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재벌개혁이 양극화와 불평등을 잡는다!

인수위 재벌규제 요구 발표 기자회견

재벌개혁이 양극화와 불평등을 잡는다
재벌규제가 서민경제 살린다 

20220419_기자회견_재벌개혁 정책 촉구 기자회견_01

 

 

이번 대선에서 ‘재벌개혁’ 의제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재벌도 공범이다’라는, 재벌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광장을 가득 채웠던 지난 5년 전과는 달리 오히려 서민경제를 살리는 구원자로 둔갑하려 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당선인의 신정부는 그야말로 친재벌을 넘어 재벌 의존으로 달려가려 합니다. 철지난 낙수론, 즉 성장이 복지를 키운다는, 그리하여 재벌 대기업의 자유로운 이윤 추구를 위해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시대착오적인 주장들이 윤석열 당선인의 인수위를 감싸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말 경총의 신정부에 대한 제안서는 재벌 대기업을 위해 모든 것을 풀라는 요구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만 사실상 이는 윤석열 당선인의 후보 시절 공약과 주요 언설들을 문서화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회적 양극화와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그 주범이랄 수 있는 재벌들을 위해 더 규제를 풀고 정부가 손을 떼야 한다는 주장은 ‘공정’하지도, ‘혁신’적이지도 않습니다. 

 

대법원의 불법파견 확정 판결을 받고도 그 어떤 처벌도 없이 직접고용을 거부하고 자회사 전환 고용이라는 꼼수를 내놓는 재벌을 규제하지 않고서는 이른바 ‘공정 노동’도, ‘노동 개혁’도 친재벌의 다른 이름임을 말하는 것뿐입니다. 주식양도세를 폐기하고 복수의결권을 추진하며, 특수관계인의 친족 범위를 축소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재벌 세습족벌경영을 공식화하겠다는 것일 뿐입니다.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를 위해 정작 필요한 것은 노동권과 집단교섭권 보장이요, 비정규직 확산과 원하청 불공정 거래에 대한 시정이요,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이며, 재벌 총수일가의 전횡에 대한 규제입니다.

 

이에 시민사회노동단체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실종된 재벌개혁 요구의 전면화를 요구하고, 불평등 해소를 위한 재벌 규제 요구를 밝혔습니다.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기자회견 개요

  • 제목 : 인수위 재벌규제 요구 발표 기자회견
  • 주최 : 경실련·민변 민생경제위원회·민주노총·전국민중행동 재벌특위·참여연대
  • 일시·장소 : 2022. 04. 19. (화) 10:30, 대통령직인수위 앞(통의동)
  • 프로그램
    • 사회: 민주노총 황혁 조직국장 
    • 여는 발언: 민주노총 한성규 부위원장
    • 재벌 규제 요구 발표
    • 재벌 대기업 비정규직 문제: 금속노조 박찬일 부위원장
    • 경제력집중 억제·과세 문제(출자규제, 금산분리 강화, 주식양도세 등 과세 문제): 경실련 권오인 경제정책국장
    • 불공정행위 및 재벌 총수 일가 전횡 규제 문제: 참여연대 김은정 협동사무처장
    • 사내유보금과 불법·범죄수익 환수 문제: 전국민중행동 재벌개혁특위 이종회 노동당 공동대표
    • 기자회견문 낭독

 


 

“재벌개혁이 양극화와 불평등을 잡는다, 재벌규제가 서민경제 살린다”

