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1 2012-01-05   1579

[특집] [서울복지필름페스티발 2011 결산] “유쾌한 첫걸음”

 

  지난 12월 2일~4일 3일간 이대후문 필름포럼에서 서울복지필름페스티발2011이 진행되었습니다.
복지를 주제로 진행된 서울복지필름페스티발2011은 총 12편(장편 9편, 단편 3편)의 영화를 10회 상영하여 청년, 보육, 여성, 장애, 주거·빈민, 교육, 노동, 인권분야 등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불안한 현실을 조명했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7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나와 우리 이웃이 살아가는 모습에 함께 아파하고,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한 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기구인 복지국가 실현 연석회의는 이번 영화제를 시작으로 불안하고 위태로운 현실에서 ‘유쾌한 탈출’을 시도하려 합니다. 그 출발점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복지동향 12월호 지면을 통해서 간략하게 영화제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복지필름페스티발2011 공식블로그 http://swff.tistory.com 에서 참조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서울복지필름페스티발 2011] “유쾌한 탈출”

 

․영화제명 :  서울복지필름페스티발2011 Seoul Welfare Film Festival(SWFF) 2011
․일    시 : 2011년 12월 2일(금)~4일(일)
․장    소 : 필름포럼
․주    최 : 복지국가실현연석회의, 한국독립영화협회
․공동주최 : 국회의원 곽정숙, 권영길, 김진애, 안민석, 정동영, 최영희, 홍희덕, 홍영표
․주    관 : 참여연대
․관 람 료 : 무료
․서울복지필름페스티발2011 공식블로그 http://swff.tistory.com

서울복지필름페스티발2011, “유쾌한 탈출” 세부내용

 

▣ 상영일정

※ 각각의 영화 상영에는 공동주최인 곽정숙 권영길 김진애 안민석 정동영 최영희 홍영표 홍희덕 의원님께서 함께해주셨고, 영화 상영 후에는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영화가 담고 있는 현실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 상영영화 소개 

 

○ 노동 분야
<당신과 나의 전쟁> 태준식 | 다큐멘터리|한국|86min| 2010
2009년 5월. 노동자 2405명의 쌍용자동차 들은 회사로부터 정리해고 통보를 받는다.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죽은 자’와 받지 않은 ‘산 자’로 나뉘어졌다. 신동기씨는 ‘산 자’였다. 죽은 자를 중심으로 무기한 점거 파업에 신동기씨도 함께 한다. 공권력의 무자비한 진압으로 파업은 마무리 되었고, 파업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산 자’였던 신동기씨는 ‘죽은 자’가 되었다. 이 땅의 노동자들은 언제까지 자신의 생사결정을 회사와 회사 입장에만 서는 정부에 내줘야 하는지, 2009년 신동기씨의 삶과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파업을 통해 우리가 딛고 있는 현실을 살펴본다.

공동주최 국회의원 홍영표 의원(민주당)
GV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정리해고=가계파탄 의미하는 노동실태와 대안>

 

○ 주거·빈민 분야
<용산 남일당 이야기> 오두희| 다큐멘터리|한국|86min|2010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는 ‘재개발 광풍’은 서울시 용산구에도 어김없이 불어 닥쳤다.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린 세입자들에게는 잔혹하기 그지없는 현실. 그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던 그들은 2009년 1월 20일, 살기 위한 마지막 요청을 시도한다. 하지만 공권력의 폭력 진압으로 그 간절한 외침은 묵살되었고, 6명의 목숨마저 앗아갔다. 카메라는 그 날의 기억을 가슴에 묻고 여전히 남일당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을 좇는다. 삶의 터전은 빼앗겼지만 동지를 얻고, 연대의 힘을 배웠다며 씩씩하게 웃어 보이는 그들의 얼굴에서, 살기 위해 죽을 수밖에 없었던 이웃들에게 우리는 얼마나 무관심했는가를 돌아보게 된다.
공동주최 국회의원 김진애 의원(민주당)
GV  전영신(유가족) 이원호 용산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장 <용산사태 이후 주거정책의 변화와 유가족 이야기>

 

○ 의료 분야
<하얀정글> 송윤희|다큐멘터리|한국|88min| 2011
2011년 여전히 정부는 물밑으로 의료를 통한 경제 성장을 이야기한다. 지금도 제대로 병원을 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 속 서민들은 그들에게 보여주기식 홍보영상물의 등장인물 밖에 되지 않는다. 이미 영리화가 극심한 시장 바닥이 되어버린 그 하얀 정글. 정글의 생리에 익숙해져버린 의사들과 환자들, 하지만 그 정글에 새로운 법칙이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의료를 사적 생산수단으로 보지 않고 공적 복지로 보는 시각으로 영화의 해결책을 찾아가본다. 의사로서 개인적인 안타까움과 바람을 여과시키지 않고 영화에 담았다.

