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반부패 2005-07-28   2130

삼성의 불법로비와 안기부 불법도청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공동기자회견

1. 17개 시민단체는 오늘(7/28,목) 삼성의 불법로비 엄정수사와 안기부 불법도청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이번 사안은 과거 한국사회의 병폐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으로, 반드시 청산되고 극복되어야 할 대상”이라고 말하고 “그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삼성의 행위는 권언유착과 정경유착, 법경유착을 도모하는 전사회적 악행으로 최우선의 비난대상이 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2. 특히 이들 단체는 “삼성의 이같은 불법행위가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이재용씨로의 재산 및 경영권 세습과정에서 발생하는 법률적 문제를 무마하기 위한 행위라는 점에서 이건희 회장의 지시 혹은 공모여부가 수사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삼성기업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총수일가의 이익을 위해 이뤄지는 각종 불법, 탈법 행위를 차단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 단체는 ”이번 사건이 발생한 이후 삼성과 중앙일보가 보인 태도는 매우 실망스럽다며, 이들의 행위는 사과가 아닌 항변과 궤변, 나아가 물타기 시도일 뿐“이라고 말했다.

3. 안기부의 불법도청행위에 대해서도 “명백한 국가공권력의 남용이며 범죄행위”라며 비난하고 ‘국정원의 과거청산 차원에서 그 진상이 규명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해 개인적,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어떤 행위도 용서 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현재에도 정보기관에 의한 이같은 불법행위는 집권자의 의지에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며 ‘이를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최근 검찰수사와 관련해서도 이들 단체는 ‘검찰 수사의 초점이 안기부의 불법 도청에만 치우쳐 있다’며 이는 ‘이번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자, 도청과 불법행위가 재생산되는 것은 이번 사건과 같은 유착관계에서 비롯된다는 검찰의 인식 부족 때문’이라며 재차 불법로비에 대한 엄정수사를 촉구했다.

4. 오늘 기자회견에는 김세균 교수(민교협), 남윤인순 공동대표(여성연합), 신학림 위원장(언론노조), 김혜정 사무총장(환경련), 하승창 사무처장(함께하는시민행동), 최민희 사무총장(민언련), 지금종 사무총장(문화연대), 전성환 실장(YMCA 전국연맹), 김기식 사무처장(참여연대) 등이 참석했다.

<기자회견문>

삼성의 불법로비 엄정수사와 안기부 불법도청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공동기자회견

지난 한 주 동안 국민들은 과거 정치권과 재벌, 고위권력층, 그리고 언론간의 추악한 유착실태를 충격과 분노 속에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경유착, 권언유착의 실상이 드러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막상 당사자들의 입을 통해 드러난 실태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지독한 악취가 풍기고 있습니다. 불법행위의 규모나 방법도 놀랄만한 것이지만 관련자들의 면면 또한 우리를 분노에 이르게 합니다. 녹취록에 거론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우리사회의 권력층이었습니다. 여야의 대통령 후보를 비롯해, 고위 정치인이 연루되고, 심지어 사회악과 부조리를 비판하고 감시해야 할 언론사의 사주가 불법행위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거악을 파헤치고 처벌해야 할 검찰 고위층 역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한마디로 이 사안은 과거 한국사회의 병폐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구태의 결정판이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런 병폐가 지금 이 순간에는 완전히 근절되었다고 볼 수 없으며, 이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질곡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청산되고 극복되어야 할 대상입니다. 이번 사건의 진상이 낱낱이 규명되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검찰수사를 비롯해, 국회차원의 진상조사, 그리고 특별검사 등 그 어떤 방식이든 이번 사건의 전말을 밝히고 이에 따른 책임을 묻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입니다. 우선 검찰수사는 이번 사건이 정쟁화 되거나 은폐, 묵인되는 것을 막고 이 과정에서 이뤄질 수 있는 진실의 왜곡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분명히 합니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이 사건이 단지 부패한 몇 사람이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벌인 일탈적 범죄 행위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녹취록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재벌인 삼성이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국가권력을 좌지우지 하려 했던 흔적이 담겨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대통령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자신들의 허물을 무마하고 이익을 얻기 위해 정치인과 권력자들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총체적 불법행위의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그리고 삼성의 이같은 권력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삼성의 행위는 권언유착과 정경유착, 법경유착을 도모하는 전사회적 악행으로 최우선의 비난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이는 금력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모든 부분을 자신의 손아귀에 장악하고자 하는 음모로 사실상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삼성기업과 총수일가의 문제는 분리되어야 합니다. 그동안 삼성이라는 기업에 문제가 됐던 것은 기업자체의 경영상의 문제가 아니라, 총수일가의 지배구조가 갖는 법률적 문제였습니다. 바로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이재용씨로의 재산 및 경영권 세습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결국 이를 무마하기 위해 삼성은 정치권에 불법자금을 제공하거나 에버랜드 BW, 삼성전자 CD, 에스디에스 BW 발행에서 나타난 것처럼 각종 불법 및 편법행위들을 마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사안 역시 총수일가의 지배구조를 보장받고자 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행위라는 점에서 이건희 회장의 지시 혹은 공모여부가 반드시 수사되어야 함을 거듭 강조합니다. 우리는 삼성기업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총수일가의 이익을 위해 이뤄지는 각종 불법, 탈법 행위를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한편 이번 사건이 발생한 이후 삼성과 중앙일보가 보인 태도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삼성이 발표한 대국민사과는 도대체 무엇을 사과한다는 것인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사과란 사실의 인정과 반성에 기초해야 하는데 삼성은 녹취록에서 드러난 기본적인 사실마저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더구나 관련자들인 이건희 회장과 그 가신들이 빠진 사과의 진정성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중앙일보 역시 사설형태의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정작 사과가 아닌 궤변과 협박성 항변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중앙일보는 이 사건을 삼성과 중앙일보 사주인 홍석현씨의 문제가 아니라 불법도청의 문제로만 몰아가면서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단히 실망스러운 것입니다.

