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집단소송법, 6월 국회통과 물건너갔다

국회법사위 심사소위, 결국 시행시기 등 합의 못한 채 이번 일정 마무리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된다던 증권관련집단소송법 제정이 결국 다음 국회로 미뤄졌다. 지난 6월 25일 오후 2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서 증권관련집단소송법 심사가 열렸으나 여전히 시행시기에 대한 이견은 좁히지 못한 채 세부항목 논의는 다음 소위로 넘겨 실질적으로 이번 국회 일정에서는 통과가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날 소위에서 의원들은 “7월 통과가 최종목표”라고 공언했으나, 7월 국회는 개최여부조차 불투명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 역시 미지수다.

이날 심사에는 제1소위 의원으로 민주당의 함승희, 조순형, 천정배 의원과 한나라당의 최병국 의원이 참석하고, 최근 새로운 법안을 제출한 임태희 의원과 재경부와 법무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대다수 의원, “공탁금 제도 문제 많다”

세부적인 조문검토에 앞서 정부가 제출한 정부안과 임태희 의원이 대표발의 한 임태희안 간의 쟁점에 대해 법무부 조정환 법무심의관이 간단히 설명한 후 토의가 이어졌다. 법무부가 지적한 쟁점사항은 △소송대상의 범위 △소송허가요건 △법원이 소제기 허가시 금융감독당국에 자료와 의견요청 의무화 △소 제기시 담보제공 △손해배상액 산정 △시행시기 등 6가지였다. 지난 2000년 참여연대가 입법청원하고 의원 34인과 함께 의원발의했던 법안은 논의에서 제외되었다. 법 제정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시기에 제출되었다는 이유였다.

소송대상의 경우 분식회계와 허위공시에 대해서는 의원들은 임태희 안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임태희 안은 현재 개별 손해배상청구소송의 경우 대상기업의 제한이 없다는 점과 기업간 형평성의 문제를 들어 전 상장,등록기업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다. 자산 2조 원 이상 기업으로 제한하여 일단 시행한다는 일부 언론의 해석과 달랐다. 함승희 의원은 “자산 2조원 이상 항목을 삭제하는 대신 유예기간을 2년 정도 설정하여 법문에 명시하자”는 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가장 논란이 뜨거운 공탁금 제공의무에 대해서도 반대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공탁금제도는 소송남발을 막기 위해 원고의 담보를 요구하는 것이다. 임태희 의원은 “악의적인 소송남발 방지를 위해서 필요한 조항라이고 주장했으나, 참석 의원들은 “미리 담보제공을 의무화한다는 것은 원고의 재판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집단소송 역시 일반 손해배상청구와 마찬가지로 개인이 입은 손해에 대한 정당한 권리행사이며 악의적인 소송의 방지를 위해 법원이 소제기를 허가하는 절차가 있음을 강조했다.

소송허가 요건으로 논쟁이 이어졌다. 소송허가 요건을 50인 이상 규정하고 있는 정부안에 지분율 0.01%를 추가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해 이에 대한 찬반양론이 뜨겁게 맞섰다. 반대하는 의견은 “이미 남소방지장치는 충분하며 일부 기업의 경우 0.01%의 지분율이라 하더라도 실제 금액은 수십억원에 달해 소제기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천정배 의원은 “이해관계자로서의 소수주주권 행사와 민사 손해배상청구의 개념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의사를 표했다. 이에 대해 “현행 소수주주권 행사를 위해서 0.01%의 지분율 확보가 조건인만큼 필요하다”는 의견이 맞섰다.

여야의원 주장대로 “7월 통과” 가능할까

시행시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법안 통과 후 법 시행을 위한 관련 규정 정비를 거쳐 2004년 7월 1일부터 시행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유예기간을 둘 필요가 없다”는 의견과 “법 시행에 따른 법원과 관련부처, 기업의 준비를 위해 1∼2년의 유예기간은 필요하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그러나 배석했던 대법원 판사는 “관련 규정 정비에 시일이 소요되기는 하지만 1년이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여 7월 이전에도 시행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의원들 역시 가능한 빠른 시행에는 합의를 하였으나 세부적인 심의는 다음 소위로 넘겨졌다. 7월 2일까지인 6월 임시국회 일정상 통과는 불가능해진 것이다. 법안심사소위 의원들은 최대한 빨리 소집해 “7월 통과가 최종목표”라고 공언했으나, 7월 국회는 개최여부조차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이 선언의 실현여부는 미지수다. 만 3년째 증권관련집단소송법 제정에 힘써온 참여연대는 입법을 코앞에 두고 다시 미뤄진 이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실효성 있는 법이 되도록 제정되는 순간까지 “법사위 심사소위와 본회의 등 국회의 심사과정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 등으로 모든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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