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복수의결권 관련 벤처기업법 문제점은?

복수의결권 QnA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복수의결권 관련 벤처기업법 개정안의 문제점 Q&A>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Q&A 자료는 최근 여당 및 재계가 내세우고 있는 ‘비상장 벤처기업의 육성을 위한 복수의결권 도입’이라는 프레임이 실제 벤처기업의 육성 및 성장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상법 상 주주평등의 원리를 훼손하고 대주주 지배력 집중을 심화시키며, 무능한 경영진에 대한 과도한 보호로 이어질 수 있는 등 복수의결권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했습니다. 

 

복수의결권, 실제 벤처기업 육성 및 성장에 하등 도움되지 않아

3년 유예 후 1주 1의결권 회귀, 오히려 상법 개정 탄력 가능성 커

벤처성장 위해 재벌 경제력집중 및 불공정행위 문제해결 선행돼야

 

정부 제출 개정안에 상장 후 보통주로 전환하되 3년간 유예기간 부여 후 다시 1주 1의결권으로 회귀한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이후 따르는 경영권 위협에 대한 방어 논리에 힘을 실어주어 복수의결권 유지에 대한 법, 특히 상법 전반 개정에 대한 논의가 진척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복수의결권주식을 발행한 벤처기업이 벤처기업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복수의결권은 유효하도록 한 조항이 과도한 특혜로서 다른 기업과의 차별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으며 다른 기업, 특히 대기업에도 복수의결권주식을 도입하자는 논의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우려됩니다.

 

참여연대는 IPO(기업공개)에 대한 어려움 및 복수의결권의 부재로 인해 벤처기업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창업 당시 초기자금 확보의 어려움, 사업 실패로 인한 채무에 지나치게 가혹한 사회구조가 창업을 망설이는 가장 큰 유인이라고 밝힙니다. 창업 후에 단가 후려치기 등 대기업의 불공정거래행위 및 불공정한 경쟁시장이 벤처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벤처기업의 성장을 위해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우리 사회 가장 큰 병폐 중 하나인 재벌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및 불공정거래행위 문제 해결 등 공정경제 구축의 선행입니다. 

 


 

복수의결권 관련 벤처기업법 개정안의 문제점 Q&A

 

Q1. 복수의결권이란 무엇인가?

주(株)당 의결권의 수(數)가 복수로 부여되는 주식을 일반적으로 복수(차등)의결권주식이라고 한다. 현행 「상법」 제369조는 회사와 주주의 법률관계에 있어서 모든 주식은 ‘주식수에 비례하여 평등하게 취급되어야 한다’는 ‘주주평등의 원칙’에 근거하여 주식 1주당 의결권은 1개로 정하고 있다.

 

Q2. 정부는 왜 복수의결권을 도입하려 하는가?

정부 제출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벤처기업법”)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벤처기업은 1주 1의결권의 원칙 하에서 자금조달의 방법으로 주식을 추가로 발행하는 경우 지분율이 희석되어 창업자의 경영권이 불안정해지기 때문에 자금력이 약한 벤처기업이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외부자금의 용이한 조달이 가능할 수 있도록 복수의결권주식제도의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또한, “복수의결권주식 제도는 경영진의 회사에 대한 지배권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바탕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으로부터 경영권을 보호하며, 경영권 위협 없이 IPO(기업공개)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여 기업의 성장을 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벤처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Q3. 복수의결권이 없으면 의결권을 방어할 수단이 없는가?

그렇지 않다. 그러나 주식회사의 생활관계를 규율하고 있는  「상법」이 1주 1의결권의 원칙을 견지하고 있는 것은 공고한 사실이다. 우리나라 「상법」 제369조(의결권) 제1항은 ‘의결권은 1주마다 1개로 한다’고 1주 1의결권이라는 ‘주주평등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1962년 「상법」 제정 이후 59년간 유지되고 있는 기본 원칙이다. 즉, 주주는 보유주식 수에 비례하여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며, 이는 투자한 만큼 의결권을 갖는다는 의미이다.

