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SPC·한국타이어 부당지원 제재, 일감몰아주기 근절 위한 철퇴되어야

어제(11/8) 검찰은 계열회사 부당지원 및 배임 혐의를 받는 SPC그룹에 강제수사에 나섰다. 이는 지난 2020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기업집단 SPC 계열회사들이 ㈜SPC삼립(이하 “삼립”)을 2011년 4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최대 8년 동안 부당지원한 행위에 대해 총 647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총수 및 경영진, 파리크라상, SPL, BR코리아를 고발(링크)한 데에 따른 것이다. 같은 날 공정위는 한국타이어그룹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약 4년 동안 ㈜한국프리시전웍스(이하 “MKT”)로부터 타이어몰드를 고가로 구매한 행위에 대해 8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한국타이어를 고발(링크)했다. 해당 사건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막론하고 한국 기업집단에 고질적으로 이뤄지는 부당한 사익편취가 근절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공정위의 엄정한 법집행 뿐만 아니라 일감몰아주기 관련 입법 강화의 필요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참여연대는 재벌의 부당한 세습을 초래하여 공정한 경제질서를 훼손하는 사익편취에 대한 검찰의 수사 및 공정위 제재에 환영의 뜻을 표하며, 향후 검찰 기소시 법원이 공정거래법의 취지에 맞는 합리적인 판결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SPC그룹은 공정위가 기존에 제재한 바 있는 한진그룹의 싸이버스카이, 유니컨버스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통행세 거래의 모습을 보여준다. SPC그룹은 총수일가가 100%의 지분을 가진 파리크라상이 다른 계열회사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로, 이에 2세들이 주로 보유한 삼립 주식의 가치를 높인 후 주식교환·현물출자 등을 통해 파리크라상의 2세 지분을 높이는 방식으로 지배력 유지 및 승계를 꾀하고자 했다. 샤니의 경우 2011년 ‘영업 양수도 계약’을 통해 삼립이 샤니 상표권을 무상 사용하도록 하고, 판매망 부문 무형자산을 정상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양도했으며, 0.5% 내외의 낮은 영업이익률로 삼립에 빵을 공급했다. 또한 2012년 12월 샤니와 파리크라상은 밀다원의 주식을 정상가격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양도하여 삼립에 총 20억 원을 지원했으며, 파리크라상, SPL, BR코리아는 밀다원 등 8개 계열사로부터 원재료 및 완제품을 구입하면서 아무 역할 없는 삼립에 9%의 통행세를 지불했다. 한국타이어그룹의 경우 한국타이어는 MKT로부터 매입하는 몰드에 대해 판관비 10%, 이윤 15%를 보장하고, 제조원가를 실제 제조원가보다 30% 이상 부풀리는 부당한 단가 정책을 실시했다. 해당 지원행위로 MKT는 영업이익률(‘10~’13년 13.8%에서 ‘14~’17년 32.5%), 시장점유율(‘14년 43.1%에서 ‘17년 55.8%) 등이 크게 개선되었고, 총수 2세이자 주주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조현식 한국타이어 고문은 108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받는 등 부당한 이익을 얻었다. 이들은 공정거래법상 거래의 상대방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구속하는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현 제45조 제1항 제7호), 정상적인 거래에서 적용되거나 적용될 것으로 판단되는 조건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현 제47조 제1항 제1호) 등에 해당하며 총수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전형적인 경영권 세습 시도로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사익편취와 부당지원행위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막론하고 한국경제의 뿌리깊은 병폐로 지적되어 오고 있다. 한진(싸이버스카이·유니컨버스), 하이트진로(서영이앤티), DL(APD), LS(LS글로벌), 한화(한화S&C) 등 기업집단은 승계를 목적으로 총수 자녀가 보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부당지원행위를 통해 중소기업의 일감을 독식하고 소비자 후생을 저해하는 등 시장경제를 교란하는 주범 역할을 했다. 2011년 말 기준 대기업집단 전체 매출액 중 계열사에 대한 매출액은 186.3조 원에 이르렀고 시스템통합관리(SI)·물류·광고업 등의 수의계약 비중은 91.8%에 달했으나, 10년이 흐른 2020년에도 대기업 계열사 매출액이 183.5조 원으로 전혀 감소하지 않았고,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의 계열회사 간 거래(8.9조원) 중 93.7%(8.3조원)가 수의계약으로 이루어져 한국경제에서 일감몰아주기가 여전히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이에 공정위가 향후 사후적 제재 뿐만 아니라 사익편취 규제를 강화해 나가는 방향의 입법 활동을 펼칠 것을 촉구한다. 최근 공정위가 계열회사 간 자금, 자산, 임대차, 상품·용역 거래 및 인력제공 등에 대해 안전지대를 확대한 부당한 지원행위 심사지침 개정안을 행정예고 했는데, 이는 마치 해당 금액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일감몰아주기가 허용되는 것처럼 읽힐 우려가 있어 매우 우려스러운 바이다. 한편, 2016년 공정위가 한진그룹의 싸이버스카이 등의 사익편취 행위를 제재한 것에 대해 2022년 5월 대법원은 부당성 요건을 이유로 취소 판결을 내린바 있다. 그러나 이는 애초 입법취지를 몰각한 것으로, 향후 법원은 관련 판결시 ‘부당한 이익’이라는 표현에 집착하여 이익 규모 등을 따지기 보다는 아직도 정착되지 않은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제대로 활성화시킬 수 있는 판결을 내려야 할 것이다. 보다 ‘자유’로운 시장경제 촉진을 위한 공정위와 법원의 전향적인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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