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불법합병 사건 1심 판결문 함께 읽기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재판부는 어떤 논리로 이재용과 삼성 임직원들에게 무죄를 선고했을까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4월 1일 월요일 저녁 7시, 삼성물산-제일모직 불법합병 1심 판결문을 함께 보는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날 설명회는 참여연대와 함께 삼성물산 불법합병 사건과 관련하여 활동해 온 김종보 변호사가 재판부가 판단한 사실관계 중 이해하기 어려운 지점, 삼성 측 증인들의 진술과 변호인의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진 점 등을 설명하고, 참여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약 1,600쪽에 달하는 복잡한 판결문에 대한 설명회는 2시간 가까이 이어졌고, 여러 참여자분들도 마지막까지 질의를 남겨주셨습니다.

삼성물산 불법합병 1심 판결문 온라인 설명회 슬라이드
2024.04.01. 참여연대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불법합병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판결문의 내용에 대하여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사진=참여연대>

주요 내용 요약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언제부터 준비되었는가?
    • 2011년 11월, 이재용은 골드만삭스 측을 직접 만나 이재용에게 유리한 시기에 에버랜드와 삼성물산 합병을 추진하는 방안들을 논의했고, 이어서 미전실에서 거의 실무를 총괄했던 인물이 같은 달 골드만삭스에 에버랜드 상장과 주가, 적절한 합병시기 등의 검토를 요청했습니다. 이에 골드만삭스 측은 며칠 후 미전실에서 요청한 검토 자료 문건을 보냈습니다. 이를 토대로 보아 이재용 측은 4년 전부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준비했다고 볼 수 있고, 검찰은 이 문건이 승계계획안인 ‘프로젝트-G’ 작성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 이에 재판부는 골드만삭스가 보낸 문건은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 매각을 위한 투자자 유치 과정에서 골드만삭스가 제안한 방안일 뿐이고, 그 내용도 일반적이며, 이미 시장에서는 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의 합병이 널리 회자되고 있었다는 이유로 합병은 골드만삭스가 새로 고안한 방안이 아니고 그 문건이 ‘프로젝트-G’로 이어진 것도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 그러나 골드만삭스가 합병을 처음 제안한 것이 아니라고 해서 골드만삭스의 문건이 ‘프로젝트-G’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논리는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해당 문건에는 합병의 필요성으로 ‘그룹 및 대주주의 지배권 강화’를 제시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 2012년 12월 경 작성된 ‘프로젝트-G’ 문건
    • 검사는 피고인들이 승계 대비 총수 일가 그룹 지배력 강화 계획인 ‘프로젝트-G’를 수립했다고 주장하며, 해당 문건에 ‘승계 및 계열 분리 대비’나 ‘대주주 지분율 강화’, ‘후계구도’ 등이 언급되고 있는 것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 이에 판사는 해당 문건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 규제 강화 공약들이 나오던 상황에서 이에 대비하여 금산복합 구조, 순환출자 구조, 일감 몰아주기 이슈 등 삼성이 마주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실행 가능한 다양한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문건일 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 그러나 ‘프로젝트-G’ 문건에는 특히 물산에 대한 지배력 강화가 시급하며, 합병 후에는 물산 지배력이 얼만큼 증가하는지, 그 이전에 최대한 에버랜드 지분을 모은 후 상장이 필요하다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는 등 총수 일가의 지배력 확대에 대한 논의가 담겨 있었고, 상장/합병 전 준비사항으로 바이오 사업 성과 가시화가 필요하다고 기술되어 있으며, ‘합병 기대효과’ 목록에 사업성 강화는 없었다는 점에서 재판부의 판단에 의아함이 남습니다. 해당 문건은 규제 강화를 대비한 문건일 뿐인 것이 아니라,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어떻게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할 것인지 검토한 문건이기 때문입니다.
  • 에버랜드의 로직스 지분 강화
    • 로직스를 설립할 때 삼성전자 에버랜드 삼성물산 퀸타일즈의 지분은 각각 40, 40, 10, 10이었습니다. 검사는 에버랜드가 바이오 사업을 가져서 향후 삼성물산과 합병할 때 유리하도록 하기 위해 미전실이 물산으로 하여금 증자에 참여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이에 재판부는 물산이 증자를 하지 않은 것은 물산의 당시 상황과 입장이 고려된 것이지, 미전실이 지시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하지만 에버랜드의 가치 증가를 위해 물산이 로직스 지분을 에버랜드에 매도하는 방안과 그럴 경우 배임이 될 수 있으니 증자에 불참하는 것으로 하자는 의견이 검토된 내부 보고서가 증거로 제출된 바, 지분을 매도하건 증자에 불참하건 물산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에버랜드를 위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방안이었다는 점에서 그 본질이 같으며, 이를 재판부가 고려하지 않은 점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 이재용과 미전실이 합병을 결정하였는가?
    • 검사는 이재용과 미전실에 의하여 이 사건 합병이 미리 결정되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 이에 판사는 미전실이 경제민주화 규제 강화를 앞두고 삼성이 마주한 문제들을 해소할 방안을 검토한 것일 뿐이지 승계 계획을 확정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 그러나 2014년 7월 ‘프로젝트-G’ 문건을 업데이트하여 작성된 ‘그룹 지배구조 이슈 검토’ 문건에서 ‘합병은 내년 하반기 추진이 가능하나 여러 변수가 많으므로 시간을 두고 결정’이라고 기재한 부분을 두고 합병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은 매우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 또한, 미전실이 검토한 지배구조 개편 문건들에서 사업상 필요성이나 시너지에 대한 분석은 원론적인 수준이거나 거의 없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문건 작성자들이 개별 계열사들의 사업상 필요성이나 시너지를 검토할 역량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러한 역량이 없는 인물들이 오로지 지배구조 개편 측면에서 합병 계획을 검토했다면 전단적으로 결정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20240207_삼성물산1심판결분석평가좌담회 (1)