 

그동안 ‘주주평등의 원칙’은 강행규범으로서 작동하였으나 2012년 4월 「상법」 개정(법률 제10600호)으로 주주권의 내용이 다른 주식이 도입되었다. 「상법」 제344조의3(의결권의 배제·제한에 관한 종류주식) 제1항에 따르면 회사는 의결권이 없는 종류주식이나 의결권이 제한되는 종류주식을 발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실상 대주주의 의결권 방어가 가능하다.

 

Q4. 벤처기업법 개정안의 내용은 무엇인가?

 

가. 벤처기업의 복수의결권주식 발행 근거 마련(안 제16조의8 신설)

주식회사인 벤처기업이 일정 규모 이상의 투자 유치로 인하여 해당 벤처기업의 창업주가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를 기준으로 100분의 30 미만에 해당하는 주식을 소유하게 되는 등의 경우에는 존속기간을 10년의 범위로 하여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주주총회의 결의로 복수의결권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고, 복수의결권주식의 의결권의 수는 1주마다 1개 초과 10개 이하의 범위에서 정관으로 정하도록 하며, 복수의결권주식은 창업주에게 발행하도록 한다.

 

나. 복수의결권주식의 보통주식 전환 요건 마련(안 제16조의9 신설)

창업주가 복수의결권주식을 상속하거나 양도한 경우, 이사의 직을 상실한 경우, 주식회사인 벤처기업이 증권시장에 상장된 경우 등에는 복수의결권주식이 보통주식으로 전환되도록 한다.

 

다. 복수의결권주식의 의결권 행사 제한 요건 마련(안 제16조의10 신설)

복수의결권주식의 존속기간 변경을 위한 정관 변경, 이사의 보수,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의 감면, 감사의 선임 및 해임, 이익배당에 관한 사항 등을 결의하는 경우에는 복수의결권주식도 1주마다 1개의 의결권만 가지도록 한다.

 

[표] 정부 제출 벤처기업법 주요내용 요약표

항목

내용

보유자격 및 발행요건

보유자격

-비상장 벤처기업으로 한정

-창업주로서 현재 회사를 경영하는 자(등기이사이면서 최대주주)

발행요건

(투자요건)

-대규모 투자자유치로 지분희석 우려* 시

 * 창업주 지분이 30%이하로 떨어지거나, 최대주주 지위를 벗어나는 경우

발행한도

존속기간

-발행 후 최대 10년 한도로 유효기간을 정관에 규정

의결권 수

-1주당 최대 10개 한도로 기업이 정관에 규정

절차‧방법

정관개정

-가중된 특별결의(총주식 수의 3/4동의)로 정관 개정

발행결정

-가중된 특별결의로 복수의결권주식 신주 발행

 * 단, 총주주 동의 시 창업주가 보유한 보통주로 납입가능

보통주 

전환요건

일신전속

-상속․양도, 이사 사임 시 보통주 전환

상장 후 

보통주 전환

-상장 후 보통주로 전환하되 3년간 유예기간 부여

공시대상

기업집단 편입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편입되는 경우 즉시 보통주로 전환

기타

-허위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발행 시 보통주식 발행으로 간주

복수의결권 

행사 제한

복수의결권 

행사 제한

-복수의결권 존속기간 변경을 위한 정관 변경, 이사의 보수, 책임의 감면, 감사 및 감사위원의 선임 및 해임, 이익의 배당, 자본금 감소의 결의, 해산의 결의 시 1주 의결권 행사

