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재벌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 검찰개혁의 핵심

최근 전직 검찰 관료의 영입에 매달리는 기업, ‘검경유착’의 우려 커져

지난 4월 13일 서울중앙지검(담당: 김국일 검사)은 지난 2004년 4월 20일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황영기 전 삼성생명 이사(현 우리금융지주회사 회장 및 우리은행장)등 6인에 대해 삼성생명이 한빛은행과의 비상장 투신사 주식 스왑(swap)거래 과정에서 삼성투신 주식을 이재용씨에 매각함으로써 부당이득을 제공한 혐의와 삼성자동차에 대한 여신을 지원하여 삼성생명에게 손해를 끼친 혐의로 고발한 사건(특경가법상 배임)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증거불충분이 그 이유이다.

그러나 검찰의 이러한 태도는 납득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 사건의 기초적 사실 관계는 이미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위원회의 과징금 부과 및 관련임원들에 대한 징계 처분(특히 황영기 전 이사 등 4인에 대해서는 중징계인 문책경고 처분) 등을 통해 그 불법성이 확인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미 다른 국가기관에 의해 사실이 확인된 사안을 검찰이 1년 넘게 조사하면서 내린 결론이 고작 ‘증거불충분으로 인한 무혐의’라는 것을 ‘재벌봐주기’외에 달리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이 사안은 삼성생명이 명백히 자신에게 소유권이 있는 비상장 금융계열회사의 주식을 특수관계인인 이재용씨에게 넘김으로써 부당이득을 얻게 함은 물론 변칙적으로 경영권 세습을 했던 낡은 관행에 대해 검찰이 과연 형사법의 잣대를 들이대어 이를 규제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던 중요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검찰은 이 사건 처리에 있어서도 과거 재벌사건에서 보였던 ‘눈치보기’와 ‘봐주기’를 반복함으로써, 후진적인 기업경영 풍토를 교정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직무유기적 태도를 보였다.

비단 이 사건뿐만이 아니다. 최근 들어 검찰은 재벌관련 수사에서 계속해서 범죄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적극적으로 찾는 의지나 노력 없이 형식적으로 수사를 종결하고 있다.

불법 대선자금 수사에서의 재벌총수에 대한 봐주기 수사부터 시작하여 ▲ 5대 그룹 부당 내부거래 배임죄 고발에 대한 무혐의, ▲ 한화그룹 분식회계에 대한 무혐의, ▲ 가장 최근의 대상그룹 명예회장에 대한 참고인 중지 처분 등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결된 사건이 없다.

이들 사건 대부분은, 삼성생명 임원들에 대한 고발건과 마찬가지로, 금감위나 공정위와 같은 다른 국가기관에서 어느 정도 실체적 진실을 밝혀놓은 사안들이다. 물론 범죄사실의 고의나 배임입증의 문제는 다른 국가기관에 판단이 아닌 검찰의 독립적 판단의 문제이다.

하지만 최근 검찰이 재벌 관련 사안에서는 공정한 검찰권의 행사를 사실상 포기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불신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불법대선자금의 전주(錢主)라 할 수 있는 재벌총수에 대한 직접 수사가 단 한번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주요 기업들이 ‘법률적 리스크’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과거 검찰 고위직 인사들을 앞다투어 영입하고 있다. 그러나 재벌들이 전직 검사들의 인적네트워크를 매개로 검찰의 재벌 관련 수사에 있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즉 ‘검경(檢經)유착’의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과거에는 권력형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특별검사의 필요성이 절실했다. 그러나 이제는 재벌 관련 범죄의 수사를 위해 기존 검찰 조직이 아닌 새로운 조직이 필요하다고 느낄 지경이다. 한마디로 ‘재벌봐주기’로 무한질주하고 있는 검찰을 통제하고 견제할 제도적 장치가 절실하다.

표1. 최근 재벌 관련 검찰의 수사 결과와 그 문제점

별첨자료 1. 최근 재벌 관련 검찰의 수사 결과와 그 문제점

별첨자료 2. 참여연대가 고발한 삼성생명의 주식스왑과 삼성자동차 부당 지원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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