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핵없는 세상 2019-12-25   1386

[감시보고서 No.19] 사실에 기초한 다면적인 정보를 언론에 요청한다

Watch Report No.19 

사실에 기초한 다면적인 정보를 언론에 요청한다    

 

2019년 12월 25일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를 둘러싼 미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협상이 여전히 교착 상태를 지속하면서 협상이 결렬되어 한반도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게 아닌지 우려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대화 재개를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 정부는 싱가포르 합의 이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적대시 정책의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함으로써 상호의 행동이 전제되지 않은 대화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으로 보인다[주1]. 이번 달에 들어 북한은 ‘중대한 실험’을 실시했다는 발표를 두 차례 했는데[주2] 이 실험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의 “인내심 있게 미국의 용단을 기다린다”는 말은 그가 연말 기한을 강조했던 것 등[주3]을 고려할 때 ICBM 발사 실험을 재개하는 날이 가까워진 게 아닌지 걱정된다. 올해 5월 이후 반복해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실험을 묵인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ICBM 발사 실험이 실시된다면 가만히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12월 3일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김정은과의 관계는 양호하다고 말하면서도 작년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군사적 행동의 가능성을 언급했다[주4].

 

유럽과 미국의 눈을 통해 세계정세를 보는 일에 익숙한 일본 사회에서는 정돈 상태에 있는 북미 협상에 대해 그 책임이 북한 측에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예를 들면, 아사히신문의 12월 18일 자 사설[주5]이 전형적인 한 예다.

 

‘북한의 도발, 긴장 상태로 돌아갈 셈인가?’라는 제목의 이 사설은 북한이 최근 ‘도발 행위’를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 경제 정책에 성과를 올리지 못해 ‘초조함’을 느끼는 북한이 미국 정부와의 ‘흥정’으로 ‘제재 완화’를 얻어 내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리고 북한에 대해서 ‘낡은 사고를 버려야 한다. 강경한 자세만이 국제사회의 양보를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한 실속을 챙길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은 없다. 사태를 타개하려면 비핵화를 위해 구체적으로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함으로써 실무 협의의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정권에 대해서는 북한의 미사일 실험을 묵인해 온 사실을 염두에 두고 ‘북한을 조장한 책임을 자각해야 한다’라는 말로 반성을 촉구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둘러싼 협상에서 ‘안이한 거래’를 하지 않도록 주문을 덧붙인다. 그리고 일본 정부와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트럼프 정권과 ‘긴밀한 정책 조정’을 할 것을 요구하고 ‘미국의 흔들림’을 방지함과 동시에 ‘북한의 도발을 억제’해서 ‘비핵화의 길을 찾을’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의 주장은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지 않다.

또한 현재의 북미 협상의 기초가 되는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 합의 내용의 대부분을 무시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북미 양국 정상은 ‘새로운 북미 관계의 구축’, ‘한반도의 영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미군 유골 회수와 반환’에 대해 합의했다. 그리고 그 전제로서 트럼프는 북한에 ‘안전보장을 제공하기로 약속’했고 김정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작업을 하겠다는 굳은 약속을 재확인’했다. 그런데도 아사히신문은 ‘한반도의 비핵화’가 아닌 ‘북한의 비핵화’만을 문제 삼으며 ‘새로운 북미 관계’나 ‘한반도의 평화 체제’ 구축 등은 전혀 염두에 없다. 싱가포르 합의에 따른다면 북한이 요구하는 적대시 정책 철회(여기에는 제재 해체나 한미합동군사훈련 중지가 포함)는 ‘흥정’이나 ‘안이한 거래’로 경시할 게 아니라 ‘새로운 북미 관계’나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고려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게다가 아사히신문은 북한의 ‘도발 행위’만을 문제 삼으며 미국의 ‘도발 행위’에 대해서는 무시하고 있다. 올해 8월에 있었던 한미합동군사훈련이나 한국군이 스텔스 전투기 F-35B 등 미국의 최신 무기 도입은 북한의 시각에서 ‘도발 행위’로 비췄을 것이다. 한미가 군사력 강화를 꾀하기 위해서 그랬다면 미국과의 전쟁 상태에 있는 북한으로서도 안전보장의 대항 조처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미사일 실험을 한 북한의 행위만을 ‘도발 행위’라고 비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아사히신문이 트럼프 정권에 ‘안이한 거래’를 하지 말라고 요구하거나 트럼프 정권의 ‘흔들림’을 걱정하는 이유는 압력이 김정은을 대화 자세로 돌려놓았다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2017년까지 계속되는 한반도의 긴장 상태를 완화한 것은 북한에 대한 제재나 군사적 압력이 아니다. 북한 정부는 대화 자세로 돌아서기 전에 ‘핵전력의 완성’을 선언했다. 그러므로 북한은 이제 핵보유국으로서 미국과 대등한 입장이 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대화로 돌아섰다고 보는 게 자연스러울 것이다. 또한 북한에 줄기차게 계속 대화를 요구해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북미 대화의 전기를 만든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의 공로도 크다.