공동주최 국회의원 권영길 의원(민주노동당)
GV  정영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 <대한민국 의료현실과 대안>

○ 교육 분야
<기적의 오케스트라 – 엘 시스테마 > 파울 슈마츠니(Miguel GomesPaul Smaczny), 마리아 슈토트마이어(Maria Stodtmeier) |다큐멘터리 | 독일 , 프랑스 , 스위스 , 일본 , 핀란드 , 폴란드 , 캐나다 , 스웨덴 | 104min |2010
베네주엘라의 ‘엘 시스테마’는 청소년 오케스트라, 음악센터, 음악 워크숍의 연합으로 현재 25만 명 이상의 청소년들이 여기서 악기를 배우고 있다. 이 단체는 30여 년 전 호세 안토니오 아브루라는 한 이상주의자에 의해 탄생했다. 그는 궁핍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자라나는 카라카스의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침으로써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통해 마치 한편의 동화와도 같은 실화를 만들어냈다. 아브루의 무모한 아이디어가 가난의 악순환에서 어떻게 아이들을 구원했는지, 그리고 음악의 힘이 어떻게 수십만 명의 삶을 변화시켰는지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공동주최 국회의원 안민석 의원(민주당)
GV  김지연 프락시스 대표/세월초 문화코디네이터 <문화예술 교육이 학교와 사회에 미치는 효과>

 

○ 여성·노동 분야
<꽃다운> 장희선, 김진상|다큐멘터|한국|60min|2009
시인 고은은 1979년 YH사건을 “유신체제의 폭력 앞에서 하나의 명작”이라고 표현했다. 일할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해하던 그녀들이 노동자의 위치를 인식하고, 자발적으로 노동조합을 만들고, 자신들의 권리를 찾아가며, 주장하기까지의 깨알 같은 과정은 YH사건이 미친 영향들만큼이나 감동적이다. 그리고 그 속에 열사가 된 김경숙이 있다. 30년 후. 높은 경쟁률을 뚫고 ‘지상의 스튜어디스’가 된 오미선. 자신이 노동운동을 하게 될 지는 꿈에도 몰랐던 그녀는 현재 KTX승무원 노조 지부장이다. KTX승무원들의 투쟁은 3년이 넘어가지만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30년의 시공을 넘어 그들은 그렇게 조우한다.
공동주최 국회의원 최영희 의원(민주당)
GV  최순영 전YH노동조합지부장 <1970년부터 2000년대를 관통하는 여성노동자의 현주소>

 

○ 보육·여성 분야
<아이들> 류미례|다큐멘터리|한국ㅣ68minㅣ 2010
‘엄마’라는 이름의 미션 임파서블? 사랑스러운 ‘아이들’과의 좌충우돌, 리얼 육아 무용담! 준비 없이 결혼하고 얼떨결에 엄마가 되었다. ‘엄마’라는 불가능 해 보이는 미션을 한 차례 한 차례 완수하며 보낸 10년의 시간. ‘나에겐 모성이 부족한 걸까?’, ‘엄마 자격이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자책으로 괴로워하면서도 일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 치열한 전쟁과도 같은 시간 속에서 아이들은 자라났고, 그런 아이들을 통해 나 또한 그만큼 성장했음을 느낀다. 결국, 이 영화는 세상에는 나 같은 엄마도 있다는 것을 쑥스럽게 고백하는 10년간의 육아일기이자, 대한민국에서 ‘엄마’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위한 응원가다.

