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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19
  • 2019.07.10
  • 849

시설 내 노인 학대와 예방 대책

 

이미진 건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시작하며

한국사회에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노인의 평균 수명이 증가하면서 만성 질환 등으로 인해 돌봄을 필요로 하는 노인이 증가하고 있다. 가족들이 노인을 전적으로 돌보기 어려워지면서 재가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시설서비스를 이용하는 경향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2006년 815개였던 노인요양시설은 2008년 7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된 이후에는 급격히 늘어나, 2009년에는 2,651개소로 3년 만에 약 3.25배 급증하였다(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포함). 노인요양시설의 증가세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초기보다는 완만해졌지만, 지속적으로 꾸준히 증가하여 2017년 12월말 기준으로 노인요양시설 5,242개소가 운영중에 있다. 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하는 노인의 수는 2017년 12월말 기준으로 14만 8,646명이며, 이는 전체 노인 736만 명의 약 2%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2006년 노인(전문)요양시설에 입소한 노인의 수는 4만 630명으로 전체 노인 486만 명 중 0.8%만이 입소하였던 것을 감안하면 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한 노인의 수는 약 3.7배, 전체 노인 중 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한 비율은 2.5배 급증하였음을 알 수 있다.

 

안타깝게도 노인요양시설의 수가 증가하면서 시설 내 학대사례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여러 시설에서 좋은 돌봄을 실천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모든 시설이 노인 학대를 자행하는 것으로 매도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하는 노인은 건강상태가 매우 나빠 시설 내 학대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우며, 시설에 입소한 학대 피해 노인의 약 80%는 치매를 앓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가장 취약한 노인들이 학대 피해의 대상자가 되는 일을 막기 위한 마음으로 글을 시작한다.

 

노인 학대에 대한 국가통계를 수집하기 시작한 2005년 통계를 보면 생활시설에서 발생한 학대가 46건이었고, 2008년에는 55건, 그리고 2017년에는 327건으로 지난 10년간 생활시설에서 발생한 학대가 약 6배 증가하였다. 생활시설 중 대다수의 학대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노인요양시설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2018)에 따르면 2017년에만 388건(학대 유형별 통계)의 노인요양시설 학대 사례가 발견되었다. 이 중 신체적 학대가 129건, 방임이 120건, 성적 학대가 76건, 정서적 학대가 42건, 경제적 학대가 5.2건으로 신체적 학대, 방임, 성적 학대와 같이 심각한 유형의 학대가 빈번하게 발생하였다.

 

<표 3-1> 2017년 노인요양시설의 학대 유형별 현황 (단위: 건, %)

<표 3-1> 2017년 노인요양시설의 학대 유형별 현황 (단위: 건, %)

출처: 보건복지부·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2018), 2017 노인 학대 현황보고서.

 

이 글에서는 시설 내 노인 학대가 대부분 노인요양시설에서 발생하기에 노인요양시설의 학대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시설 내 노인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우선적으로 던질 필요가 있다. 첫째, 시설 내 노인 학대가 왜 일어날까? 둘째, 시설 내 노인 학대에 대한 현재의 대책은 효과적인가?

 

첫째, 시설 내 노인 학대가 일어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학대 위험요인: 종사자와 노인의 특성

시설 내 노인 학대는 심리병리적인 문제를 가진 종사자, 노인 돌봄에 대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종사자, 노인 돌봄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은 종사자, 노인을 이용해 경제적인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이기적인 종사자 등이 시설에 입소한 노인에게 신체적·정서적·경제적·성적 학대를 행하거나 방임, 유기 등을 행하는 것으로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설 내 노인 학대가 학대 행위자인 종사자와 노인 간 2인 관계이기에 학대 행위자의 특성, 동기 등을 파악함은 중요하다. 노인의 특성 또한 시설 내 학대 행위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치매노인, 건강상태가 나쁘고 가족 등 방문객이 없는 고립된 노인(특히 수급자)일수록 시설내의 학대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증가한다.

