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차별과 배제’ 멈추고 ‘진짜 민생’ 목소리 들어야

외국인 혐오와 중대재해처벌법 취지 왜곡, 대통령 언어로 부적절해

자영업자·노동자 갈등 조장 중단해야!

자영업자 부채 탕감,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온라인 대기업 독과점 규제, 전세사기 대책 내놔야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10/30) 국무회의에서 했던 발언이 논란을 일으켰다. 윤 대통령은 어제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그간 중동 외교의 성과와 민간주도 시장 확대를 통한 고용률 제고의 성과를 자화자찬 하는 한편, 민생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운운하며,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을 내국인과 동등하게 지불해야 한다는 국제노동기구(ILO) 조항에서 탈퇴해야 되는 것 아니냐’, ‘50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내년부터 적용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두려워한다’ 등 정제되지 않은 말을 무책임하게 쏟아냈다. 최근 수원, 대전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발생하고 있는 전세사기에 대해서도 정부의 부실한 지원대책에 대한 보완을 지시하기는커녕 수사기관에 “지구 끝까지 추적해 처단해달라”는 무책임하고 공허한 발언만 일삼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들의 고통을 심화시키는 ‘진짜 민생’ 문제인 고물가와 고금리, 공공요금 인상, 역대급 세수부족은 물론,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부채 문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전세사기·깡통전세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는 것이 먼저다. 아울러 이러한 상황에서도 역대급 실적을 거두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대기업들의 시장 독과점과 이동통신사, 금융기관들의 과도한 영업이익을 규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자영업자와 노동자를 싸움 붙이는 방식은 총선을 앞두고 지지자들의 결집을 노린 ‘가짜 민생’에 불과하다.

사상 최대를 기록하다 겨우 감소세에 접어들었던 가계부채가 정부의 무분별한 특례보금자리론과 50년 초장기 모기지론으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고, 자영업자들이 갚지 못하는 빚은 7조 3천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관련 자료). 그런데도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은 내놓지 않으면서 또 다시 자영업자와 노동자를 싸움 붙이는 방식의 ‘민생 해법’을 제시했다. 대통령이 현장에서 들었다는 이 말을 그대로 옮기는 과정에서 현 정권의 본심이 재확인되었다고 해석해도 무방할 지경이다. 실제로 대통령이 만난 사람들로부터 이러한 주문이 있었는지와 별개로, 국민 다수의 각기 다른 이해관계와 가치를 조율해 우리 사회의 통합을 추구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야 할 대통령이 차별과 배제를 조장하는 말들을 이토록 서슴없이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한다.

윤 대통령이 모두 발언에서 전세사기 피해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과 상반되게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여전히 사각지대 해소 및 보증금회수 방안이 포함된 특별법 개정과 갭투기 근절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쟁의 현장에는 어김없이 공권력이 투입돼 노동자의 정당한 요구를 깔아뭉개려 했고,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 내 양대노총의 지위를 무시하고 배제하려고 하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중소상인들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행한 대가로 막대한 빚과 생활고를 겪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지난 국감에서 재정건전성과 형평성을 이유로 대출 탕감은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에게 ‘민생’은 오히려 반민생·반노동 정책에 다름없고, 각종 친기업 규제완화와 부자감세, 재벌총수 특별사면, 재정건전성에 대해 후순위로만 존재할 뿐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국무회의 모두 발언으로 친기업·반노동·민생외면으로 점철되었던 그동안의 국정기조를 다시금 확인했다. 결국 윤 정부의 민생에는 진짜 서민과 노동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해가 가도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산업재해율과 매일 약 2.4명이 일터에서 사고로 사망하는 현실(관련 자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들이 안전한 노동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하고, 영세기업들도 사업성이 충분하다면 노동자들을 억압하지 않고도 사업 유지할 수 있도록 하도급·수위탁 거래에서 이익 배분상 불공정한 사항은 없는지 등을 살펴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이주노동자와의 임금 차별을 주장하며 전 세계 129개국이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의 차별금지 협약(제111호)에 대한 탈퇴를 운운한 것 역시 국회의 동의없이는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이를 언급한 것 자체만으로도 윤석열 정부의 저열한 노동관을 방증한다. 민생 회복 요구를 외국인 혐오 조장으로 연결한 그 발언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언제까지 국민들이 아직도 20세기에 머물러 있는 대통령과 그 참모들의 후진적 인식을 참고 지켜봐야 하는가. 대통령이 챙겨야할 민생에 차별과 배제가 있어선 안 되는 이유다.

지금 시급하게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가 해야할 일은 고물가와 고금리, 공공요금 인상, 역대급 세수부족은 물론,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부채 문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전세사기·깡통전세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는 것이다. 최근 정부는 코로나 때 57만명을 대상으로 선지급된 8천억원의 재난지원금을 환수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그동안 재난지원금이 정말 필요한 업종에 지원되지 못하고 사각지대가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코로나 이후에도 고물가, 고금리로 이들의 생존권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만큼 이를 환수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자영업자 부채가 1천 조원이 넘고 연체금액만 7조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8천억원의 재난지원금 미환수는 새발의 피일 뿐만 아니라 애초에 정부가 지원했어야 할 돈을 안 받겠다고 생색내는 것에 불과하다.

참여연대는 정부에 소상공인 저금리 대출의 대상과 요건, 지원규모를 더욱 확대하고 새출발기금의 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한편, 취약차주에 대한 적극적인 부채탕감 정책을 조속히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중소기업·자영업자의 임금 지불능력과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 막 시행된 납품단가연동제의 적용대상과 품목을 확대하고 중소기업·자영업자들의 단체협상권을 보장하여 대기업·본사와 거래조건에 대한 공정한 협의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여당 차원에서 대중소기업상생협력법과 가맹·대리점법 등 개정에 나서야 한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의 독과점 확대와 무분별한 시장진출,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독점규제법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허울 뿐인 자율규제’ 방침은 집어치워야 한다. 피해자들의 약 17% 정도만 이용 중인 전세사기·깡통전세 특별법과 정부의 지원대책도 대폭 보완하여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만약 윤석열 정부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이러한 ‘진짜 민생’ 대책은 외면한 채 해묵은 자영업자와 노동자 싸움 붙이기에만 골몰한다면 다가올 총선에서 거대한 민심의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차별과 혐오로 점철된 ‘가짜민생’ 걷어내고 ‘진짜 민생’의 목소리를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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