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대통령 부부는 ‘명품 수수’ 조사부터 받아야

언론 대담으로 청탁금지법 위반 피신고인 조사 피할 법적 근거 없어

제2부속실 부활, 특별감찰관 임명은 대통령 부부 조사 · 수사와 별개

윤석열 대통령이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수수’와 관련해, 방송사 신년 대담 형식의 입장 표명과 함께, 스스로 폐지했던 제2부속실의 부활과 특별감찰관 임명 등의 방안 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제2부속실의 부활과 특별감찰관 임명은 김건희 여사의 리스크 관리를 위한 사후적 대책이지, 이미 발생한 청탁금지법 위반 행위에 대한 대책이 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국민권익위원회 조사부터 성실히 받아야 한다. 제2부속실 부활이나 특별감찰관 임명 같은 대책 논의와 실행은 그 다음 문제다. 김 여사의 ‘명품 수수’ 사건 조사가 언론 대담만으로 유야무야 되어서는 안 된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수수’와 관련해 직접 입장을 내놓겠다는 윤 대통령이 밝혀야 할 사항은 매우 간단하다. 우선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2022년 6월 20일과 2022년 9월 13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명품 브랜드인 샤넬 화장품들과 디올 파우치를 받은 사실을 안 뒤 공직자로서 어떠한 취한 조치를 취했는가, ▲이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비서실에 어떠한 지시를 했고, 그에 따라 대통령비서실은 어떠한 조치를 취했는가, ▲이 사건과 관련해 피신고인 신분으로 국민권익위로부터 통지나 조사를 받았는가 등이다.

또한 윤 대통령은 이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비서실이 보여 온 부적절한 행태에 대해서도 자신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대통령비서실은 윤 대통령, 김 여사와 함께 조사대상이다. 그런데도 그동안 대통령비서실은 공식 입장 발표 대신 관계자의 발언 형식으로 국민권익위와 검찰 등 조사 · 수사기관에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왔다. 대통령비서실은 김건희 여사가 받은 명품이 대통령기록물법의 ‘대통령선물‘이라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금품 제공자의 주장과 관련 보도를 ‘치밀한 기획 아래 영부인을 불법 촬영하는 초유의 사태’라 주장했다. 형식도 매우 부적절한 뿐더러, 그 내용조차 터무니없다.

금품 제공자의 주장에 따르면, 적어도 두 차례 모두 김 여사를 만나기 전에 카카오톡 등으로 제공할 명품의 품목을 보여준 뒤에야 만남이 성사됐다. 대통령 배우자라는 특성에 비추어 볼 때, 김 여사가 해당 명품을 받겠다는 의사가 없었다면 처음부터 만남이 성사될 수조차 없었다. 더구나 두 번째 명품 제공과 수수 과정이 담긴 영상과 관련 보도를 통해 드러난 바와 같이, 김 여사는 제공자가 건넨 명품을 거절하거나 그 자리에서 돌려주지도 않았다. 대통령비서실의 ‘관계자’가 언론을 통해 해당 명품들을 ‘관리 · 보관’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적어도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사후에도 받은 명품들을 제공자에게 돌려주지 않았음도 확인된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청탁금지법공무원행동강령을 위반한 혐의가 오히려 명확해지는 것이다. 설령 대통령비서실이 해당 명품들을 ‘대통령선물’이라 주장하겠다면, 대통령기록물법에 따라 대통령 직무수행과의 관련성, ‘국가적 보존가치가 있는 선물’로 판단한 이유, 등록정보의 생산 · 관리 여부 등을 국민권익위 조사 과정에서 낱낱이 밝혀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조사 절차가 진행됐다는 근거를 어디에서도 확인할 수가 없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비서실은 이 나라의 법치를 더는 욕보이지 말아야 한다.

이제 해외 언론까지 이 사건을 주목하고 있다. 이같은 국격 훼손의 책임은 오롯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있다. 윤 대통령이 이 사건에 대해 책임지는 길은 오로지 성실히 조사받고 그에 상응하는 법적 조치에 따르는 것뿐이다. 다시금 강조한다. 윤 대통령은 최고위공직자로서 김 여사와 함께 청탁금지법 등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 피신고인이다. 어떠한 피신고인도 스스로 여는 언론 대담으로 조사기관의 조사 절차를 대신할 수 없다. 누구든 법 위에 있어서는 안 되며, 대통령도 예외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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