공동주최 국회의원 최영희 의원(민주당)
GV  갈숲 사람과마을 운영위원장, 류미례 아이들 감독 <아빠, 마을, 국가가 함께하는 육아공동체 만들기>
특별행사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아이들을 위한 ‘행복한 연극놀이’ 진행

 

○ 청년 분야
<개청춘>  여성영상집단 반이다|다큐멘터리| 한국ㅣ83min| 2009
스물 일 곱의 봄, 나(반이다의 경화)는 친구들과 함께 20대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로 했다. 7년차 대기업 직장인 민희와 술집 직원 인식, 촛불집회에서 만난 방송국 막내작가 승희가 주인공. 막상 촬영을 해보니 불안한 한국사회의 현실만큼 그들의 삶도 불안하다. 민희는 전망을 가질 수 없는 회사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인식은 자신의 가게를 내기 위해 배우고 싶은 일이 많다. 승희는 입봉을 위해 휴일도 없는 빡빡한 회사생활을 버티고 있다. 돈도 경험도 없는 반이다가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일에도 자꾸 문제가 생긴다. 그렇게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되었다. 우리는 1년 동안 희망 비슷한 것이라도 발견할 수 있을까?
공동주최 국회의원 홍희덕 의원(민주노동당)
GV  나비 개청춘 감독 <2011년 대학민국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과 희망>

 

○ 장애·사회보장 분야
<도가니> 황동혁 | 드라마 | 한국 | 125min | 2011
2000년부터 4년 동안, 한 청각장애학교에서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이 청각장애 아동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성폭행을 저질렀고, 학교 사람들은 이를 외면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사건의 가해자와 책임자들이 대부분 법적 처벌 없이 지금까지도 교단에 선다는 것이다. 법조계의 솜방망이식 처벌과 언론의 무관심으로 인해 사건은 금방 잊혀 졌고 피해자들은 여전히 외로운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도가니>는 사건의 피해자들이 미성년자인데다가 말을 할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장애인이라는 점에서 보다 큰 사회적 관심을 필요로 한다.

공동주최 국회의원 정동영 의원(민주당)
GV 박경석 광주인화학교사건해결과사회복지사업법개정을위한도가니대책위원회 공동대표
<도가니를 통해서 본 장애인 인권보호를 위한 향후 과제>

단편옴니버스 1

 

○ 인권 분야
<시선너머시선 너머 (If You Were Me 5)>
강이관, 부지영, 김대승, 윤성현, 신동일 |드라마 | 한국 | 옴니버스영화 | 144min |2011

국가인권위원회의 새로운 프로젝트는 시선의 폭력, 시선의 정치에 관한 것이다. 시선을 다루는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시선의 너머에 있는 인간의 권리에 대해, 다섯 명의 감독이 화두를 제시한다. <시선 너머>는 일상적인 시선의 폭력부터 테크놀로지의 폭력까지 다양한 영역을 건드린다.
공동주최 국회의원 권정숙 의원(민주노동당)

이빨 두 개 (감독 강이관)
중학생 준영은 학교에서 우연히 영옥이라는 아이가 휘두른 야구방망이에 맞아 이빨 두 개가 부러지지만 오히려 그녀와 친구가 된다. 하지만 친구들은 탈북자 영옥과 연애한다며 준영을 놀리고 준영은 둘이 아무 사이도 아니라며 영옥을 대놓고 무시하는데…
니마 (감독 부지영)
모텔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몽골 여자 니마는 처음으로 한국인 정은과 파트너가 되어 기쁘지만 정은은 그저 니마가 귀찮다. 그러나 정은은 니마의 친절함에 마음이 움직이고, 남자에게 구타당해 모텔 방을 도망친 여자를 함께 구하는데…
백문백답 (감독 김대승)
전도유망한 디자이너 희주는 회사의 팀장 성규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그를 고소한다. 그러나 경찰조사과정에서 성규가 제출한 개인신용정보와 CCTV 화면 등으로 오히려 희주가 의도적으로 팀장에게 접근했다며 피의자 취급을 받는데…
바나나 쉐이크 (감독 윤성현)
이삿짐 센터에서 일하는 봉주와 필리핀 이주노동자 알빈은 오늘도 서로 티격태격하며 이삿짐을 나른다. 그런데 이사가 끝난 후 주인집 부부가 귀중품이 없어졌다며 노골적으로 알빈을 의심하고, 그런 알빈을 봉주는 평소와 달리 두둔하는데…
진실을 위하여 (감독 신동일)
유산의 위기로 병원에 입원한 보정. 그 와중, 보정의 남편 인권은 병원 로비에서 돈이 든 가방을 잃어버린다. 마침 로비의 CCTV를 발견하고 병원 측에 협조를 요청하지만, 병원 측의 호언장담과는 반대로 카메라가 고장난 것으로 밝혀지며 난리가 나는데…