 

학대 위험요인: 사회구조적 요인

그러나 시설 내 노인 학대는 노인과 종사자 개인의 특성에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문제라는 인식이 중요하며, 개인적 특성과 사회구조적 특성이 상호작용하여 발생하는 문제로 바라보아야 한다(이미진, 2012). 국외 연구결과에서 보듯이 노인 학대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배경은 시설 내 인력부족과 저임금의 근로조건, 빈번한 직원교체 등으로 인해 노인에게 존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사자들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데에 있다. 인권 감수성이 높고 교육수준이 높은 인력들은 노인요양시설의 종사자가 되기를 기피하고, 사회복지에 대한 사명감과 열의로 노인요양시설에서 근무하는 종사자도 제대로 된 교육·훈련을 지속적으로 받거나 힐링의 기회를 갖지 못함으로써 소진되어 시설을 떠나는 악순환이 지속된다. 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한 노인의 대부분은 치매증상을 보이거나 치매 전 단계로 인지기능이 저하되어 있지만 이에 대한 교육·훈련을 제대로 받은 요양보호사나 사회복지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만성적으로 인력부족에 허덕이는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적정한 교육을 정기적으로 혹은 수시로 실시하기는 현실적으로 난관이 많다.

 

인간중심돌봄(person-centered care), 문화변화(culture change)와 같이 바람직한 돌봄의 문화가 시설 내에 정착되고 인권 감수성이 증진되어 노인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천관행을 뿌리내릴 때에 노인 학대의 싹을 아예 잘라낼 수 있다. 그러나 영리시설과 경쟁해야 하는 비영리시설 역시 생존을 위해 영리시설과 유사해지는 현실에서 이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장기요양기관의 평가가 문서로 평가받고, 시간별로 어떤 서비스가 제공되었는지를 일일이 기록해야 하는 등 업무가 과중하고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노인을 한 사람의 인격체로 대하기보다는 하나의 사례로, 더 심하게는 물건처럼 대상화되는 관행은 노인 학대가 구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 되고 있음이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둘째, 시설 내 노인 학대에 대한 현재의 대책은 효과적인가? 

시설 내 노인 학대 대책의 개입효과를 논하려면 먼저 시설 내 노인 학대가 발견되어 노인 학대를 전담하는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신고·접수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살펴보아야 한다. 다음으로 시설 내 노인 학대의 효과적 개입에서 중요한 점은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상담원이 현장조사 및 사정을 통해 학대 사실과 학대 유형에 대한 확인, 증거 확보, 유관기관의 협력 유도에 의해 학대 판정이 사실에 근거하여 신뢰성 있게 작성되었느냐에 있다. [그림 1]에서 보듯이 지역에 소재한 전국 31개소의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상담원들은 시설 학대 신고가 접수되면, 현장 조사 및 사정을 수행한 후 학대 사례를 판정(응급, 비응급, 잠재, 일반사례)하고, 이후 신고접수 내용, 현장조사 및 사례판정 결과를 정리하여 사례개요서 또는 사례판정의견서를 지방자치단체에 공문으로 보고한다. 지방자치단체는 학대 행위자에 대해서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 37조(장기요양기관 지정의 취소 등), 노인복지법 제 39조의 9(금지행위)의 각 호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고 법에 규정된 절차 및 조치에 따라 이행할 의무가 있다. 즉 노인의 안전 확보나 시설에 대한 행정처분, 행위자에 대한 교육 이수의 강제화에 대해 노인보호전문기관과 상담원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다. 노인 학대 판정이 사실에 근거하여 작성되었다면 판정에 따라 적절한 행정처분이 내려지는가가 대책의 마지막 단계로, 효과적인 개입의 결말에 해당된다. 먼저 정부의 시설학대 대책을 간략히 살펴본 후, 주요한 문제점에 대해 고찰해 보겠다.

