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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곤정책
  • 2019.07.31
  • 813

문재인 정부는 ‘포용국가’ 입에 담을 자격도 없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2020년 기준중위소득 결정에 부쳐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어제(7/30) 2020년 기준중위소득 인상률을 2.94%로 결정했다. 마지막 결정을 1주일 연기하면서까지 겨우 이 정도 수준의 인상률을 결정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문재인정부 들어 기준중위소득 인상률은 2017년 1.16%, 2018년 2.09%에 이어 3번째 해에도 2.94%에 그쳤다. 지난 3년간 인상률은 평균 2.06%에 그친다. 기초생활수급자들은 겨우 죽지 않을 만큼의 수준으로 생계를 겨우 유지하고 있는데, 가장 가난한 이들의 삶은 또 다시 유보되었다. 문재인 정부는 ‘포용적 복지국가’, ‘혁신적 포용국가'를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결정한 2020년 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은 전반적으로 박근혜 정부가 임명한 위원들로 구성된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발표한 제1차 종합계획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현재 주거급여 기준임대료는 민간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수급자들이 부담하는 실제 임차료의 83%에 불과하고, 실거래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러한 실태에 대해 인지하고 2017년부터 필요인상분을 설정했으나 필요인상분의 50%만을 반영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2017년 말부터 소득분배에 관한 공식통계자료가 가계동향에서 가계금융복지조사로 변경되었다. 따라서 향후 기준 중위소득은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참조해야 함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2.94%라는 어정쩡한 수치는 가계동향과 가계금융복지조사의 중간값으로 산출되었다. 논리적 근거가 희박한 이번의 결정은 예산에 적절히 맞춘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가계동향조사에 비해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른 기준 중위소득이 월등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인상률의 근거가 된 가계동향조사를 올해도 ‘재탕’했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2015년 맞춤형 개별급여로의 개편은 낮은 최저생계비의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으나 낮은 급여의 한계를 극복하긴 커녕 인상률마저 떨어진 처참한 상황이다. 투명하게 공개되고 민주적으로 토론되어야 할 결정 과정은 회의 과정이나 회의록조차 공개하지 않는 불투명한 상황에서 진행되었다. 문재인정부마저 이를 방관하고 있다는 점은 절망스럽기 짝이 없다.

 

박능후 장관은 어제 중앙생활보장위원회 회의 직전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의 면담에서 정부가 내년 발표할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반드시 담겠으며, 이미 부처 간에 협의가 다 끝난 사안이라고 호언장담했다. 동시에 보건복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부양의무자 기준 등으로 인한 비수급 빈곤층을 최소화하는데 최우선 목표”를 두겠다는 표현으로 낮은 기준중위소득 인상률 결정을 변명하고 있다. 하지만 비수급빈곤층의 문제와 기초생활급여의 낮은 보장성 문제는 동시에 풀어야 할 문제이지 하나를 주면 하나를 뺏어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박능후 장관은 도대체 언제까지 기획재정부의 눈치만 보면서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옥죄이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산적한 문제들을 방치할 것인가. 정부가 진정 포용국가를 지향하고 있다면 빈곤층의 생계를 결정하는 회의체인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당사자, 그리고 당사자를 대변하는 사람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는 지금의 구조부터 당장 뜯어고쳐야 한다. 이를 통해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최후의 안전망인 공공부조가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2019년 7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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