 

이처럼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아사히신문의 주장이지만 일본 사회에서는 지당한 의견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을까 염려된다. 아사히신문뿐만 아니라 일본 언론은 미국 입장의 일면적인 입장으로 한반도 정세에 대해 전하는 경향이 있는데 모두에서 밝힌 것처럼 일본 사회에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 문제를 북한의 비핵화 문제로 축소하고 먼저 행동해야 할 주체는 북한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미국의 눈을 벗어나서 현실을 보자면 비판의 대상도 달라질 것이다. 객관적인 현상 분석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서 대단히 중요하다. 비핵화를 실현하려면 이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인 시민사회도 문제를 바르게 인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언론에는 사실을 다양한 측면에서 정확인 전달하는 언론인으로서의 본래의 임무를 요청하고 싶다. (마에카와 하지메) 

 

 

주1. 12월로 예정되어 있던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연기된 것에 대한 김영철 조선 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 위원장의 담화(조선중앙통신 일본어판, 2019년 11월 18일) 및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빨리 행동하고 합의해야 합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납시다!”라는 내용의 트위터에 대한 김계관 외무성 고문의 담화(조선중앙통신 일본어판, 2019년 11월 18일) 등.

주2. <조선중앙통신> (일본어판, 2019년 12월 8일 및 12월 14일)

주3. <조선중앙통신> (일본어판, 2019년 4월 14일)

주4. 미 대통령 관저(백악관), ‘Remarks by President Trump and NATO Secretary General Stoltenberg After 1:1 Meeting’, 2019년 12월 3일

https://www.whitehouse.gov/briefings-statements/remarks-president-trump-nato-secretary-general-stoltenberg-11-meeting-london-united-kingdom/

주5. <아사히신문> (2019년 12월 18일)

https://digital.asahi.com/articles/DA3S14298525.html

 


 

동북아시아 비핵무기지대 구축 마련

– 한반도 비핵화 합의의 공정한 이행에 관한 시민 감시활동 –

(약칭. 비핵화 합의 이행 감시 프로젝트)

 

 

취지

한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은 남북정상회담의 결과인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전쟁의 위험을 제거하며 비핵화를 포함한 영구적인 평화체제 확립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북미 양국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발표한 공동합의문에서 평화와 번영을 위해 새로운 북미관계를 구축하고 한반도에 영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건설한다는 공동의 목표에 합의했다. 또한 미국은 북한에 안전보장을 약속하고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

 

핵전쟁의 위기에 처할 뻔 했던 동북아시아의 국제정세는 두 정상회담 합의로 인해 일변했다. 지금 우리는 남북 및 북미 대화가 지속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이는 역사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동북아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의 종결과 냉전 종식이라고 하는 거대한 역사적 변화를 거친 지금도 여전히 과거가 남긴 비정상적인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일본의 식민통치에 관한 역사는 70년이 지난 지금도 공식적으로 청산되지 않았고, 남북은 6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휴전 상태다.

 

지금 이러한 역사를 극복할 천재일우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반드시 이 기회를 살리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오랜 세월의 불신을 극복해 나가면서 두 합의가 성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관련국들이 인내심을 갖고 외교적 노력을 기해야만 한다.

 

우리는 이러한 노력의 과정에서 특히 일본, 한국, 미국 시민사회가 해야 할 역할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외교적 노력에 진전이 있는지 주의 깊게 감시하면서 민주주의 국가의 정부를 향해 이 기회의 중요성을 피력하고 과거의 한반도 비핵화 관련 합의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고 그로부터 교훈을 얻을 것을 요구해야 한다. 또한, 오랜 비정상적인 역사적 관계 속에서 시민사회에 뿌리를 내린 불신과 잘못된 상호 인식을 극복하는 일 역시 국회, 지자체, 언론을 비롯한 시민사회 전체에 주어진 과제다.

 

NPO법인 피스데포는 이러한 취지에서 정상회담 합의가 이행되는 외교적 과정을 추적하고 감시하는 프로젝트를 발족하게 되었다. 한미일 3국 NGO의 공동 프로젝트로 추진 할까도 고민했으나 3국이 처한 정치적 상황이나 시민사회를 둘러싼 역사적 배경의 차이를 고려했을 때 각국 시민사회가 자국 정부와 시민사회에 호소하면서 서로 긴밀하게 연락을 취해 나가는 형태가 보다 효과적일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피폭 국가인 일본에게 한반도 비핵화라는 과제는 자국의 진정한 비핵화 및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비핵무기지대 설립이라고 하는 과제와 따로 생각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동일한 노력을 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의 NGO와 정보를 교환하면서 각자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방법을 선택하기로 하였다.

 

활동 내용

1. 감시 보고서 간행

  • 일본어판 발행 후 이어서 한국어판 및 영어판 발행
  • 3주에 1회 정도 부정기 발행. A4 약 5~6쪽 분량
  • 블로그 게시와 동시에 이메일 발신

2. 일본 정부를 비롯한 관련국에 요청

3. 시민 세미나 개최

4. 한국 및 미국 NGO와 협력하여 국제 워크숍이나 심포지엄 개최

 

팀 구성

1. 프로젝트 팀

  • 모리야마 타쿠야, 히라이 카나, 우메바야시 히로미치*, 유아사 이치로, 마에카와하지메, 아사노 미호, 아라이 세츠코, 김마리아(한국), 패티 윌리스(캐나다) (*초기 팀 리더)

 

2. 협력단체

  • 한국: 참여연대(PSPD), 평화네트워크
  • 미국: 피스 액션, 서부지역법률재단

 

3. 고문

  •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전보장에 관한 패널(PSNA)(공동의장: 마이크 하멜 그린(호주), 피터 헤이즈(미국), 문정인(한국), 토모나가 마사오(일본))

 

재정 

초기에는 피스데포 재정을 사용하나 향후 일본 국내외에서 자금을 조성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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