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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별기업이슈
  • 2000.05.04
  • 874
  • 첨부 1

- 현대측의 계획은 실효성이 의심되는 미봉책에 불과하며, 소액주주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다.

- 자본시장과 경제의 안정을 위하여 현대투신의 부실해결을 지연시켜서는 안되며 정부의 책임하에서 신속하게 정상화해야 한다.

1. 현대그룹측의 현대투신 경영정상화 계획이 발표되었다. 주요 내용은 정몽헌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1천억원 상당의 현대택배 주식을 현물출자하고, 현대투신운용의 지분 매각·외자유치 등으로 자본잠식분을 메꾸는 등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되, 여기에 1조7천억원 상당의 비상장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감위는 전폭적으로 수용할 뜻을 밝히고, 필요할 경우 시장금리로 유동성을 지원하는 한편, 연계차입금 해소시한을 연장해주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2. 현대측이 발표한 현대투신 경영정상화 계획은 실효성이 불투명하며, 이는 부실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문제의 해결을 지연시키는 임시방편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측의 발표와 금융감독위원회의 반응은 시장의 기대와 국민적 요구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 현대측의 자구 계획 중에서 외자유치는 그동안 수차례 거론되었지만 실현되지 않았던 현실성이 결여된 방안이며, 증자도 현대전자 등의 계열사 소액주주들에게 손실을 전가시키는 방안이기 때문에 소액주주들이 수용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것이다. 또한 보유자산매각 방안도 구체적으로 현대투신이 매각할 자산이 어떤 것인지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얼마만한 자본조달의 수단이 될지가 의심스러운 방안이다. 또한 이러한 비현실적인 방안으로 당장의 자본잠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인 부실규모가 얼마인지조차 가늠할 수 없는 상태에서 부실을 완전히 해소하고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거듭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임시방편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 현대측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밝힌 비상장계열사인 현대정보기술, 현대오토넷, 현대택배는 현대전자, 현대상선 등의 상장계열사가 절대다수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정 회장 개인의 지분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따라서 계열사들의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처분을 위임하겠다는 것은 현대전자, 현대상선의 소액주주들의 재산으로 현대투신의 부실을 지원하겠다는 발상이다. 결과적으로 정 회장은 1,000억원을 출자하고 계열사 소액주주들이 1조 7000억원의 손실을 부담하는 것으로써 현대전자와 현대상선의 주주들에게 현대투신의 부실책임을 떠넘기는 파렴치한 행위이다.

- 정 회장 개인출자 1000억원은 경영권을 행사한 대주주로서 정당하게 부담해야할 경영실패의 책임에 비추어볼 때 턱없이 부족할 것일 뿐 아니라 현대 측이 발표한 비상장계열사의 주식가치는 객관적인 평가를 거치지 않고 임의적으로 정한 것이므로 사후에 실제가치와 차이가 발생할 경우의 손실에 대한 책임이 불분명한 것이다.

- 현대 측의 발표는, 계열사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거나 절대지분을 갖지 않은 총수가 또다시 해당 계열사의 이사회의 결의나 주주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임의로 전횡적인 결정을 한 것으로서 불법적인 행위이다. 더구나 담보로 제공하는 것 자체가 불법인 것은 물론이고 담보로 제공된 계열사 주식을 처분할 권리를 주겠다는 현대측의 발표는 주주이외에는 누구도 내릴 수 없는 불법적인 결정이므로 실행될 수 없는 것이다.

3. 현대 측의 이러한 불법적인 행위를 강요하고 환영하는 금융감독위원회의 태도는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고 정부 스스로 정상적인 금융구조조정과 재벌의 지배구조개혁에 역행하는 일에 앞장서는 것으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오는 7월 1일 실시예정으로 있는 채권시가평가제 적용대상에서 현대투신을 예외로 하고, 현재 2001년 3월까지 유예되어 있는 증권사 건전성 지도기준 적용을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바, 이것이 사실이라면 정부 스스로 명백히 금융구조조정에 역행하고 재벌에 특혜를 주는 것으로 그로 인한 사후적인 책임을 반드시 져야한다.

4. 현대투신 문제의 해법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투신업계의 개혁과 금융구조조정을 실질적으로 이루어낸다는 관점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단기적인 유동성지원이라는 미봉책과 특혜조치, 다른 계열사와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부당한 방식으로는 경영부실을 근원적으로 치유할 수 없다. 현대투신 문제해결의 핵심은 신속하게 부실을 해소함으로써 자본시장과 경제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측의 발표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고 해결을 지연시키는 것에 불과하므로, 정부가 이를 방치함으로써 자본시장에 더 이상의 혼란을 야기시켜서는 안된다. 따라서 현대투신의 부실문제를 신속하고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대투신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여 현대그룹으로부터 분리해내고 정부가 책임을 지고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5. 현대투신의 부실금융기관 지정 및 정부 책임하의 정상화 방안이 공적자금 투입을 불가피하게 필요로 하는 경우에, 이는 결국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의 혈세로 조성될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할 경우에는 부실경영진과 대주주에 대한 민,형사상의 책임을 철저히 물어서 국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하여야 할 것이다. 현대투신의 부실은 국민투자신탁과 한남투신 인수 과정에서 부실을 넘겨 받은데서 비롯된 것도 있지만, 이는 현대가 금융산업 진출을 위해 감수한 것이며, 지난번 참여연대가 밝혀낸 것처럼 고객의 신탁재산을 불법적으로 운용하여 손실을 내는 등 부실경영으로 인한 책임도 있다. 따라서 현대투신증권 및 현대투신운용 뿐만 아니라, 판매회사인 현대증권 경영진과 대주주에 대해서 민형사상의 책임추궁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6. 현대 측의 발표에 대한 금융감독위원회 등의 정부당국자 들의 환영하는 반응은 현대투신 부실의 책임을 면하기 위하여 재벌에게 금융기관 소유를 공식적으로 허용하는 더 큰 우를 범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주주가 1000억원을 출자하고 계열사 소액주주들이 1조 7000억원을 부담하는 방식에 대한 정부의 긍정적인 반응이 그동안 정부가 주장해온 대주주 책임에 걸맞는 방안임을 시인하는 것이라면 이러한 결정에 동의한 정책당국자들은 소액주주의 손실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정부는 부실금융기관 처리에 관한 정당한 법적 절차를 밟지 않고서 사재출연을 강요하는 식의 임의적인 문제해결을 앞세움으로써 스스로 명분을 잃었으며, 결과적으로 현실성이 결여된 현대측의 발표를 환영하는 또 다른 실수를 범하였다. 정부는 현대 측의 임시미봉책에 동의하는 책임회피적인 태도를 버리고 보다 근본적이고 신속한 해결방안을 다시 제시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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