 
비전이 실종되고 개혁 의제가 자취를 감췄던 대통령 선거였다. 그리고 이제 윤석열 당선인의 신정부 출범을 눈앞에 두고 있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를 둘러싼 상황은 쉽지만은 않다.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위기는 기왕의 이른바 디지털 전환과 산업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고, 2년여에 걸친 코로나19 사태는 정점을 지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깊은 생채기를 남기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사회적 양극화와 불평등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서민 가계 지출 중 식비나 주거비의 비중이 치솟고 있다. 식비 비중을 나타내는 엥겔계수는 2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주거비와 수도 및 광열 비용 역시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윤석열 신정부의 과제는 명확하다. 노동자, 서민들의 삶의 불안을 완화하고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근심을 덜어줘야 한다. 그것은 재벌과 대기업 중심으로 운영되는, 현재의 왜곡된 경제구조와 질서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윤석열 신정부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욱 크게 제기되고 있다. ‘재벌도 공범이다’라는, 재벌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광장을 가득 채운지 5년 만에, 윤석열 당선인의 인수위 정책 기조 속에서 이제 재벌은 서민경제를 살리는 구원자로 둔갑하려 한다. 물론 그것은 지난 5년, 재벌개혁을 제대로 성사시켜내지 못한 현 정부의 과오 위에 서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제 새 정부는 친재벌, 재벌 의존으로까지 달려가려 한다. OECD나 IMF마저 효력을 다했다고 이야기하는, 철지난 낙수론을 들고나와서 재벌들이 서민경제를 살릴 것이라 강변하는 것은 시대착오일 뿐이다. 지난 3월 말 경총의 신정부에 대한 제안서는 재벌 대기업을 위해 모든 것을 풀라는 요구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사실상 이것은 윤석열 당선인의 후보 시절 공약과 주요 언설들을 문서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비정규직이 전체 노동자의 절반을 훌쩍 넘어선 현실에서 비정규직의 규모와 비중을 감축하는 것은 최우선적 고용정책과제일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 당선인은 상시적 업무의 정규직 채용에 대해 원칙적 찬성 입장을 내긴 했지만 사실상 비정규직을 줄이겠다는 의지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즉 상시적 업무의 정규직 채용을 법적으로 강제하기보다 비정규직 사용 인센티브를 축소하겠다는 정도의 입장일 뿐인 것이다. 이는 사용자들이 벌과금을 감당하더라도 불법파견 등의 위법행위를 계속해온 현실을 고려하면 현재의 비정규직 사용 관행의 유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현대자동차 재벌이나 한국GM의 비정규직 사용에 대해 대법원까지 불법파견으로 판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정규직 채용을 외면하는 행태를 놓고 보면 더욱 그러하다. 전반적인 비정규직 사용 감소 추세 속에서도 재벌그룹의 비정규직 사용은 늘어왔던 현실이 결국 반복,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대법원의 불법파견 확정 판결을 받고도 그 어떤 처벌도 없이 직접고용을 거부하고 자회사 전환 고용이라는 꼼수를 내놓는 재벌을 규제하지 않고서는 이른바 ‘공정 노동’도, ‘노동 개혁’도 친재벌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불법파견 재벌그룹 총수 처벌, 그리고 재벌기업부터 자회사 전환 꼼수가 아니라 즉각적 정규직 직접고용을 실현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만연한 비정규직 사용 관행을 차단하고 저임금 불안정 노동 일자리를 줄일 수 있는 첩경이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 문제 역시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30대 재벌이 GDP 대비 자산총액의 91%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 10대 재벌이 GDP 대비 매출액 비중의 6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은 결국 우리 경제와 사회의 근간을 흔들고 사실상 재벌의 손아귀에 모든 걸 의탁하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이나 인수위의 정책기조는 이러한 재벌 의존을 더욱 높이고 재벌을 위한 규제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현실이다. 주식양도세를 폐지하고, 복수의결권 제도를 도입하며, 특수관계인 범위를 좁히겠다는 등의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은 결국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더욱 강화시키는 것으로 귀결될 것이다. 
 
주식양도세 폐지는 과세 없이 재벌들의 상속, 증여를 손쉽게 해줄 뿐이며, 복수의결권 또한 대주주에게 소유지분 대비 과도한 지배력을 보장하여 기업의 의사결정체계를 왜곡하고 총수의 지배권을 강화해주며 경영권 세습을 영속화하는 수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른바 특수관계인 제도 운영 개선은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등을 금지’하는 현행 제도를 완화시키고, 특수관계인 규정 상 친족 범위를 “배우자, 6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에서 더욱 축소할 수 있다는 것으로서 노골적, 공개적으로 사익 편취 행위를 정당화시켜주고 족벌 세습 경영을 밀어주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규제 완화를 통해 무소불위의 재벌권력 공고화를 획책하는 것이 아니라 재벌 경제력 집중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시급히 만드는 것이다. 재벌계열사 출자 제한을 통해 재벌 대기업 집단 규제를 개선하고, 주요 금융회사와 실물회사의 동시 지배를 금지하는 금산분리를 구조화하는 것, 그리고 주식양도세 폐지나 상속세 완화를 철회하고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것, 특수관계인 제도 개선 운운이 아니라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 내부거래를 통한 명백한 편취행위를 바로잡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재벌로의 경제력 집중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를 심화시키고 상생을 가로막는 주요한 요인이다. 재벌 대기업의 독점과 갑질, 불공정행위는 경제 민주화의 핵심적 걸림돌이다. 한국의 전체 기업 중 99.9%가 중소기업이고 전체 종사자의 83% 이상이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은 전체 기업 영업이익의 56.8% 이상을 가져간다. 만연한 불공정거래와 영업이익의 불균등한 배분 구조는 결국 다양한 중소기업의 활로를 막고 혁신을 방해한다. 지배적 사업자로서 우월한 지위를 남용하여, 하도급 계약 시 계약서 미교부, 부당한 단가 인하 강요, 전속 거래 강요 등으로 다수 중소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행태는 결국 우리 경제 자체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한다. 
 
