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검찰 출신 국수본부장, 수사 독립성 문제 없나

국수본 설립 취지에 반하고 경찰의 중립성, 독립성 훼손 우려

수사기소 분리 등 검찰의 권한 줄이는 제도변화에 역행해

경찰청은 오늘(2/24) 검찰 출신 정순신 변호사를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2년이며 다음주 월요일(2/27) 취임할 예정이다. 정순신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일한 경력 등이 드러나면서 경찰수사가 정권으로부터 독립성을 지켜낼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가수사본부는 2021년 관련 법률의 전면개정을 통해 신설된 조직이다. 경찰청장을 정점으로 하여 수직적으로 조직된 경찰의 권한을 분산하고 수사의 독립성을 담보하기 위해 설치되었다. 때문에 경찰법은 국가수사본부장을 개방직으로 상정하고 있다. 그러나 개방직임에도 불구하고 그 인선과정은 불투명하다. 어떤 기준으로, 어떤 과정을 통해 정순신 변호사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되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대통령과 근무연을 가진 검찰 출신 정순신 변호사의 임명이 경찰수사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순신 변호사의 임명은 경찰수사의 중립성과 독립성 뿐만 아니라 대공수사권의 이관 등 향후 이어지는 경찰제도의 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우려된다. 경찰의 권한은 비대해져가는데 이에 상응하는 견제장치는 부실하다. ‘행안부 경찰국’ 설치에 이어 국가수사본부장마저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람이 사실상 내정되어 임명된 결과는 아닌지 의심되는 상황에서 향후 경찰수사의 독립성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또한 경찰권한에 대한 견제방안 마련도 더욱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정순신 변호사의 임명은 경찰제도 뿐만 아니라 그간 진행된 형사사법체계의 논의 전반에 역행하는 결정이다. 윤석열정부는 검찰의 직접수사 권한 등을 확대하기 위해 시행령 등 법률과 국회논의를 우회하는 방식을 선택해왔는데 정순신 변호사의 임명이 결국, 검찰 출신 국가수사본부장을 통하여 경찰을 직접 장악하고자 하는 정권 차원의 결정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정순신 변호사의 임명은 검찰 출신을 경찰수사의 수장으로 두어 검찰의 독점적인 지위를 해소하고자 했던 형사사법체계와 관련한 지금까지의 제도변화를 무력화하는데 목적이 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경찰개혁네트워크는 정순신 변호사의 국가수사본부장 임명이 부적절하다고 본다. 정순신 변호사가 국가수사본부장으로서 경찰수사 전체를 지휘하는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 정권으로부터 독립성, 중립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경찰이든, 검찰이든 수사라는 권한을 독점하면 그 권한은 정권의 도구가 된다. 정순신 변호사의 국가수사본부장 임명은 경찰제도를 넘어, 형사사법체계 전반에 대한 검찰의 장악은 아닌지 따져보아야 한다.

논평 원문 보기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