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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년 12월
  • 2018.12.01
  • 458

느티나무 시민연극, 공감의 공동체

2018 느티나무 시민연극단 네 번째 정기공연을 마치고

 

글. 주은경 참여연대 아카데미느티나무 원장

 

월간참여사회 2018년 12월호(통권 261호)

2018년 네 번째 정기공연 <聽청>을 마친 느티나무 시민연극단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 그리고 들어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 과연 그 속에는 어떤 힘이 있는 것일까.”

2018 느티나무 시민연극단 네 번째 정기공연의 마지막 대사다. 연극 제목은 <聽청>. 지난 봄 학기 워크숍에 참여한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일상의 삶에서 경험한 크고 작은 양심의 목소리, 그동안 말 못하고 묻어뒀던 사연들을 글과 말로 풀어냈다. 안전한 만남의 공간이 아니면 하기 어려운 이야기.

 

20여 년 전 중학생이던 딸이 앞집 할머니 사망사고 목격자로서 경찰에 증언을 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겪었던 마음의 갈등, 어린 시절 집안 사정 때문에 야반도주할 때 동네 사람들에게 미안했던 마음, 직장 상사의 부조리함에 맞서다 좌절했던 경험…. 

이 이야기들로 대본이 만들어졌다. 30대 초반부터 50대 후반까지 16명의 시민들이 모여 대사를 외우고 연기연습을 했다. 은행원, 회사원, 교사, 자영업자, 프리랜서, 주부. 참여연대 아카데미느티나무에서 시민연극워크숍을 하고, 공연을 하는 것. 어떤 목표 때문인가? 

 

시민이 연극을 경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연극은 무대 위에서 인물들이 펼치는 이야기를 관객의 상상으로 완성해가는 예술입니다. 시민이 연극을 직접 해본다는 것은 내 안의 순수한 아이를 만나는 즐거운 놀이입니다. 나를 억압하는 내 안의 경찰을 몰아내 내면의 힘을 키우고 자신을 확장시키는 좋은 기회입니다.      - 워크숍 소개글 중에서 

시민교육에서 시민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며, 함께 하는 사람들과 깊이 만나 공감의 공동체를 경험하는 것은 이른바 시민의 임파워링(Empowering), 삶의 문제해결력을 키우고 사회에서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기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 시민연극은 그런 경험을 강렬하게 할 수 있는 배움이고, 놀이다. 

 

“연극 대본 속 이 인물은 왜 이런 말을 할까, 그 느낌에 몰입해보고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 보니, 내 주변 사람에 대해서도 훨씬 이해의 폭이 넓어졌어요.” 시민들이 연극무대에 서기 위해 대본을 외우고, 상대와 대사를 맞춰보는 경험에서도 배우는 것이 있다.

 

“처음엔 내 대사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에요. 상대의 감정선과 이야기에 집중하고 잘 들어야 내 연기를 할 수 있어요.”

 

남동훈 연출은 한마디 덧붙인다. “무대에서 상대의 말, 움직임에 집중하되, 먼저 자기 자신이 잘 서 있어야 해요. 자기 몫을 다하고, 그다음 반응해야 합니다” 공연 1시간 전, 긴장을 풀지 못하는 시민배우들에게 연출이 얘기한다. “두려워 말라. 이건 제가 시민연극을 하면서 여러분에게 하는 말이자, 내게 하는 말이기도 해요. 여러분, 두려워하지 마세요. 나를 믿고, 함께 하는 배우들을 믿으세요. 실수를 해도 여러분을 보러온 가족, 친구들은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여러분의 용기를 부러워할 거예요.”

 

연극의 3대 요소는 무대, 배우, 관객. 특히 시민들의 연극에는 관객이 공연의 분위기를 압도적으로 좌우한다. 내 친구, 내 자식, 내 남편, 부인이 무대에 섰을 때 같이 긴장하고 함께 울고 웃는다. 이 재미는 전문 극단 연극에서는 경험할 수 없다. 평소 그 사람을 잘 알고 있기에 더 재미있고 짜릿하다.

 

배우들도 조명, 음악, 관객의 집중된 시선을 받는 ‘무대’에서 특별한 존재가 된다. “캄캄한 무대에서 눈부신 조명을 받으면, 또 다른 나와 시공을 초월해서 대면하는 전율이 일어나요. 내가 살아 있음을 느꼈어요.” 

10월 3일 가을 워크숍을 시작해 11월 17일 공연을 마치고 한 시민배우가 이야기한다. “아, 내가 산다는 건, 마음이 사는 거구나. 마음을 만나기 위해 연극을 해야겠어요.”

 

내년엔 느티나무 시민연극단 다섯 번째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시민연극, 그 설레는 무대, 재미있는 놀이판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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