특례

벤처기업이었던

기업의 특례

벤처기업의 지위를 상실하는 경우에도 유효

 * 중소기업의 범위를 넘어서면서 벤처기업의 지위를 상실하는 경우에도

 유효

공개매수 및 주식 대량보유 보고 특례

-복수의결권 발행 벤처기업은 자본시장법상 공개매수 및 대량보유 보고 시 의결권 기준으로 적용

발행의 

보고 

및 고시

발행보고

-복수의결권 발행내용 및 중요사항 변경 시 중기부에 보고

정관공시

-복수의결권 발행기업은 복수의결권주식 발행 내역 등을 본점과 지점에 비치 및 공시

관보고시

-중기부는 복수의결권 발행기업 명단, 주요사항 변경 등을 관보에 고시

과태료

-보고하지 아니하거나, 보고내용 허위작성시 500만 원 이하 과태료, 비치 및 공시의무 위반 시 300만 원 이하 과태료

 

Q5. 벤처기업법 개정안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주주평등의 원칙 위배

현행 상법에서는 소수주주의 권리보호를 위하여 1주 1의결권 등을 통하여 주주평등의 원리를 보장하고 있는데, 상사에 관한 기본법인 상법을 통해서가 아니라 개별법에서 복수의결권주식 제도를 먼저 도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또한, 이미 상법에서 종류주식을 통해 무의결권 주식 등을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의결권 방어가 가능한 상황에서 굳이 최대주주에게 1주당 최대 10개 한도의 의결권 수를 보장하는 것이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다.

 

대주주 지배력 집중 심화

복수의결권주식 발행은 현 경영진에 대한 과도한 권한집중을 발생시킬 수 있어 그들에 의한 사익추구의 위험이 확대되고, 의결권이 희석된 기존주주나 소수주주의 권리를 약화시킬 수 있다. 본디 「상법」상 이사회 및 주주총회가 회사의 업무 집행에 관한 의사를 결정하는 기관이지만 한국의 경우 대주주의 입김이 사실상 이들을 넘어서 회사의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하는 지배구조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불법합병 사례이며, 이와 관련하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자본시장법 등 위반으로 기소되어 현재 재판이 시작되었다. 물론 이는 재벌대기업의 사례이기는 하지만, 정부 안에 따르면 벤처기업의 상장 후에도 3년간 복수의결권의 유예기간을 부여해주기 때문에 지배주주의 영향력이 강한 한국 기업의 문화에서 상장 후 창업주의 입맛대로 회사 경영을 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소수주주 권리 보호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무능한 경영진에 대한 과도한 보호

벤처생태계의 선순환구조(창업→성장→회수) 측면에서, 복수의결권주식은 무능력한 경영진까지 과도하게 보호하여 경영권의 이동을 어렵게 함으로써 기업인수합병(M&A)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으며, 이 경우 창업가의 성공적인 회수를 통한 재도전과 벤처캐피탈의 원활한 투자금 회수 등 벤처 선순환 생태계 조성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IPO 이후 복수의결권 폐지의 무논리성

복수의결권주식은 창업부터 회수시장에 이르는 기업성장 전 과정에서 필요하다기 보다는 본격적으로 모험자본의 투자를 유치하게 되는 단계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 즉, 기술성과 잠재력이 충분하지만 경영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탓에 일반적인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받기는 어려운 벤처기업에게 자금을 제공하는 투자인 엔젤투자, 해당 벤처기업의 장래성과 수익성과 같은 미래 지향적 특성을 기반으로 무담보 주식투자 형태로 투자하는 벤처캐피탈 등이 아닌 IPO(Initial Public Offering) 단계에서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복수의결권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주장에는 어폐가 있다. 정부 제출 개정안에는 상장 후 보통주로 전환하되 3년간 유예기간을 부여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후에는 이를 폐지하기 때문이다. 즉, 복수의결권은 상장 후 3년 동안까지만 유효하며, 상장한 기업은 3년 후 다시 1주 1의결권으로 회귀한다. 그렇다면 벤처기업들은 해당 벤처기업법을 통해 상장할 유인을 잃게 된다. 상장 3년 안에 복수의결권의 효과가 사라진다면 이는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IPO 단계 ‘창업주의 경영권 보호를 위한 복수의결권 도입’과 ‘지배주주 전횡을 막기 위한 상장 후 복수의결권 폐지’는 양립할 수 없다. 정부가 무리한 제도를 도입하려고 하면서, 비판을 무마하기 위한 조항을 억지로 넣으려 하다 보니, 모순된 법안이 도출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더 나아가 3년 후 복수의결권이 폐기된다면 이후 따르는 경영권 위협에 대한 방어 논리에 힘을 실어주어 복수의결권 유지에 대한 법, 특히 상법 전반 개정에 대한 논의가 진척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상법상 1주 1의결권 원칙 자체를 무너뜨리는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