윤석열 당선인은 중소벤처기업부 등 의무고발요청제나 엄정하고 객관적인 전속고발권 운영을 약속했지만, 실효적 법 집행을 위한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까지 나아가지는 못하고 있다. 불공정행위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감독 체계 구축이 필요하며, 재벌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에 대해서는 엄격한 법 적용과 처벌 강화가 요구된다. 물론 불공정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중소기업들의 협상력과 역량 강화가 필요하며 그 기반으로서 중소기업, 납품업체들의 집단교섭권을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 또한 불공정행위 근절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하도급법의 개정도 필요하다. 
 
재벌총수가 적은 지분으로도 기업집단 전체를 장악하고 기업의 의사결정을 제멋대로 좌우할 수 있는 것이야말로 다른 나라와 구별되는 한국사회의 재벌의 폐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점이기도 하다. 총수 일가의 지배력 투사를 보장해주는 지주회사 체계는 물론 이른바 공익법인이나 계열사를 동원한 불공정한 의결권 확보 등의 개선이 시급하다. 재벌 총수가 소수 지분으로 계열사들을 지배하면서 지분 이상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신규 지주회사의 자회사 의무 지분율 기준을 기존 지주회사에도 적용하고, 손자회사 지배는 원칙적으로 금지해야 한다. 물적 분할 요건 강화 공약은 바로 추진되어야 하며, 나아가 지주회사의 인적 분할을 통한 자사주 의결권 부활은 금지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미 재벌 대기업 등이, 감사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인, 사외이사인 감사의 선임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3% 이내 제한 룰의 폐지나 완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 다양한 꼼수로 회피 가능한 방안들이 있는 실정에서, 최대 주주의 전횡 여부를 보다 효과적으로 감시할 수 있도록 3% 룰은 더욱 강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음 역시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재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사내유보금 문제, 불법 부당 이익 환수 문제이다. 1천조원에 이르는 30대 재벌 사내유보금은 매출액 대비 60%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재벌 배불리기일 뿐인 사내유보금 증가를 억제하고, 이에 대한 과세 등을 통해 사회적으로 투자되고 활용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이미 법인세법 개정으로 기업소득환류세제를, 이후 조세특례제한법으로 투자상생협력촉진세를 도입하여 사내유보금에 과세하기도 했던 만큼, 이에 대한 사회적 동의 기반은 물론 일정한 효과도 확인되었던 바 있다. 투자를 위해 쌓아놓는다는 사내유보금이 실제로 투자에 기여하지는 못했음이 드러나고 있는 현실에서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는 물론 공제 폭 역시 줄일 필요가 있다. 사내유보금 과세를 통해 조성되는 기금은 재벌 총수 등의 불법 행위를 통한 부당한 수익 환수 금액과 함께 고용 안정과 비정규직 해소, 투자 활성화와 원하청 상생협력 등에 사용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2022년, 윤석열 당선인의 신정부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은 엄혹하다. 사회적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 속에 고용 불안, 소득 감소, 생계 위축에 시달리는 노동자 서민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 막강한 재벌의 위세 앞에 중소기업들은 끊임없이 양보를 강요받고, 미래를 저당잡히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이 서민경제 살리기요, 경제 민주화일 것이며, 이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바로 재벌 개혁이다. 서민과 중소기업을 희생시키는 대가로 재벌 대기업의 자유로운 사업 활동과 이윤 추구를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재벌 규제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 이것이 윤석열 당선인의 인수위와 신정부에 대한 기대요, 요구일 것이다. 
 
2022년 4월 19일
인수위 재벌규제 요구 발표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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