단편옴니버스 2

 

○ 주거·빈민
<이편한세상> (단편/다큐멘터리) 밀가루 Milgalu | 다큐멘터리 | 한국 | 단편영화 | 27min 15sec | 2010
무료급식과 한뎃잠이 반복되는 홈리스들에게 두 달 동안의 주거지원이라는 기회가 찾아온다. 한겨울 거리생활에 지쳐있던 용수는 이번 기회에 거리생활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노동하려는 그를 사회는 거부한다. 노숙인들이 그들의 입으로 노동할 수 없는 사회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 교육 분야
<학교를 다니기 위해 필요한 것들>
안창규|다큐멘터리 | 한국 | 단편영화 | 34분 |2008
대학 등록금은 매년 오르고 있다. 등록금 대출 이자를 내지 못해 젊은 나이에 신용불량자가 될 판이다. 영화는 고액의 등록금으로 고통 받는 대학생들의 경제적 빈곤에 집중하면서 ‘교육’이라는 공공의 권리를 강조한다.

○ 장애·사회보장 분야
<지렁이 꿈틀> 선철규|  다큐멘터리 | 한국 |단편영화 | 25min |2010
중증 장애인 선철규씨는 약 13년의 시설생활에서 벗어나 지난 2009년 봄에 세상에 나왔다. 그는 번개 맞은 지렁이라고 사람들에게 불린다. 잘 때도 누워있고, 활동할 때도 누워있기 때문에 ‘번개 맞은 지렁이’가 됐다. 그리고 싸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철규씨가 정말 번개를 맞아서일까? 인생에서 중요한 도전을 하려고 한다. 장애인에게 진정한 자립은 어떤 의미일까? 또 자립과정에서 맞게 되는 어려움은 무엇일까? 다양한 질문들과 이에 답을 해가는 과정. 철규씨의 자립이야기는 바로 시설을 나온 장애인이 세상과 본인에게 질문과 답을 해가는 과정이다.

 

▣ 영화제 이모저모

 

상영관에는 이번 영화제 주최인 복지국가실현연석회의와 소속단체를 소개하는 홍보책자와 복지와 인권에 관한 자료들이 전시되고,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77일간의 옥쇄파업과 파업 이후 해고노동자들의 모습을 다룬 『당신과 나의 전쟁』, 1979년 YH 해고 여성노동자와  KTX 여승무원들의 투쟁을 다룬 『꽃다운』, 각종 독립영화 DVD 등이 판매되는 오픈부스가 운영되었습니다.
※ 우리가 꿈꾸는 복지국가, 2010년 참여연대 활동보고서 등 전시
※『당신과 나의 전쟁』DVD 5개의 판매수익은 쌍용차 해고노동자 지원금으로 전달됩니다.
△ 상영관 밖 풍경, 홍보부스 (사진=정김신호 참여연대 회원)
△예매한 표를 확인 중인 참석자들 (사진=정김신호 참여연대 회원)

△ 영화가 상영되는 시간 동안 진행된 ‘행복한 연극놀이’ (사진=참여연대)

 

▣ 영화제 후기

 

○ 서울복지필름페스티발2011 ‘자원활동’ 후기

참여연대 자원활동가 최현아

12월 2일 금요일 참여연대 자원활동가로서의 첫 활동을 복지필름페스티벌에서 시작했습니다. 참여연대사무실에 도착해서 간사님께 영화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영화제가 열리는 필름포럼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전날 미리 간사님들이 옮겨놓은 짐을 가지고 세팅을 하고 영화제가 시작하고서는 영화표를 나눠주거나 이벤트를 설명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러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예상 외로 젊은 분들이 많이 오셨고, 다들 밝은 표정으로 오셔서 저도 즐겁게 표를 나눠드릴 수 있었습니다.

