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불완전판매’ 결론, 규탄한다!

부실상품 속이고 판매한 하나은행에 면죄부 부여한 금감원

피해당한 금융소비자가 아니라 사기 친 금융회사 보호 자처

피해자들, 분쟁조정 결과 거부하고 손해배상 소송할 계획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는 지난 6월 13일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에 대하여 ‘불완전판매’로 결론 내렸다. 처음부터 명백한 부실상품이었던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를 단순 불완전판매로 결론지은 금감원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피해자들은 부당한 분쟁조정 결과를 납득할 수 없는 상태이며, 분쟁조정 결과를 거부하고 정당한 결과를 얻기 위해 계약취소 소송을 이어갈 것을 밝혔다. 

 

금감원은 “하나은행이 1등급 초고위험 상품을 판매하면서 내부통제 미비로 고액·다수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책임도 크다”라면서도, 피해자들에게 투자자 자기책임을 물었고, 2건의 조정 대상에 대하여 기본 배상비율을 60%로 하고 각각 80%, 75%의 손해배상비율을 결정하였다. 80% 배상 사례는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위반, 부당권유 금지 위반’이 적용되었고, 75% 배상 사례는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위반’만이 적용되었다. 금감원은 부실상품을 거짓으로 판매한 하나은행이 아니라, 부실상품인줄 몰랐던 피해자들에게 ‘왜 몰랐냐’라면서 책임을 묻는 황당한 결론을 내린 것이다. 핵심은 쏙 빠진 반쪽짜리 분쟁조정인 셈이다.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는 상품 설계부터 운용·판매과정 전반이 모두 사기로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없고, 옵티머스펀드와 유사하다. 하나은행이 기획한 OEM펀드로 보이는 정황이 다수 포착되었고, OEM펀드를 주도적으로 기획한 의혹을 받고 있는 하나은행 투자상품부의 신용덕은 현재 싱가포르로 도피했다. 즉, 하나은행은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는 위험한 상품’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기 회수가 불투명한 채권에 투자한 상품을 13개월 내에 조기상환이 가능하다고 거짓 설명하고, 5~6%의 확정적 수익을 언급하면서 불확실한 사항에 대하여 단정적인 판단을 제공하였다. 심지어 기초자산의 일부는 이탈리아 마피아 조직이 만든 채권으로 흘러들어간 정황도 존재한다. 이 사실은 삼일회계법인 실사자료를 통해 확인한 사항이며, 시민사회단체는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가 처음부터 부실상품이었음을 이미 수차례 증명하고 제기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감원은 피해자들에게 하나은행의 사기행위를 입증하라며 벼랑 끝으로 떠밀었다.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는 피해자들이 상품의 실체를 알았다면 가입하지 않았을 부실상품인데, 하나은행은 고의적으로 피해자들의 착오를 일으켰다. 결국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나 ‘사기에 의한 계약취소’가 마땅한 결론임에도, 금감원은 하나은행에게 면죄부를 부여했다. 

 

심지어 분조위 위원에 하나은행에 유리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는 인물(최승재 위원)이 포함되어 있어(참고 https://bit.ly/3tiHreX), 분쟁조정 과정에 대한 불공정성도 제기되고 있던 터라 더욱더 금감원의 결정이 합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복현 신임 금감원장은 취임하면서 “라임,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를 다시 살펴보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피해자들은 시장친화적인 정은보 전 금감원장이 사임하고, 검찰 출신 이복현 원장에 대한 기대감이 컸는데, 이번 결과로 실망감이 매우 크다. 또한 대신증권 라임펀드(기본 배상비율 80%)보다 낮은 기본배상비율(60%)을 보면서 배신감까지 든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번 결과로 금감원이 사모펀드 사태 해결에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며, 금융소비자가 아니라 금융회사를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새로운 금감원장마저 취임하자마자 피해자들을 저버렸고, 하나은행 봐주기에 불과한 결정을 내린 금감원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사모펀드 사태로 금감원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했고, 이제 자성의 시간으로 들어가야 한다. 만일 사모펀드 사태가 재발한다면, ‘부실상품을 팔아도 괜찮다’라는 부정한 시그널을 보낸 금감원의 책임이 크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금융정의연대/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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