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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빈곤정책
  • 2022.01.06
  • 410

다중생활시설(고시원) 건축기준을 명시한 「서울특별시 건축조례」 개정 환영,  ‘안전’과 최저 주거수준을 담보하는 다중생활시설 최저주거기준으로 확장돼야

 

고시원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건축기준 신설, 환영

서울시는 2021.12.30., 다중생활시설(바닥면적 합계 500㎡ 미만의 고시원) 건축기준을 명시한 「서울특별시 건축 조례」를 개정하였다. 고시원 건축기준은 6개월의 경과기간을 거쳐 2022.7.1.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해당 개정안은 2018년 11월, 7명의 사망자를 낸 종로 국일 고시원 화재 참사를 계기로 노후고시원 대책이 요구되자 서울시가 국토교통부에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 개정을 건의하고, 2020.12.15., 국토교통부가 해당 건의사항을 반영하여 개정한 「건축법시행령」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다. 개정 「건축법시행령」은 다중주택(단독주택의 한 유형)과 다중생활시설(바닥면적 500제곱미터 이하의 고시원)에 “실별 최소 면적, 창문의 설치 및 크기 등의 기준”을 건축조례로 정하도록 규정하였다. 2021.7.14., 국토교통부의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도 같은 내용으로 개정되어 “다중생활시설의 최소실 면적, 창 설치 등의 기준을 건축조례로 정할 수 있”게 하였다. 이에 서울시가 해당 내용을 이번 「서울특별시 건축조례」에 담은 것이다. 개정된 「서울특별시 건축조례」에 따르면 2022.7.1. 이후 신규 내지 변경 개설된 서울지역 고시원은 실별 최소 면적, 창문의 설치 및 크기 등의 기준을 적용받게 된다. 2022.6.30.까지 모든 고시원에 간이스프링클러를 의무설치하도록 2020.6.9. 개정된 「다중이용업소법」과 함께 이번에 개정된 「서울특별시 건축조례」는 국일고시원 화재 참사로 드러난 주거권 배제의 참상을 조금이나마 개선할 제도라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서울시가 조례 개정이유로 밝힌 “다중생활시설의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을 달성하는데 이번 개정은 크게 미달한다.

 

