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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2019.06.03
  • 660

편집인의 글

 

정형준 월간 복지동향 편집위원,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최근 우리 국민들의 큰 걱정 중 하나는 환경문제가 아닌가 싶다. 뿌연 하늘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는 게 다반사고, 가정마다 공기청정기를 틀고 있다. 이전에는 황사가 있었던 봄철 일부에서만 관찰되던 스모그, 미세먼지가 다발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보니, 대기환경에 대한 관심과 불만이 폭증한다. 하지만 불만에 비추어 환경문제에 대한 대안 마련과 대응은 쉽지 않다. 우선 환경오염에 주범인 기존의 산업구조변경이 어렵고, 여러 기득권과 국민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서 차일피일 각종 환경문제들의 해결책이 미뤄지는 순간,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는 다각도로 침투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피해가 균등하게 전파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기오염 문제만 생각해도 이미 분진이 많은 곳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평상시 마시는 공기조차 오염되어 있다는 것은 치명적 문제다. 또한 어린이나 노약자, 장애인들처럼 호흡기가 약하거나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서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여기에 소득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차량, 집, 근무환경 모두가 제대로 된 공기정화 시스템 속에 있지만, 저소득층으로 가게 되면 대기오염에 대한 단발적 대응책조차 없다. 그냥 속수무책 각종 오염에 노출될 공산이 커지는 것이다.

 

즉 환경문제는 불평등을 악화시킨다. 악화된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더 많은 보건복지자원이 소모되고, 에너지가 소모된다. 애초에 환경문제에 신경을 썼다면 불필요했던 자원소모다. 결국 환경문제가 악화될수록 민주주의도 위협받을 수 있다. 반면 반대로 민주주의와 거버넌스가 확대될수록 환경을 위협하는 생산방식, 사회적 관계가 쉽지 않다. 또한 사회적 불평등이 해소될수록 환경문제 해결도 용이하다. 이런 점에서 환경문제와 거버넌스는 상호보완관계에 있고, 비례적 관계다. 따라서 한국에서 작금의 대기오염 문제 해결이 중국 탓으로 일관되는 상황은 한국 사회의 의사소통구조와 민주주의 문제가 여전히 취약함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필두로 기존의 굴뚝산업에서 바이오헬스, 인공지능, 시스템반도체 등의 첨단산업으로 개편하려는 청사진이 제시되고 있다. 이런 차세대 먹거리에 수 조원의 자금이 동원되고, 이들 산업을 위한 규제완화가 한창이다. 하지만, 작업장 환경문제, 대기오염, 각종 공산품의 오염물질, 가습기 살균제를 비롯한 유해물질 등은 방치되고 있다. 문제해결을 위한 자원투입도 미비하고, 민주적 논의구조도 없다. 시장에 맡겨진 각자도생 방식대로 마스크를 쓰거나, 공기청정기를 사야 한다. 작업장에서도 스스로 자신의 몸을 지키는 수밖에 없다. 모두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 유해물질이 포함될 소지가 큰 제품을 피하는 수밖에 없다. 거꾸로 4차 산업혁명 팡파르 속에서 기업실증특례로 허용된 규제완화로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또 벌어지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제2의 인보사 사태도 바이오의약품 규제완화로 벌어질 수 있다고 한다. 모두 비민주적인 결정구조의 문제고 고스란히 사회복지가 부족해서 생긴 문제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이란 신기루 앞 현실은 사실상 각자도생이고, 환경문제로 인한 피해는 계속 불평등하게 침투하고, 위험은 모두가 감당하지만 이익은 일부만 가져간다. 그런 점에서 환경문제는 환경복지와 환경정의 확대로 나가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지속되고 있다. 그래서 이번 호 복지동향은 환경정의와 관련된 특집을 다루고 있다.

 

 

사회복지와 환경문제는 불평등 문제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토대가 될 사회보장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관계다. 아무쪼록 4차 산업혁명 선언보다 다음 세대와 미래를 위한 환경문제 해결에 정부가 더 적극적이길 빌면서 그런 방향에 이 번호가 기여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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