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미분류 2015-03-06   1430

[논평] 대한변협측의 김영란법 헌법소원제기에 대한 입장

대한변협측의 김영란법 헌법소원제기에 대한 입장

위헌이라고 하는 주장에 대해 동의할 수 없어

법률제정을 전후해 확 달라진 언론과 전문단체의 태도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안(이하 김영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지 이틀만에, 대한변호사협회가 언론기관 종사사를 청구인으로 하여 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참여연대는 김영란법안과 같은 취지의 강력한 반부패 제도의 필요성을 동감해 2월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을 요청하였다. 또 법률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에는, 매우 강력하고 새로운 제도의 도입에 따른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1년6개월의 시행 준비기간 중에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하고, 검찰이나 경찰의 수사권 남용도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대한변협측이 제기한 헌법소원 청구내용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입장이다. 

 

우선 대한변협측은 언론기관 종사자를 규제대상에 포함시킨 것이 평등권 침해라고 하였다. 참여연대가 언론기관 종사자를 포함시켜야한다는 입장을 먼저 주장한 바는 없고 국회 심의과정에서 추가되었다. 그러나 언론기관 종사자를 포함시키는 것은, 입법정책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고 사익과 공익을 비교했을 때 규제에 따른 공익이 더 크다고 본다. 또 좁은 의미의 공무원뿐만 아니라 공기업 임직원이나 공직유관단체라고 분류된 다종다양한 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원 신분이 아닌 민간인도 이 법률의 적용대상이다. 따라서 평등권 침해라고 단언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다음으로, 대한변협측은 부정청탁의 개념이 포괄적이어서 국민의 정당한 청원 및 민원제기를 위축시킬 소지가 많고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점을 제기했다.

국회를 통과한 김영란법에서는 금지된 부정청탁을 15가지로 유형화했고 예외사유를 7가지 제시했다. 모든 것이 명확할 수는 없겠지만, 문장 표현뿐만 아니라 입법목적, 취지 등을 고려하는 해석방법에 의해 그 의미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지에 따라 명확성 원칙을 판단할 수 있다는 헌재의 결정례를 고려하면 명확성 원칙을 위배한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김영란법 원안과 비교해보았을 때, 국회를 통과한 법률의 부정청탁의 개념은 많이 분명해졌다. 김영란법 원안은 “법령을 위반하게 하거나 지위 또는 권한을 남용하게 하는 등 공정하고 청렴한 직무수행을 저해하는 청탁 또는 알선행위”라고 포괄적으로만 규정하고, 현재 국회를 통과한 법률의 예외사유와 대동소이한 것을 4가지 제시했을 뿐이었다. 따라서 국회를 통과한 이 법률은 정부 원안에 비해 부정청탁의 개념을 좀 더 분명히 한 것임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본다.

 

다음으로, 공직자에게 금지된 금품을 배우자가 받았을 때, 그 사실을 신고해야 한다는 것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형벌의 자기책임 원칙을 침해한다고 변협측은 주장하고 있다.

이 법은 제3자가 배우자에게 공직자가 받으면 안 되는 금품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공직자가 알게 되었을 때, 이같은 사실을 소속 기관장에게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즉 배우자를 신고하라는 것이 아니라, 배우자를 통해 부적절한 금품로비를 시도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신고하라는 것이다. 이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면서 가족간의 인륜에 반하는 행위를 하라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다.

또 이 법은 배우자의 잘못 때문에 공직자를 처벌하는 게 아니다. 배우자가 금지된 금품을 받았음을 알았을 때, 이를 신고해야 하는 공직자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행위 때문에 공직자를 처벌하는 것이다. 이는 형벌의 자기책임원칙 위배라고 볼 수 없다.

 

한편 언론기관 종사자가 포함된 것을 제외하면, 대한변협측이 헌법소원을 제기한 부분은, 2012년 8월에 당시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성안해 입법예고한 법안 및 2013년 8월에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김영란법 정부안에도 있던 내용으로 갑자기 추가된 것이 아니다.

그런데 2014년 8월에 열린 대한변협이 주최한 <제23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 결의문에는 김영란법 원안을 조속히 통과시켜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최소한 언론기관 종사자 부분을 제외한 다른 사항들에 대해서 대한변협측이 기존의 입장을 번복한 것인지 의아하다.

법률 중에서 문제가 있는 것은 당연히 보완되어야 하고 개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김영란법이 국회를 통과된 후 벌어지고 있는 이 법에 대한 비난, 그리고 헌법소원 제기가 과연 합리적인 것인지 의문스럽다. 언론기관 종사자처럼 범위 확대 문제를 넘어 규제방식을 포함해 이 법률 자체에 대한 일부 언론과 전문단체가 보이는 태도는 법 제정 전과 후에 확 달라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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