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기타(od) 1998-09-24   974

[제2호 권두언] 이 한없는 의심

검찰의 정치인 수사가 갖은 논란 속에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도 짐작하시겠지 만, 이런 '사정'을 보는 국민의 감정은 착잡합니다. 하기야 '국민의 정부'는 기회 있을 때 마다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정치인 수사는 역대 정권이 초기에 굿판처럼 벌이던 것과는 다른, 여-야를 막론하는 근본적인 정치 개혁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강조하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말입니다. 오늘까지 벌어지고 있는 수사를 관찰하고 있노라면, 혹여 대통령께서 서운타 하실지 모르나, 수사의 공정성과 객관성, 투명성에 과거와 같은 의혹이 일어나기 는 매한가지가 아닌가 합니다. 이런 의혹의 실마리는 다름 아니라, 수사의 주체인 검찰 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어제의 검찰이기도 한 오늘의 검찰이, 어제는 정치적 판단에 따 라 권력의 눈치를 보아가며 수사하다가, 오늘 느닷없이 정의의 사도가 되었다고 하면 누 가 가소롭다 하지 않겠습니까?

정황이 이러하므로, 오늘 '개혁 통신'은 '특별 검사제'의 도입을 촉구하는 사연입니다. 대 통령의 개혁 의지가 바위같이 굳다 해도, 오늘의 검찰이 하는 사정은 한없는 의심만을 피어오르게 할 따름입니다. '특별 검사제'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묘한 태도 변화와 검찰 의 자기 방어적 반대 이유가 논리적 타당성을 갖추지 못했음도 대통령께서는 꿰뚫어 보 시고 계실 줄 믿습니다. 거듭 말씀드리거니와, 때묻은 검찰이 권력의 속셈을 헤아려, 요 컨대 '알아서 기는' 이런 사정은, 종국에는 상대적으로 억울하다고 여겨 한을 품는 사람 들만 양산할 터입니다. '특별 검사제'로 이 난관을 정면으로 돌파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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