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참여사회 2004년 09월 2004-09-01   810

회원이 말하는 참여연대 운동방향과 발전전망

올해로 창립 10년째를 맞는 참여연대는 장기적인 조직발전 전망 및 참여연대 운동방향에 대해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대대적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참여연대 월간지 『참여사회』, 홈페이지, 회원전용뉴스레터 등을 통해 실시한 회원설문조사를 1차 분석까지 마쳤다. 813명 회원들의 의견분포 분석결과를 들어보자. 편집자주

지난 6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34일에 걸쳐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배포된 설문지에 스스로 기입하여 우편이나 이메일로 반송을 받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지역별·성별·연령별 인구비례할당 표집방식에 따라 총 813명의 회원으로부터 설문지를 돌려 받았다. 이 조사결과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43%포인트이며, 참여연대 시민참여팀에서 조사하고 (주)리서치앤리서치(R&R)에서 1차 분석을 실시했다. 이 글은 이렇게 진행된 설문조사결과를 정리하여 소개하고, 표본추출된 813명의 의견을 바탕으로 1만4000여 참여연대 회원들의 생각과 고민을 함께 가늠해보고자 하는 취지에서 작성됐다.

참여연대운동, 진보적이다

참여연대 회원들은 한국 국민의 일반적인 이념적 성향에 대해 60.1%가 보수적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자신의 이념적 성향에 대해선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70%나 되고, 참여연대의 정책과 노선에 대해서도 82%가 진보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었다. 이는 참여연대 회원들의 상당수가 자신과 참여연대의 활동을 ‘진보적’이라고 생각하고, 또 동시에 진보적이길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특징은 지지하는 정당을 묻는 질문에 대해 가장 많은 42.7%가 민주노동당을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열린우리당 26.4%, 한나라당 2.7%, 민주당 1%)에서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참여연대 회원가입 이후 정치의식, 사회활동, 생활태도 등에서 변화가 있었던가에 대한 질문에 62.9%(매우 큰 변화 12.3%, 약간의 변화 50.6%)가 변화가 있었다고 답하여 참여연대 회원가입이 개인에게 있어서 중요한 ‘변화의 계기’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그림 1)

한편, 참여연대 회원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회원은 응답자의 23.6%로 그다지 높은 비율은 아니었다. 회원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된 이유로는 ‘운동의 수단이나 목적 등이 자신과 맞지 않다고 느꼈기’때문이라는 응답비율이 45.3%로 가장 높았는데(경제적 이유 등 개인사정으로 26%, 회원에 대한 충분한 서비스 제공이나 배려 부족 14.1%), 특히 스스로를 보수적이라고 밝힌 회원의 71.4%, 한나라당 지지자 66.7%, 민주당 지지자 85.7% 등이 이런 이유로 회원을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상의 설문결과를 종합해 볼 때, 참여연대 회원들의 상당수는 참여연대의 운동이 ‘진보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참여연대의 이러한 운동방향이 회원들의 정치의식 등에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스스로를 ‘보수적’이라고 느끼고 있는 회원들에게는 참여연대의 이러한 운동방향이 다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이념성향에 따른 차이는 참여연대 운동에 대한 평가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정치개혁운동 평가가 진보와 보수의 판단 기준

참여연대 회원들은 참여연대 10년의 운동 가운데 낙선운동을 비롯한 정치개혁운동을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47.4%), 다음으로 소액주주운동 등의 재벌개혁운동(20.5%), 부패방지법 제정 등의 공직사회부패척결운동(11.3%) 등을 다음으로 꼽고 있다.(그림 2)

흥미로운 사실은 스스로를 진보적이라고 평가한 회원 가운데 절반 가량(50.6%)이 정치개혁운동을 가장 잘한 사업으로 꼽은 반면, 스스로를 보수적이라고 평가한 회원은 정치개혁운동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28.3%)를 내렸고, 이동통신요금인하 등 시민의 일상적 권리지키기(17.4%), 기초생활보장법 제정 등 사회복지제도확충(21.7%)에 대해서는 평균보다 훨씬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성향은 참여연대의 주요활동기구에 대한 평가에서도 비슷하게 확인된다. 참여연대 회원들은 의정감시센터(34.8%),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32.1%), 경제개혁센터(29.9%), 조세개혁센터(23.2%), 사법감시센터(22.3%) 등의 순서로 ‘중요한 활동기구’를 평가했다.(그림3)

그런데 스스로를 진보적이라고 평가한 회원들의 경우,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에 대해 평균보다 낮은 평가(27.6%)를 내렸고 경제개혁센터(32.2%)나 조세개혁센터(25.8%), 평화군축센터(12.1%)에 대해서는 평균보다 높은 평가를 내린 반면, 스스로를 보수적이라고 평가한 회원들은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58.7%), 맑은사회만들기운동본부(28.3%), 사회복지위원회(28.3%) 등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려 이념성향에 따른 뚜렷한 대조를 나타냈다.