2024.02.07. 참여연대는 ‘전부 무죄’를 선고한 이재용 1심 판결을 분석하고 비판하는 좌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사진=참여연대>
  • 합병이 2015년부터 검토되었다?
    • 검사는 미전실이 2015년 4월 ‘M사 합병추진(안)’을 작성해 모직과 물산 양사에 하달해 합병을 추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이에 재판부는 2015년 3월 제일모직 사장이 물산 경영진에게 합병을 제의하여 그때부터 미전실이 합병 계획을 검토한 것일 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 그러나 이재용과 미전실이 2011년 또는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에버랜드와 물산의 합병을 고민하고 있었고, 2013년 3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주가 파악, 합병 기일 조사 등의 내용이 담긴 문건들이 작성되었음에도, 2015년 3월에 모직(에버랜드)이 합병을 제의했다는 삼성 측 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여 그때부터 합병이 검토되고 진행되었다고 하는 것은 사실관계 인정이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재판부는 에버랜드 상장이 2014년 2월에 이건희가 승인한 사안이라는 피고인들의 진술을 받아들이기도 했습니다. 상장과 합병 계획이 이전부터 검토되었고, 그룹 총수가 에버랜드 상장을 승인하기까지 했는데 합병은 결정되지 않았다는 판단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 합병의 목적에 대하여
    • 검사는 합병의 목적이 이재용의 지배력 강화인데 사업상 시너지를 위해서라고 허위로 공시한 것이 자본시장법 위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이에 재판부는 합병이 물산과 그 주주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 그러나 재판부가 물산과 주주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직접 판단해 면죄부를 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매우 이상합니다.
    • 또한, 재판부가 그룹 지배력이 취약하여 경영권이 공격받으면 경영진이 회사를 안정적으로 경영하지 못 한다는 매우 친기업적 논리로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통해 경영권이 안정되는 것이 주주들에게 손해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한 지점도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총수 일가의 그룹 지배력이 강하면 무리한 투자 등 전횡적인 경영적 판단의 부작용이 초래될 위험도 증가합니다. 지배력 강화만으로는 손해가 될지 안 될지 알 수 없습니다.
  • 선행 사건에서 대법원의 판단과 어긋나는 점
    • 재판부는 선행 사건에서 대법원이 판시한 ‘승계작업’의 의미에 대해서도 완전히 왜곡했습니다. 이재용이 뇌물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국정농단 사건에서 대법원은 ‘최소 비용으로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인 삼성전자, 삼성생명에 대한 이재용의 경영권 강화라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미전실을 중심으로 삼성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승계작업이 진행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 그런데 이번 사건의 재판부는 ‘대법원과 그 하급심에서 이 사건 합병에 대한 청탁의 대가를 인정하지 않고 단지 포괄 뇌물죄에서 포괄적 직무 관련성에 대응하는 수준의 가변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으로서의 승계 작업이 인정되었을 뿐이다’라고 대법원 판단을 축소했습니다.
  • 종합 의견
    • 재판부의 근본적인 문제는, 삼성이 말하는 지배구조 개선, 지배력 강화는 곧 이재용의 지배력 강화를 뜻하는 것인데 이를 계속 분리해서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 검사가 약탈, 위법과 같은 표현에 치중하다보니 재판부가 ‘약탈적이거나 위법하진 않다, 무조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 이 사건 합병이 삼성그룹 전체의 지배구조를 정리하는 측면도 분명히 있지만, 그 과정에서 이재용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손해를 무시할 것을 용인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 에버랜드 상장은 승계를 위한 것만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예전부터 준비된 것이고 이재용의 지분율 확대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작업 중 하나였습니다. 따라서 상장이 승계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판결문 내용 설명을 듣고 시민들이 주신 질문과 그에 대한 응답 및 추가 의견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 판사들(사법부) 판결은 오로지 검사 기소 내용에 대해서만 결정되나요? 판사가 잘못한 건가요, 아니면 검사 때문에 판사가 잘못하고 있는 건가요?
    • 이 사건에서는 합병이 제일모직 사장이 제의하여 이루어졌다고 한 지점 등에서 판사의 판단이 사실관계를 인정하는 데 있어서 잘못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검사의 공소유지도 더 유연했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 판사가 보기에도 부자연스러운 승계 목적이 고려되고 있는데 왜 문제삼지 않는 건가요?
    • 판사는 그룹 전반의 총수 일가 지분이 많아야 주주들한테도 좋은 것이라고 친기업적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아예 문제 삼을 여지가 없다고 본 것 같습니다.
  • 그 외에 판결문이 말장난 같다는 의견을 더해주셨습니다.
삼성물산 불법합병에 대한 공정한 판결과 이재용 경제범죄 엄벌 촉구 기자회견
2024.01.22. 오전 11시, 시민사회단체들은 시민 2000명의 서명을 모아 삼성물산 불법합병 사건에 대한 공정한 판결과 이재용 회장의 경제범죄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사진 = 참여연대>