영화가 상영 중일 때는 상영관에 들어가서 같이 영화를 봤는데, 그 동안 언론에서 제대로 보지 못했던 사건에 대해 자세히 보게 되면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쌍용자동차 관련 영화인 당신과 나의 전쟁이 상영될 때 여기저기서 눈물을 훔치는 분들이 많았고, 노동자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며 투입되는 잔인한 공권력을 보면서 화가 났습니다. 용산참사 관련 영화인 용산 남일당 이야기가 상영될 때는 그 힘든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아주머니들 모습에 씁쓸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고, 의료민영화 관련 영화인 하얀 정글을 보고는 의료민영화로 인해 나와 내 가족이 받게 될 피해를 생각하며 절망스러웠습니다.

복지필름 페스티벌 영화제 자원활동을 하고 난 뒤, 그 동안 잊고 있었던 소중한 가치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고, 영화제에 참여한 여러 사람들과 그 가치를 같이 공유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복지’에 대해서 그냥 막연하게만 생각했었는데 자원활동을 통해서 복지라는 것이 어떤 것이고 이것을 왜 추구해야 하는 것인지 그 필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영화배우 정진영씨께서 축하영상에서 말씀하신 “복지는 특별히 누가 시혜를 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하는 권리”라는 말. 이것이 자원활동을 통해 느꼈던  생각을 정리해서 표현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가는 국민이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국민들은 어려움에 빠진 이웃들과 나눠야 더 좋은 사회로 갈 수 있는 것인데, 그 동안 너무 자기 것에만 집착하지 않았나하는 반성도 하게 되었습니다.
자원활동 첫 날부터 다양한 주제의 독립영화를 한 번에 볼 수 있고, 영화가 시작 전과 끝난 뒤 그 주제에 대해서 영화제작자나 국회의원 또는 관련 시민단체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게 되어 용기내서 참여연대 자원활동 신청하기를 잘했구나 하는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왔습니다. 앞으로도 이 영화제가 계속 돼서 복지라는 소중한 가치를 더 많은 분들이 공유해서 지켜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서울복지필름페스티발2011 ‘개청춘’ 관람 후기

대학생 권대익

2011 서울복지필름페스티발에 다녀왔습니다. 이 영화제는 무상급식 등으로 보편적 복지가 이슈가 되고 있는 요즘 청년, 보육, 장애인, 교육, 의료, 주거, 인권 등 우리의 삶의 현실과 복지담론을 그리고 있는 영화 10편을 모아 진행하였습니다. 자칫 어렵고 딱딱한 복지라는 주제를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있는 영화로 쉽고 감성적으로 다가가고자 하는 의도로 만들어졌습니다.

#1. 민희, 인식, 승희, 우리 친구들의 현실을 그렸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평소에도 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청년들입니다. 7년차 대기업 직장인 민희와 술집 직원 인식, 촛불집회에서 만난 방송국 막내작가 승희가 살아가는 일상과 고민을 담아냈습니다.

열정적이고 건실한 대한민국 대표청년 3명이 각자의 꿈과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합니다.

민희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입사하지만 직장상사의 비위를 맞추고 근근이 시키는 일을 하면서 버티는 정도입니다. 그 가운데서 자신이 진정 하고 싶었던 직업상담사와 사회복지 공부를 시도하지만 낮에 직장을 다니면서 밤에 공부를 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아버지의 폭력으로 깨어진 가정에서 나와 혼자 독립하는 생활은 경제적으로 더욱 어려움을 갖게 합니다.

20살 인식이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꿈을 품고 술집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성실히 살아가지만 돈을 벌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바를 배우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친구들과 놀고 군 입대를 앞두고 있으면서 어렵고 좌절하는 모습이 어렵습니다.

승희는 방송국 막내작가로 일을 하지만 그 안에서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막내로 잡다한 일을 하지만 정작 글을 쓰는 일은 몇 년 째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양한 모임들에 참석하면서 밝게 지내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하지만 그나마 일하던 방송국에서 다큐멘터리 작가가 짤리면서 또 다른 회사에서 입봉을 위해 휴일도 반납하고 일을 합니다.

민희, 인식, 승희의 이야기를 그린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다른 드라마에서 나오는 비현실적인 이야기와 달리, 평소 나와 친구들이 고민하고 생각하는 바를 잘 담았습니다. 이 주인공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청년들의 현실이며 나의 모습입니다.