 

정부의 2014년과 2016년 시설 학대 대책 

정부의 시설 학대에 대한 대책은 2014년과 2016년에 발표되었던 노인학대방지 종합대책에 압축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2014년 대책을 보면, ① 학대사례조사판정위원회, 지역모니터링 구성, 시설의 불시점검을 통해 시설 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② 장기요양시설 평가에 인권과 학대 관련한 평가지표를 확대하고, 노인 학대 행위로 행정처분을 받은 시설·시설장·종사자 명단과 이력을 복지부와 건보공단 홈페이지 등에 공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을 이룬다. 시설 운영의 투명성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볼 수 있고(예: 노인보호전문기관 등의 인권지킴이단 활동), 시설 평가에 학대와 관련한 평가지표가 포함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다만 행정처분을 받은 시설·시설장·종사자 명단과 이력을 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담 홈페이지에서 공표하도록 되었으나 필자는 이를 찾지 못하였다.

 

2016년 대책의 주요 내용으로는 ① 시설학대 예방 및 신고율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 ② 노인시설 종사자 및 입소노인에게 노인 학대 예방교육을 통한 인권의식 제고, ③ 요양병원 노인 학대 제도 강화가 포함된다. ①번 사항은 노인복지법 개정과 관련된 내용으로 이에 대한 문제점은 별도로 후술하도록 하겠다. 시설종사자와 입소노인에게 노인 학대 예방교육을 실시함은 고무적이나, 교육이 형식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이서영, 2018) 그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 요양병원의 노인 학대 제도 강화는 요양병원이 노인복지법에 적용을 받지 않는 시설로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조사조차 시행하기 어려운,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알맹이 없는 대책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전반적으로 시설 학대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노인 학대 발견 및 신고시 불이익 및 소송에 대한 대책 미비, 노인복지법의 미비함, 노인보호전문기관의 학대판정에 대한 법률서비스 지원 부재, 행정처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문제, 복지부의 지도감독 역할의 부실 등과 같이 핵심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부실한 대책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아래에서 보다 상세히 다루어보고자 한다.

 

노인 학대의 발견 및 신고 저해 요인: 종사자 및 가족·노인

먼저 노인 학대의 발견에 대해 생각해 보자. 시설 내에서 자행되는 노인 학대는 은폐되어 외부로 잘 알려지지 않는다. 노인요양시설 학대를 신고한 자 중 종사자를 포함한 신고의무자가 신고한 비율은 전체 중 28%(2017년 기준)에 그친다.

 

신고의무자의 신고건수가 전반적으로 증가함은 긍정적인 현상이지만, 비신고의무자보다 신고한 저조한 경향에 대해 생각해 보자. 시설 내에서 학대행위를 노인보호전문기관과 같은 외부기관에 알린다는 것은 같은 직장 내에서 일하는 동료의 행위를 신고하는 일이 된다. 내부고발자가 된다는 것은 여러 가지 불이익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 일뿐만 아니라 동료를 배신한 자로 낙인이 찍힐 수도 있다. 특히 자신의 관리자나 승진·해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기관장의 학대행위를 신고한다는 것은 한국사회와 같이 공익신고자에 대한 대책이 미약한 현실에서는 정말 큰 용기와 결단을 요하는 일이다. 공익신고자가 해고를 당하였거나 아니면 학대판정으로 인해 시설이 제기한 소송의 당사자가 되는 경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비용은 개인이 감당해야 한다. 물론 추후에 손실과 비용에 대해 구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이는 사후적인 조치일 뿐이다.

 

시설의 운영을 책임지는 관리자 입장에서는 시설 학대 판정을 받을 경우 행정처분으로 인한 손실과 처벌을 두려워하여 학대 사실을 은폐하는 경향이 크다. 한편 가족이나 노인 역시 시설 내에서 보복을 당할 것을 두려워하거나 소송 등의 법적인 분쟁에 휘말리게 되는 것 등을 부담스러워한다.