 

벤처기업이었던 기업의 복수의결권 유지 특례

정부 제출 벤처기업법 개정안에 따르면 복수의결권주식을 발행한 벤처기업이 벤처기업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복수의결권은 유효하도록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자칫 과도한 특혜로서 다른 기업과의 차별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복수의결권은 공정거래법상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회사로 편입된 경우 보통주로 전환되기에, 다른 중견·대기업과 비교하여 형평성 논란을 빚을 가능성이 더욱 높다. 이에 다른 기업, 특히 대기업에까지 복수의결권주식을 도입하자는 논의가 확장될 우려가 크다.

 

Q5. 복수의결권이 정말 벤처기업에게 도움이 될까? 벤처생태계를 활성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2019년 창업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스타트업의 창업 시 소요자금 중 자기자금이 가장 높은 94.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에 따르면 벤처기업의 신규자금 조달방법은 ‘정부 정책지원금(R&D, 융자, 보증서 지원)’이 54.9%로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 ‘기타’(22.7%), ‘은행 등 일반금융’(20.9%), ‘캐피털 및 엔젤투자’(0.9%), ‘회사채발행’(0.5%), ‘IPO’(0.1%)’ 순으로 나타났다. 즉, 대부분 스타트업은 창업주 자기 자금으로 창업했으며, 벤처기업의 경우 정부 정책지원금으로 추가자금을 조달하고 있었다.

 

스타트업의 창업 시 장애요인은 ‘창업자금 확보에 대해 예상되는 어려움’이 가장 높은 71.9%로 나타났고, 다음으로 ‘창업실패 및 재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44.1%를 차지(복수응답)했다. IPO의 경우 현재 상장된 벤처기업은 전체 중 2.2%로 비상장기업의 상장 계획 조사 결과, ‘추진 계획이 없음’이 96.0%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추진 계획이 있음’이라는 응답은 1.7%, ‘현재 추진 중’인 기업은 0.2%로 나타나 크게 매력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벤처기업 중 법인의 거래처별 납품단가 변동현황 조사 결과, 전년도 대비 납품단가가 인상된 경우는 ‘해외기업’이 6.8%, 인하된 경우는 ‘대기업에 납품하는 1·2차 벤더’가 7.0%로 각각 가장 높게 나타났다. 납품단가 평균 인상률은 ‘해외기업’이 5.0%로 가장 높았고, ‘대기업 또는 대기업 그룹 소속사’가 2.6%로 가장 낮았으며, 평균 인하율은 ‘대기업 또는 대기업 그룹소속사’가 7.4%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대기업에 납품하는 1·2 차 벤더’ 7.2%, 순이었다. 

 

이를 종합해보면, 창업 당시 초기자금 확보의 어려움, 사업 실패로 인한 채무에 지나치게 가혹한 사회구조가 창업을 망설이는 가장 큰 유인으로 나타났다. 창업 후에는 IPO가 이뤄지지 않는 데서 오는 어려움보다는 단가 후려치기 등 대기업의 불공정거래행위 및 불공정한 경쟁시장이 벤처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에 벤처기업의 성장을 위해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정부차원에서의 벤처·창업 관련 지원 정책(자금, 사업, 인력 등) 배분 및 관련 하도급법 입법 등을 비롯한 대기업 불공정거래행위의 근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소규모 자본으로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이들의 의욕을 꺾는 것은 IPO에 대한 어려움 및 복수의결권의 부재가 아니며, 우리 사회 가장 큰 병폐 중 하나인 재벌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및 불공정거래행위 문제 해결 등 공정경제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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