대학생 4학년인 저도 살아가는 모습이 비슷합니다. 대학 등록금은 매번 학자금 대출을 받고 생활비는 간간히 버는 일로 살아갑니다. 밖에서 먹는 식사비가 부담스러워 매일 조금 더 일찍 일어나 도시락을 직접 싸고, 웬만한 감기에 걸려도 병원비가 부담스러워 참고 견디며 학교 양호실에서 공짜로 주는 쌍화탕을 먹습니다. 성실하게 살아가고 멋진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살아가지만 쉽지 않습니다. 대학생이지만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고 졸업만 했을 뿐인데 몇천만원의 빛쟁이가 되었습니다.

 #2.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걸까?

영화에서 인상적인 장면이 2가지가 있습니다. 시장에 나오는 플라스틱 잠수부의 모습과 지하철 환풍기에서 겉돌고 있는 은행나무 잎입니다. 영화가 끝난 뒤 감독과의 대화에서 확인했듯이 이 2가지의 모습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현실을 비유한 것입니다. 플라스틱 잠수부가 아무리 헤엄을 치고 발버둥을 치지만 대야라는 분명한 한계가 있는 구조 속에서 늘 제자리 일 수밖에 없으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지하철 환풍기에서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은행나무 잎은 이 사회와 시대가 만들어 놓은 체제에서 무한경쟁을 하고 있는 88만원 세대 청년을 그리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세 명의 주인공도, 나도, 주변에 있는 친구들도 열심히 살아가지만 왜 우리 청년들의 삶은 불안한 미래를 가지고 자신의 꿈을 현실의 한계에서 접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가? 부모를 잘 만나 자신의 미래 걱정 없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1%의 사람 외에는 어릴 때부터 그토록 치열한 경쟁교육을 받고 대학입학 후에도 취업을 위해 무한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이는 우리의 잘못만은 아닙니다. ‘개천에서 용이 난다’라는 말은 이제 실현이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1%의 삶에 들어갈 수 없는 이 사회는 개인의 한계를 넘어 사회 구조와 정치적인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20대여, 토플책을 덮고 바리게이트를 치고 짱돌을 들어라! (우석훈 88만원 세대)’라는 말처럼 이제는 자신의 문제를 내려놓고 사회 현실에 질문을 던지고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외칠 수 있는 청년들의 용기와 깡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청년 실업과 복지를 위한 걸음의 시작이 아닐까요?

 

○ 서울복지필름페스티발2011 ‘도가니’ 관람 후기

대학생 권대익

 

도가니는 최근 엄청난 이슈가 된 영화로 최근 사회복지사업법 개정까지 힘을 받을 정도로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청각장애를 소재로 한 영화로 관련 법 찬반 의견까지 나아간만큼 예비사회복지사로 꼭 보고 싶은 영화였습니다.

복지영화제인만큼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글자막 설치였습니다. 한국영화에 자막이 있는 것이 낯설었지만 청각장애인을 소재로 한 영화에 청각장애인이 불편없이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모든 영화에 한글자막을 넣어 장애인들의 시청권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 분노의 청각장애학교

무진시의 청각장애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의 청각장애아동에 대한 지속적인 성폭행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지만 대부분의 가해자들과 책임자들이 법적인 처벌을 받지 않고 지금도 교단에 서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에 대한 무관심과 달리 법조계와 언론, 경찰의 거대한 힘이 대조됩니다.

엄청난 사건이 일어난 이 청각장애학교에 대한 분노가 큽니다. 어린 아이를 대상으로, 그것도 들을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청각 장애인에게 한 학교가 전체가 이러한 일을 했다는 것이 더욱 충격적입니다. 최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성폭행이 증가한 사회적 흐름에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이러한 범죄를 행했다는 것과 지금도 이들이 처벌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슈가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예비사회복지사인 제가 앞으로 일할 사회복지현장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입니다. 예비사회복지사로 비단 이 사건뿐만 아니라 사회복지 현장에서 비리와 인권파탄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실태와 원인을 알고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관점과 실천이 필요할 것입니다.  
#2. 돈과 권력 앞에서..

이 영화에서 돈과 권력을 가진 기득권들의 힘이 얼마나 큰지 잘 나타납니다.