노후 고시원을 방치하는 반쪽 대책

개정 「서울특별시 건축조례」는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제3조의2)을 통해 “실별 최소 면적, 창문의 설치 및 크기 등의 기준”을 정하고 있다. 최소 실 면적은 전용공간만 둘 경우 7㎡ 이상으로, 개별화장실을 둘 경우 9㎡ 이상으로 해야 한다. 또한 외기에 면한 창문을 폭 0.5m 이상, 높이 1.0m 이상으로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부칙으로 조례 시행 후 건축허가, 건축신고, 용도변경을 신청하는 경우부터 적용하도록 정하고 있어 2022.7.1. 이후 신규 내지 변경 개설된 고시원에만 해당 규정이 적용된다. 이는 다중생활시설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 한 2020.6.9. 개정 「다중이용업소법」이  부칙을 통해 “이 법 시행 당시 영업 중인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숙박을 제공하는 형태의 다중이용업소의 영업장에도 적용”하도록 하여 개설일을 불문하고 모든 고시원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하되 “2022년 6월 30일까지 설치”하도록 경과규정을 둔 것과 상반된다. 개정 「서울특별시 건축조례」대로라면 2022. 7. 1. 이전에 건축되어 영업중인 모든 고시원이 실별 최소 면적과 창문 설치 기준 적용에서 배제된다. 과거 참사가 발생한 국일고시원이 「다중이용업소법」으로 고시원이 규제되기 시작한 2009.7.8.이전에 설치된 노후 고시원이 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노후고시원의 주거환경 개선을 이끌 수 없는 개정 조례안은 불완전한 대책에 불과하다. 서울시에는 이미 국일고시원과 같은 노후고시원이 1,739개소나 운영되고 있으므로(서울지역 고시원의 29.9% / 최은영 외 2020.4., 서울시 고시원 거처상태 및 거주가구 실태조사 연구보고서) 조례에서 모든 고시원에 최소 실 면적 준수와 창문 설치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경과규정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뿐만 아니라, 「서울특별시 건축조례」는 「건축법시행령」 [별표 1] 제4호 거목에 따른 다중생활시설, 즉 500㎡ 이하의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되는 고시원에만 적용되는데, 제2종 근린생활시설 이외의 용도 건축물에 설치된 서울시 소재 고시원은 37.6%(최은영 외 2020.4., 서울시 고시원 거처상태 및 거주가구 실태조사 연구보고서)에 이르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2020. 12. 15. 개정 「건축법시행령」은 [별표 1] 제1호 나목에 따른 ‘다중주택’ 역시 “건축조례로 정하는 실별 최소 면적, 창문의 설치 및 크기 등의 기준에 적합할 것”으로 정했으나, 개정 「서울특별시 건축조례」에서는 ‘다중주택’의 설치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 2010 .8. 17. 「건축법시행령」 개정으로 인해 그 이후 다중주택 용도의 건축물에 고시원을 설치할 수 없어 개정 「서울특별시 건축조례」에 다중주택의 세부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것이 앞으로 설치될 고시원의 주거환경 개선과 연결되지는 않으나, 서울의 노후 고시원 중 다중주택에 설치된 고시원이 상당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울특별시 건축조례」에 다중주택에 대해서도 실별 최소 면적 등의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모든 다중주택 고시원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가가 「다중이용업소법」 을 개정하여 ‘안전’을 위해 모든 고시원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강제하고 실효적 이행을 위한 비용 지원을 구체화한 것과 같이, 고시원의 최소 실 면적, 창의 설치 등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기준들도 개설 시기, 건축물의 용도를 불문하고 모든 고시원에 적용될 수 있도록 「건축법 시행령」, 「서울특별시 건축조례」가 개정되어야 한다.

 

누락된 다양한 주거환경 기준

「서울특별시 건축 조례」 상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은 실별 최소 면적, 창문의 설치 및 크기에 대한 기준을 마련한 것에 불과하다. 「건축법 시행령」과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이 “실별 최소 면적, 창문의 설치 및 크기 등의 기준”을 건축 조례로 정하도록 한 데 따른 조치다. 그러나 고시원은 “구획된 실(室) 안에 학습자가 공부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숙박 또는 숙식을 제공하는 형태”(「다중이용업소법 시행령 제2조 7의2)로 “시설 내 공용시설(세탁실, 휴게실, 취사시설 등)을 설치”(「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이번 건축조례는 이에 대한 구체 내용을 전혀 규정하지 않고 않다. 화장실, 부엌, 세탁실 등의 공용시설을 어떻게 설치하고 몇 명이 사용할지는 주거의 질을 결정하는데 상당히 중요하다. 이미 서울시는 ‘리모델링형 사회주택(서울시가 노후 고시원을 매입 또는 임차해서 리모델링 해 공급하는 사업) 건축 가이드라인'을 통해 공용시설을 세부화해 최소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세면실과 샤워실, 화장실은 4인당 1set, 세탁기는 5인당 1대, 주방은 (1인당 0.3m+1.8m)*1.5m 등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와 별도로 층별 설치 기준도 제시하고 있다(서울특별시 2019.4.12., 서울특별시공고 제2019-10857호). 보다 구조적으로는 상위법령 개정이 필요하겠으나, 현행 「건축법 시행령」과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이 “실별 최소 면적, 창문의 설치 및 크기 ‘등의 기준’”으로 정하고 있어 이를 참고하여 고시원의 화장실, 부엌, 세탁실 등 공용시설에 대한 최소한의 설치기준을 건축조례로 정해야 한다.