 

노인학대판정의 부담감: 법률서비스의 방패가 없는 노인보호전문기관

실제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상담원들조차 시설에 대해 학대판정을 내리게 될 경우, 직면하게 될 소송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다. 현재 학대판정을 받은 시설이 노인보호전문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소송이 진행되어 노인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이 재판에 임하게 되더라도, 이에 대한 법률서비스를 지원해 주거나 소송에 따른 비용을 책임져주는 시스템은 거의 갖추어져 있지 않다. 그나마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에서 무료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1인의 변호사가 존재하지만 전국에 분포되어 있는 31개 지역노인보호전문기관과 상담원에게 서비스를 적절한 시점에 제공하고 재판에 동행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행정처분의 실태 및 행정처분의 예방효과에 대한 의구심

가정 내 학대와 달리 시설 내 학대에 대해서는 학대 유형별로 차이가 있어, 방임으로 판정된 경우 1차 위반시 업무정지 3개월, 2차 위반시 업무정지 6개월, 3차 위반시 지정취소를 하도록 되어 있고, 신체적 학대는 1차 위반시 업무정지 6개월, 2차 위반시에는 지정취소를 하게 되어 있지만 행정처분이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규칙에 따라 이행되는 경우는 드물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요양보호사가 노인의료복지시설에 입소한 노인을 신체적으로 폭행하는 CCTV 동영상이 존재하여 신체적 학대가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규칙을 적용하지 않고, 행정처분의 강도가 낮은 사회복지사업법의 행정명령(단순 경고)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신고가 접수되어 상담원이 수개월에 걸친 현장조사 및 사정, 사례판정회의 등을 거쳐 노인학대로 판정된 분명한 사례조차 최종단계인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처분에서 어떤 처분도 취해지지 않는다면, 행정력의 낭비일 뿐만 아니라 학대의 중지 및 예방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물론 노인학대사례 판정서가 행정처분시 판정을 돕기 위한 자료로 이를 적용함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보건복지부 스스로도 2015년 기준으로 노인 학대 발생 시설에 대한 지자체의 행정처분이 10.8%로 저조하다는 등 노인 학대 예방체계가 미흡하다고 밝혔다(2016. 12. 26. 자 보도자료 참조). 이와는 달리 아동 학대 중 시설 학대에 한정하여 최종 조치결과를 살펴보면, 고소·고발·사건처리가 79.0%를 차지하여 대조를 보인다(이윤경, 2017).

 

시설 내 노인 학대에 대한 행정처분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점과 아동학대와 달리 법적인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시설에서 소송을 제기할 것에 대한 공무원의 부담감이나 학대로 판정받은 시설에 있는 노인들을 전원 조치를 이행하는 문제에 대한 부담감,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시설 내 학대 판정에 대한 불신감, 공무원의 노인 학대에 대한 인식 부족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노인복지법의 문제점

아동 학대나 가정폭력과 달리 노인 학대에 대한 별도의 입법이 없기에 현재 노인 학대에 대한 법적 근거는 노인복지법이다. 정부의 2016년 노인학대방지 종합대책을 보면 시설 내 학대 발생시 행정처분에 대한 과도한 부담으로 인해 신고가 저조할 수 있다는 점과 시설 학대에 대한 양벌규정1)으로 인한 문제점 보완을 고려하여 법을 개정하였다. 즉 시설장이 노인 학대 예방교육을 평소에 실시하고, 학대 발견 시 즉시 신고하는 등 해당 업무에 대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면 면책규정에 적용을 받는다. 행정처분이 만병통치약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미약한 제재가 노인 학대 예방효과를 가져올 것인가라고 보기도 어렵다. 더 중요한 점은, 반복적으로 학대가 발생하는 시설이라면 종사자 개인보다는 시설장의 관리소홀로 인한 책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면책규정이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의 감시감독에 대한 직무유기 혹은 소홀?

<그림 3-1>에서 보듯이 시설 내 학대에 대한 지자체의 행정처분은 보건복지부에 통보되기에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고 이와 관련된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보건복지부가 과연 시설 내 학대의 행정처분에 대해 감시감독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가 알려져 있지 않아 직무유기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림 3-1> 시설 학대에 대한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업무절차

 <그림 3-1> 시설 학대에 대한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업무절차

 

끝내며

시설 내 학대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여러 가지로 미비한 점이 많다. 보다 효과적인 시설 내 학대 예방대책에 포함되어야 하는 내용을 대안적으로 제시해 본다.