삼성물산-제일모직 불법합병 사건에 대한 추후 활동이 궁금하시다면

참여연대는 이재용 회장이 자신의 승계를 위해 대통령에게 뇌물을 주고 국민연금과 정부에 1조원에 가까운 손해를 입힌 이 사건의 책임을 제대로 끝까지 지게 하기 위해 여러 활동을 계속 해나갈 예정입니다. 특히 다가올 2심에서 제대로 된 공판이 진행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해나갈 예정이고, 국민연금에는 국민연금이 입은 약 7천억원의 손해에 대해 이재용 회장과 삼성물산에 구상권을 청구하도록 촉구할 계획입니다. 이 구상권은 저희 계산에 따르면 소멸시효가 내년 상반기에 끝나기 때문에 그 전에 국민연금이 청구하지 않으면 그 손실을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아울러 해외투기자본인 엘리엇이 대한민국 정부에 제기해 국제 중재판정에서 결정된 1300억원에 대해서도 정부가 원인제공자인 이재용 회장과 삼성물산 등에 구상권을 청구하도록 하는 활동도 지속할 계획입니다. 이후의 참여연대 활동에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삼성물산 불법합병 관련 참여연대 활동 더보기

[유튜브] 삼성총수일가 25년 불법승계 범죄 블록버스터 전격공개!
이재용 기소 이끌어낸 결정적 장면 5가지 (feat. 참여연대)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