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감시센터 국회 2004-01-08   2113

‘머리카락 보일라’ 꼭꼭 숨어버린 의원들

[후반전] 체포 도우미들, 죄질 더 무거운 최돈웅·정대철·박명환 의원 체포 나서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집회를 마친 정치개혁연대는 각각 2명, 1명의 체포동의안 부결 비리의원이 소속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당사 앞에서도 항의 집회를 가졌다.

오전 11시 50분 정치개혁연대 소속 30여 명의 활동가와 시민들, 그리고 7명 비리의원의 ‘현상수배’ 피켓을 본네트 위에 장착한 시위차량 7대는 민주당사로 몰려갔다. 7대의 차량은 경적시위도 벌였다.

“더 이상은 못참겠다. 부패 정치인 몰아내자!”

“이훈평, 박주선 의원은 즉각 검찰에 자진 출두하라!”

민주당사에서 간단한 항의집회를 마친 시위대는 곧바로 열린우리당 당사 앞으로 갔다. 이날 ‘체포도우미’ 대표로 나선 안진걸 참여연대 회원참여팀장은 “입만 열면 도덕성 운운하는 집권여당의 책임이 무엇이냐?”면서 “서민의 피눈물이 담긴 굿모닝시티가 통곡한다”고 격렬한 항의의 언사를 쏟아 부었다.

이어 12시 30분경, 7대의 시위 차량은 국회를 한 바퀴 돌면서 경적시위를 벌였고, 국회 주변에서의 마지막 행사로 정문 앞 항의집회를 가졌다. 이날 국회 주변은 마침 FTA 비준안 반대 농민집회가 예정돼 있어 여의도 일대를 경찰 차량이 거의 점령한 상황이었다. 정치개혁연대 활동가들과 시민들은 정문을 가로막은 경찰을 배경으로 “방탄국회 어림없다. 비리의원 출두하라!”고 외쳤다.

여의도를 떠난 집회 참가자들이 현상수배’ 시위 차량에 몸을 싣고 이른바 차떼기 수법의 주인공 최돈웅 한나라당 의원이 거주하는 동부 이촌동 한강대우 아파트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30분. 집회 참가자들은 최 의원이 거주하는 106동 출입구에 “최돈웅 의원 부끄럽지 않습니까? 즉각 검찰에 출두하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대자보를 붙였다.

이어 몇몇 시위대는 최 의원이 사는 집까지 찾아가 최 의원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틀 간격으로 일하러 온다는 파출부 아주머니는 “며칠 전부터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이 종료되는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8일을 앞두고 잠적한 의원은 최 의원뿐만이 아니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중구 신당동에 있는 열린우리당 정대철 의원의 지구당에 방문했으나 정 의원의 행방을 찾을 수는 없었다. “지구당에 내려가 있다”다는 국회사무실 당직자의 말을 듣고 지구당에 도착했지만, 지구당 당직자는 “의원님은 외부 지구당 행사에 나갔다”고 말했다. 정 의원의 지구당사 앞에는 정보를 미리 접수한 경찰이 출입구를 가로막고 있었다.

안진걸 팀장은 지나가는 시민을 붙잡고 정 의원의 지구당 주민들도 정 의원 체포에 협조해달라고 호소했다.

“검찰조사에 따르면 정 의원의 죄질은 정말 무겁습니다. 돈도 처음엔 5000만원, 그 다음엔 2억 받았다고 했지만 결국 4억5000만원으로 드러났습니다. 그것도 먼저 요구했다고 합니다. 그 돈이 어떤 돈입니까? 서민들이 한푼 두푼 모은, 피와 눈물이 묻은 돈입니다. 당 대표까지 지낸 분이 비겁하게 숨어서 검찰조사도 피하고 있습니다. 오늘 밤 불체포특권이 종료되는 것을 의식해 잠적한 것 같습니다.”

오후 3시 20 현재, 집회 참가자들은 7명 비리의원 중에서도 최돈웅, 정대철 의원과 함께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한 한나라당 박명환 의원의 마포 지구당사를 찾아가 ‘체포’에 나섰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이들 ‘체포 도우미들’이 해당 비리의원을 만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머리카락 보일라 꽁꽁 숨어버렸기 때문이다.

장흥배 사이버참여연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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