 

첫째, 노인 학대가 발생하게 되는 사회구조적 요인을 개혁해야 한다. 시설 내 인력부족, 저임금의 근로조건, 빈번한 직원교체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급여 및 보상, 수가 인상, 공공시설의 확대를 통한 영리시설의 영향력 억제, 기관 평가제도의 개선 등을 포함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 시설장과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지속적인 교육, 훈련과 시설 운영을 정기적 혹은 수시로 점검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노인 장기요양보험제도가 개혁된다고 해서 시설 내 노인 학대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시설장을 포함한 종사자들의 인식 전환, 잘못된 돌봄관행 등을 바꾸지 않고서는 시설 내 학대는 근절되지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설장과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지속적인 교육, 훈련이 중요하다. 특히 기관장이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지가 시설운영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므로 기관장 대상의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노인 학대 예방교육은 형식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31개의 노인보호전문기관이 5천여 개의 시설에 대해 정기적으로, 또는 수시로 교육을 실시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전문강사를 양성하는 방안을 수립해야 하며, 인권지킴이단 등과 같은 옴부즈맨 활동을 통해 상시적으로 시설운영을 점검하고 적절한 돌봄실천에 대해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전국적으로 갖춰야 한다.

 

셋째, 노인 학대를 전담하는 노인보호전문기관에 대한 (법률)지원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수에 약 절반 수준인 현재의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수를 고령화 속도에 발맞추어 신속하게 증가시켜야 할 뿐만 아니라, 위험수당 등을 포함한 근로조건의 개선, 상담원 인력 확충 등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기관별 평균 3억여 원의 예산으로 효과적인 노인 학대 예방 기능을 노인보호전문기관에 기대하기란 난망하다. 특히 시설 내 학대 예방을 위해서는 업무수행으로 인한 소송 등에 대응하기 위한 무료법률서비스가 노인보호전문기관과 상담원에게 반드시 제공되어야 한다.

 

넷째, 장기요양보험법의 시행규칙에 따른 행정처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분석하고, 행정처분의 시행이 실제로 어렵다면 여러 가지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학대행위자의 행위를 교정하기 위한 교육 및 상담을 강제화하기 위한 방안, 여러 가지 차별화된 법적인 제재를 제도화하는 방안 등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 예를 들면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에 대한 대책을 벤치마킹하여 검찰의 학대 행위자에 대한 상담조건부 기소유예(가정폭력 20-40시간)과 유사한 제도를 마련하여 행정처분 이전 단계에서 노인 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현재와 같이 일회성의 노인 학대 예방교육을 통해 기관 내 노인 학대 문제가 근절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

 

또한 가정폭력 3진 아웃제를 모방하여 동일한 기관에서 3회 이상 학대 발생시 기관장이 노인요양시설을 포함한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자격을 수년간 제한하며, 2회 이상의 학대행위를 행한 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구속수사를 실시하고, 시설 내 학대에 대한 현장조사에는 노인보호전문기관과 경찰의 동행을 의무화하는 등 보다 강력하면서 여러 가지 차별화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인 학대 특례법 도입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개정 노인복지법에서 학대판정을 받아 지정 취소된 기관은 어떤 종류의 노인복지시설로도 전환할 수 없도록(예를 들면 노인 학대 판정 이후 지정 취소된 장기요양시설이 유료양로시설로 전환하여 지속적으로 시설을 운영하는 사례 방지) 입법예고 되었는데 이 법 조항이 반드시 개정되어 노인 학대 행위로 지정 취소된 장기요양시설을 편법으로 운영하는 사례를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

 

