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이제 와서 감찰규정 없다는 대통령실, 어이없다

거짓말이거나 법적 근거 없는 마구잡이식 감찰 인정

참여연대가 제기한 감찰조직의 운영규정 등에 대한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소송에서 대통령실은 지난 2월 23일 변론 기일에 제출한 준비서면을 통해 참여연대가 청구한 정보는 “보유 ⋅ 관리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황당무계하다. 대통령실은 2023. 1. 31. 참여연대 정보공개 청구에 정보 ‘부존재’가 아닌 ‘비공개’ 결정을 통보하였으면서도, 1년이 지난 지금, “보유 ⋅ 관리하고 있지 않은 정보”라고 한 것이다. 이는 대통령실이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아니면 스스로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마구잡이식 감찰을 벌였음을 자백하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어처구니 없는 서면을 낸 대통령실을 규탄하며,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

지난해 1월,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이례적으로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해 직접 감찰에 착수하면서,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한상혁 방통위원장에 대해 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 운영되는 ‘감찰 조직’은 외부의 감시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개별 기관에 정권이 압력을 넣는 통로로 악용될 수 있는 만큼 감찰의 근거 규정은 명확해야 한다. 이에 참여연대는 2023. 1. 31. 대통령실을 상대로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이 방통위를 감찰하는 근거 규정 및 법령(법, 시행령, 행정규칙, 훈령, 고시 규정 등 모든 법규명령 및 행정규칙 포함)”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대통령비서실 내부규정 등은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제16조 및 제17조에 따라 비공개 정보로 분류되거나 대통령지정기록물로 가지정 예정 및 지정될 수 있는 정보에 해당”된다는 등의 사유를 들어 ‘비공개’를 결정하고 이의신청도 기각했다.

대통령실은 참여연대가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참여연대가 공개 청구한 정보에 대해서 정보가 아닌 질의, 진정이므로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지난 2월 23일 변론 기일에 제출한 준비서면을 통해서는 ‘해당 정보를 보유 ⋅ 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변론기일 법정에서 참여연대 소송대리인(최용문 변호사)은 해당 내용이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인지 물었으나 대통령실 대리인은 서면으로 제출하겠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대통령실이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이 방통위를 감찰하는 근거 규정 및 법령”을 보유 ⋅ 관리하고 있지 않다면 애초 참여연대 정보공개 청구에 ‘비공개’가 아닌 ‘부존재’로 결정을 내렸어야 했다. 비공개는 정보의 존재를 전제로 결정하는 처분이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당시 참여연대가 청구한 정보는 대통령 임기 이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될 수 있는 정보라는 등의 황당한 사유를 들어 ‘비공개’ 결정을 내리고 시간을 끌더니, 이제 와서 아예 없는 자료라고 한다. 이는 당시 비공개 결정 자체가 잘못된 것이거나,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입장을 뒤집은 경위에 대해 대통령실은 밝혀야 한다. 

또한 대통령실이 해당 정보를 진짜 보유 ⋅ 관리하고 있지 않다면 이는 법적 근거도 없이 감찰을 벌였음을 자백하는 것이다. 법치주의를 누구보다 강조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법적 근거와 절차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국정을 운영해도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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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2022. 10. 05. 대통령실 직원 명단 비공개 취소소송 제기
– 2023. 02. 01. 대통령실, 초점 흐리지 말고 법률근거를 제시해야
– 2023. 02. 07. 대통령실에 ‘소송현황’ 등 정보공개청구
– 2023. 02. 23. ‘대통령실 감찰의 근거규정’ 등 비공개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 2023. 05. 03. ‘대통령실 감찰규정’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 제기
– 2023. 06. 01. ‘대통령실 운영규정’ 정보공개거부 취소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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