 

실종된 중앙정부의 역할

「서울특별시 건축 조례」는 「건축법」 등이 위임한 내용을 다루는 조례로 상위법령이 개정되지 않는 이상 질적 개선을 이루기 어렵다. 최소 실 면적, 창의 설치기준의 적용을 보더라도 「건축법 시행령」,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이 시행일 이후 신규, 변경 개설된 고시원에만 적용하도록 하여 해당 조항의 개정 없이는 정작 개선이 시급한 노후고시원이 적용에서 제외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나아가 2021.7.14. 개정된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에서는 다중생활시설의 최소실 면적, 창 설치 등의 기준을 건축조례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다중생활시설의 구체적인 건축기준을 만드는 것을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에 맡겨버렸다. 이에 서울시에서만 이번 개정을 통해 다중생활시설의 건축기준이 만들어졌을 뿐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설치된 고시원의 경우에는 여전히 최소한의 주거환경을 보장할 건축기준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실별 최소 면적, 창의 설치 및 크기, 부엌·화장실·세탁실 등 공용시설의 종류 별 설치기준을 「건축법 시행령」이나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에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그리고 개정 「다중이용업소법」과 같이 이를 현재 개설된 모든 고시원에 소급 적용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개정 「다중이용업소법」과 「숙박형 다중이용업소의 간이스프링클러설비 설치 지원사업에 관한 규정」(소방청고시) 제정을 통해 고시원 업주에게 간이스프링클러 설치비용의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게 한 것처럼 업주가 설치기준을 충족시키도록 돕는 지원방안도 적시해야 한다. 중앙정부가 선언만 할 뿐, 모든 책임과 권한을 지방정부에 이양하는 현행 법령으로는 고시원 거주자의 주거환경을 절대 개선할 수 없다.

 

‘안전’과 주거환경을 모두 담보하는 다중생활시설 최저주거기준 필요

「다중이용업소법」, 「건축법시행령」,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 「서울특별시 건축 조례」의 개정을 이끌어낸 것은 2018년, 화마에 목숨을 잃은 7명의 국일 고시원 화재 참사 희생자들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개정된 내용은 ‘안전’은 챙기되 ‘주거 환경 개선’은 유보한 절반의 진전에 불과하다. 국일 고시원 화재 참사 희생자들 대부분은 뛰어내릴 창문이 없었던 소위 ‘먹방’ 거주자였다. 그러나 개정 법령과 서울시 조례가 시행된다 해도 현재 ‘먹방’에 거주하는 고시원 주민들의 주거환경은 나아지지 않는다. 이는 온전한 반성도 추모도 아니다. 유엔 사회권위원회 일반논평 4(적절한 주거에 대한 권리)는 주거권을 “안전하며 평화롭고 존엄하게 살 권리”로 해석한다. 또한, 적정 주거를 이루는 7가지 요소 중 “거주적합성”은 거주자의 '물리적 안전 보장'은 물론 '적정한 면적의 제공'과 같은 다양한 측면의 주거환경을 총족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거기본법도 주거권을 “물리적·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권리”로 정의하고 있다. 이렇듯, 안전과 일정 수준의 주거환경을 보장하는 것은 주거권 이루는 불가분의 요소다. 둘 중 하나를 우선하거나 선택할 문제가 아니다. ‘안전’과 ‘주거환경’을 함께 규정하는 다중생활시설 최저주거기준을 제정해 전국, 모든 고시원에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실행하기 위한 재정 조치도 포함해야 한다. 나아가 현재 고시원에 머무르고 있는 주거취약계층들이 더 나은 주거환경에서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머무를 수 있도록 노후 고시원 매입·리모델링 사업을 확대해 주거수준을 개선해야 한다. 국토부 훈령이 정한 물량에 미달하고, 지역적 편중이 심한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사업을 개선해 고시원과 같은 열악한 거처가 아닌 적정주거로 주거취약계층이 주거상향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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