다섯째, 노인 학대를 예방하고 시설 내 돌봄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예를 들면 시설 내 돌봄 서비스의 질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 위해서는 가칭 사회서비스품질관리공단을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유럽국가에서 지방정부가 사회서비스의 질 관리감독을 수행하여 왔으나, 실질적인 관리감독의 한계를 인지하여 독립적인 관리감독기구를 설치해 오고 있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은 비영리기관이지만 민간 위탁하여 운영하므로 노인보호전문기관과 동일한 법인 내 시설에 대한 학대 조사의 공정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으며, 국공립시설의 수가 증가하게 되면 지방자치단체의 시설 관리감독의 공정성 시비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제 3의 독립적인 관리감독 기관을 설치하여 노인보호전문기관, 지방자치단체,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을 상호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 학대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시설 내 노인 학대 신고자에 대한 선제적 보호조치를 보다 강력하게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시설 내에서 노인학대가 발생하더라도 외부에서 이를 알기 어렵고 노인들이나 가족들이 신고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설 내 종사자들이 신고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노인복지법에 종사자가 시설장의 의사에 반하여 신고를 하더라도 신고한 종사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없고,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시설 내 학대의 예방은 시설의 개방성 확보가 중요하다. 스웨덴의 많은 지역에서는 노인요양시설이 개방되어 있어 노인을 포함한 지역주민과 시설에 입소한 노인들이 아침에 식당에서 같이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고, 수시로 가족, 지역주민이 시설을 방문한다. 이런 종류의 시설이라면 학대가 발생하기가 어렵고 학대 발견도 용이할 것이다. 물론 CCTV를 설치하여 노인 학대를 예방할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노인 개인의 사생활을 지키기 위해서는 CCTV를 설치하지 못하는 공간이 존재할 수밖에 없기에 종사자들 스스로 노인 학대에 대해 심각하게 인지하고 우리의 미래인 노년을 우리 스스로 두 눈 부릅뜨고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참고문헌

이미진. (2012). 한국사회 노인학대 문제와 노인학대 예방대책. 노인학대 없는 사회를 위한 의료인의 역할 심포지엄 자료집.

이미진 외. (2018). 가정내 노인학대 예방대책에 대한 연구.

이서영. (2018). 노인복지시설의 옴부즈맨의 역할에 관한 연구 –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옴부즈맨 활동을 중심으로 -. Crisisonomy, 13(2), 33-49.

이윤경. (2017). 복지서비스 현장에서의 학대 현황 및 개선방안. 보건복지포럼 2017년 5월호.

진정수. (2018). 시설학대 개입의 특성 및 한계. 후견과 신탁, 1(1), 235-244.

 

1) 노인을 신체적으로 상해한 경우 학대행위자 뿐만 아니라 법인의 대표자나 시설장에 대해서도 처벌하는 규정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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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2019년 8월호: 복지국가와 조세정책 2019.08.01
[출판물] 기본소득, 존엄과 자유를 향한 위대한 도전 2018.10.04
[안내] 월간복지동향 정기구독 1 2013.04.22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를 소개합니다 2019.02.23
[동향1] ILO 기본협약 비준 이슈 살펴보기   2019.07.10
[기획3] 시설 내 노인 학대와 예방 대책   2019.07.10
[기획2] 학대: 피할 수 없는 장애인, 갈 곳 없는 장애인   2019.07.10
[기획1] 포용국가 아동정책과 아동보호체계의 개편   2019.07.10
[편집인의글] 복지동향 제249호   2019.07.10
[토론회]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른 보육교사 노동 현황 및 과제   2019.07.08
[기자회견] 인재근 의원의 ‘개인정보 보호법 개악안’ 철회 촉구   2019.07.04
[기자회견] 연금개혁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재개하라!   2019.07.03
[기자회견]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 합병으로 인한 국민연금 손해배상소송 촉구 국민청...   2019.07.02
[의견서] 국토부는 고질적 문제인 매입임대주택 공급 부족부터 해결해야   2019.06.27
[기자회견] 인보사 사태 해결과 의약품 안전성 확보를 위한 시민대책위 출범   2019.06.26
[이슈리포트] 문재인 정부 2년, 적폐청산 어디까지 왔나 - 2. 사회경제 분야   2019.06.25
[기자회견] 문재인 정부의 ‘박근혜표 의료 민영화’ 완성 시도 규탄   2019.06.24
[기자회견] 말로만 패스트트랙? 국회는 당장 유치원3법 통과시켜라!   2019.06.20
[공동성명] 20년간 방치된 부양의무자기준, 20대 국회가 폐지하자!   2019.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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