 강의 위주의 시민교육에서 벗어나고 참여형 교육을 시도하려 했으나, 참가자도 진행자도 훈련이 필요하다. 당연히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하지만 꿈과 목표는 중요하다. 참여연대 느티나무는 당연히 삶의 경쟁에서 더 나은 고지를 확보하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지식과 교양을 소비하고 쇼핑하기 위해 공부하는 것도 아니다. 느티나무는 삶의 문제에 대해 질문하고 함께 답을 찾아가는 배움의 공간이다. 더불어 행복하고 성장하는 삶을 위해 함께 소통하려 한다. 배움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서로가 서로에게 거울이 되어 배우고 성장하는 관계를 추구한다. 느티나무가 걸어가는 이 길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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