무엇보다 우리를 경악하게 하는 것은 이번 사건이 다름 아닌 국가기관의 도청이라는 불법행위에 의해 드러나게 됐다는 점입니다. 이는 명백한 국가공권력의 남용이며 범죄행위입니다. 따라서 국정원의 과거청산 차원에서 그 진상이 반드시 규명되어야 합니다. 나아가 이를 이용해 개인적,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어떤 행위도 용서 되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이 사건이 정보기관의 존립자체를 뒤흔드는 중대한 사건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누가 언제 이런 식의 도청을 행하고 그 수혜자와 이용자는 누구이며, 그 관련 자료들은 현재 누가 어떻게 보관하고 있는지, 어떠한 처리계획하에 이를 다루고 있는지 등에 관해서도 명확하게 밝혀져야 합니다.

동시에 이번 사건은 국민의 이익을 위해 복무해야 할 정보기관이 집권자와 특정 정치인의 이익을 위해 일할 때, 얼마나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은 그동안 정보기관이 그 업무의 특수성을 이유로 견제와 감시로부터 벗어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를 과거의 일일뿐이라고 그냥 넘기기에는 여전히 국정원에 대한 믿음과 신뢰는 쌓여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국민의 정부, 그리고 참여정부 이후 국정원에 대한 개혁을 단행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제도로 뒷받침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즉 언제든지 집권자의 의지에 의해 과거로 회귀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불법도청의 전후관계를 밝히고 관련자를 문책하는 것을 넘어 정보기관의 불법행위를 감시하기 위한 제도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이미 검찰은 관련사건에 대한 수사에 나섰습니다. 그 어떤 것보다 녹취록에 드러난 불법행위의 사실관계가 먼저 규명해야 한다는 점에서 검찰의 수사는 너무도 당연한 것입니다. 아울러 녹취록의 전제가 되는 안기부의 불법도청 사건에 대한 수사 역시 철저하게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수사결과에 따라 관련자가 누구이든지 그 책임을 엄하게 추궁해야 합니다. 하지만 검찰에 무한정의 이런 기대를 갖게 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검찰이 벌써부터 이번 수사의 초점을 안기부의 불법 도청에만 두고 있는 듯하기 때문입니다. 사건배당에서부터 검찰총장의 발언 등에서 묻어나는 이같은 검찰수사의 흐름은 자칫 또 다시 검찰이 권력과 재벌의 시녀가 되었다는 비판을 받게 할 것입니다.

실제 도청은 어떤 경우에도 인정할 수 없는 범죄이지만, 그 도청으로 상징되는 권력의 기반은 바로 이런 유착의 틀 속에서 형성되고 성장하고 또 보호된다는 점에서 도청뿐만 아니라 이런 유착 역시 철저하게 단절되어야 합니다. 바로 그 유착과정에서 지배 권력은 공고해지며, 이러한 무소불위의 권위의식 속에서 도청과 불법행위가 재생산되기 때문입니다. 검찰이 이 점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우리사회의 정치발전과, 법치주의의 확립은 요원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 역시 검찰의 손을 떠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해둡니다.

2005년 7월 28일

녹색연합/문화연대/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한국여성단체연합/YMCA전국연맹/참여연대/함께하는시민행동/녹색연합/환경운동연합/한국기자협회/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언론정보학회/언론인권센터/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17개 시민단체 일동)

참여연대 등 17개 시민사회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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