이처럼 참여연대 회원들의 이념적 성향의 차이는 참여연대의 운동과 그것을 담당하는 활동기구에 대한 선호에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스스로를 진보적이라고 생각할수록 정치개혁이나 재벌개혁, 조세개혁, 반전평화 등 ‘정치적’, ‘이념적’성격의 운동을 선호한 반면, 보수적이라 생각하는 회원들의 경우 정치개혁이나 재벌개혁에 대해서는 다소 낮은 평가를 내리면서, 시민권리, 반부패, 사회복지 등 비교적 ‘비정치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운동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언론개혁에 대한 기대 높아

참여연대의 향후 과제에 대해 회원들은 진보성(88.2%), 대중성(92.5%), 전문성(97.8%)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참여연대 운동에 대한 평가에서는 회원의 이념성향에 따른 차이가 발견됐으나 향후 참여연대의 운동방향과 전망에 대해서는 이념성향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우선 참여연대의 사업확대에 대해서는 65.4%가 찬성을, 34.3%가 반대의견을 밝혔다. 확대되어야 할 사업영역에 대해서는 언론개혁(36.8%), 실업.빈곤문제해결(21.2%), 교육개혁(16.5%), 통일운동(13.2%) 등의 순이었고, 현재 활동기구 이외에 더욱 더 비중을 두어야 할 사업영역으로는 시민교육(58.4%), 연대사업(15.1%), 회원사업(13.4%), 인터넷(8.1%) 순으로 응답했다. (그림 4), (그림 5)

참여연대, 신중하게 변화해야 한다

향후 참여연대의 조직형태에 대해서는 지금과 같은 ‘종합형 시민단체’를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42.1%), 몇 가지 주요한 주제에 따라 분화된 조직들의 연합체(38.3%), 주제에 따라 조직을 개별단체로 완전독립(18.5%)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참여연대 지역공동체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공동체로의 확대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81.7%). 한편 주민자치 활성화나 권력감시 강화를 위한 참여연대 지역공동체 상근자나 임원의 정치참여에 대해서는 출마해도 무방하다는 답변(51.4%)과 출마금지(47.7%)에 대한 의견이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참여연대 임원(서울 포함)의 정당가입에 대해서는 정치중립을 위한 정당가입금지에 대한 의견(66.2%)이 당원가입 정도의 정치자유보장(33.1%)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 여전히 ‘정치적 중립’을 지킬 것에 대한 요구가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참여연대 창립 10주년을 맞아 더욱 안정적인 활동공간 확보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금모금과 건물구입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건물구입에 대한 적극적인 찬성(31.1%)보다는 신중한 결정에 대한 요구가 높게 나타나고 있었다. 이상의 내용들을 통해 참여연대 회원들은 참여연대의 운동방향과 조직형태 등의 전망에 대해 ‘급격한 변화’보다는 ‘신중한 변화’를 선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참여연대 운동과 운영방안 활용 목적 ‘설문조사’실시

마지막으로 참여연대 회원들은 참여연대가 제공하는 회원기본서비스에 대해 대체로 만족(68.4%)하고 있으나, 회원들간의 친목행사(37.8%)나 활동(43.5%), 의사결정(32.3%)에 대한 회원참여에 대해서는 비교적 낮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그림 6)

실제 참여정도에 있어서는 회비만 내는 활동밖에 할 수 없다는 회원의 비중(51.3%)이 가장 높았고, 인터넷을 통한 참여(36.0%)가 그 다음으로 높았으며 총회 참석(2.8%)이나 집회나 캠페인 참여(2.5%)는 매우 낮게 나타났다. 그러나, 참여연대가 적극적인 회원참여를 위해 온라인 총회나 이메일 또는 우편투표 등의 방안을 시도할 경우 62.6%가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지역모임을 활성화한다면 가능한 참여하겠다는 의견이 다수(시간나면 참여 64.7%, 적극적 참여 25.6%)로 나타났다. 이는 참여연대로부터의 서비스는 비교적 만족스러우나 회원들 상호간의 친목도모나 회원의 참여를 보장하는 시스템은 다소 불충분하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비록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적극적 참여는 못하고 있지만, 만약 좀 더 다양한 회원참여 프로그램이 마련된다면 현재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보겠다는 회원들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이번 설문은 참여연대가 10주년을 맞이하여 장기적인 조직발전 전망과 사회운동 방향에 대해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진행했다. 이는 최소 1000여 명의 회원들의 의견분포를 확인하여 이후 참여연대 운동과 운영방안에 대한 중.장기적 계획을 세우는 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홍일표 참여연대 연구팀장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