먼저 장애아동 3명 중에 지적장애를 가진 2명의 부모님을 대상으로 합의를 합니다. 자신의 자녀들이 엄청난 일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합의금으로 주는 그 돈을 받고 합의를 손쉽게 허락합니다. 또한 변호사와 교수가 주인공인 공유에게 학교발전기금으로 잃은 5천만원 이상의 돈과 서울에서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며 재판에서 손을 떼도록 유혹하는 장면에서 주인공의 갈등과 분노를 느낄 수 있었고, 돈과 백이 없는 사회적 약자의 어려움이 얼마나 큰지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부장판사 급의 첫 재판은 무조건 이기게 해준다는 전관예우와 돈으로 판사와 검사를 매수하는 장면에서 이들의 힘과 영향력이 절정으로 드러납니다.

이 일에 뛰어 들은 주인공 공유에게 ‘너 앞가름이나 잘하고 옳은 일을 해야 할 것이 아니냐’라고 말하는 어머니의 말이 인상적입니다. 저 역시 집회에 나가거나 활동을 할 때 어머니께 이러한 말을 많이 듣습니다. 이것이 정의를 지키고 마땅한 일을 실천하기보다 자신의 문제에만 집중하며 경쟁하도록 하는 현실입니다.

이렇게 영화에서는 돈과 권력이라는 힘 앞에서 한없이 작고 초라할 수 밖에 없는 서민들의 아픔과 한계가 드러납니다. 안타깝습니다.

 #3. 또다시 드러나는 기독교의 사회적 공신력

학교 교장과 행장 실장은 무진교회 장로입니다. 이렇게 영화와 드라마에서 기독교는 그 사회적 공신력이 다른 종교와 달리 현저히 떨어집니다. 영화에서 이들이 이러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이 법원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재판 때마다 찬송과 기도를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과연 이들이 믿는 하나님과 성경은 어떠한 것인지 의심스럽습니다. 또한 이러한 모습은 영화뿐만 아니라 현재 한국교회 현실에서 동일하게 이루어지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장로라는 이유로 무조건 MB 정권을 지지하고, 자신의 권력과 이익을 지키고 확장하기 위해 사회적 행동을 취하며, 성도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복음(성경)과 다른 기복주의 설교만 하는 목회자가 만연한 것이 지금의 한국교회입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문제가 많은 교회와 목회자 밑에서 아무런 비판 없이 다니고 있는 성도들입니다. 성도들이 조금만 생각하고 관심을 가진다면 이러한 목회자와 교회의 방향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 이번 한미 FTA에서 ‘너희는 다만 공의가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게 하여라. (아모스 5:24)’의 말씀을 들고 물대포를 맞으며 반대를 외친 나들목교회 청년들의 모습이 기억납니다. 이러한 깨어있는 한국교회 성도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도합니다.

#4. 도가니법, 공익이사제를 도입하라!

도가니 영화로 인한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그러나 자칫 이 문제의 원인을 해당 학교와 가해자들의 개인적인 도덕성 문제로만 생각하거나 성폭행에 대한 형벌의 강화로만 이어지게 된다면 대단히 지엽적인 행동입니다.

앞으로 이러한 도가니와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그 근본적인 원인을 밝혀내고 이를 방지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이 공익이사제를 골자로 하는 사회복지사업법의 개정안입니다. 이는 사회복지서비스 제공이라는 공적 책임영역을 담당하는 사회복지법인과 시설의 공공성과 책임성을 강화함으로써 도가니와 같은 사건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입니다.

공익이사제 필요성은 2007년 처음 제기되었으나 사회복지법인과 종교인, 국회의원 등의 반대로 좌초된 법안입니다. 하지만 이번 도가니 영화를 통해 통과 될듯한 이 법안이 지난 11월 22일 한미 FTA 날치기와 함께 더불어 또 다시 좌초되었습니다. 이 공익이사제는 한미 FTA와 더불어 반드시 지켜내야 할 법안입니다.

영화를 통해 우리 삶의 현실과 복지담론을 풀어내기. 10편의 영화 중에 개청춘과 도가니 2편만 보았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른 영화들도 꼭 한번 보고 싶습니다. 좋은 영화제를 기획해 주신 복지국가 실현 연석회의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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