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성 BW를 통한 편법증여 의혹 관련 두산측 해명에 대한 반박

해외공모 BW의 67% 인수 경위, 2세들에게 이전한 가격 등 관련 사실을 정확히 공개해야



-두산 대주주 일가는 대승적 차원에서 신주인수권을 포기하는 자세보여야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어제(28일) 두산그룹 대주주일가의 특혜성 BW를 통한 편법증여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두산그룹 측에서는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각종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유로시장에서 해외공모발행된 BW를 대주주일가가 67.29%나 인수하게 된 경위, 인수 후 두 달만에 2세들에게 전량 이전한 거래의 구체적인 조건(사채는 분리하고 신주인수권만을 이전하였는지 여부 및 그 거래가격), BW 발행공시 당시 행사가조정규정의 가장 중요하고도 이례적인 내용인 ‘주가하락에 따른 조정’을 일반 투자자에게 정확하게 공시하지 않은 사실(언론보도에 따르면 이사회 의사록에도 ‘발행계약서에 명시된 사항’이라고만 되어 있을 뿐, 주가하락에 따른 조정 사유는 적시되어 있지 않음) 등에 대해서는 전혀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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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두산그룹의 박용성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그 누구보다도 투명한 기업지배구조와 건전한 자본시장질서 구축에 솔선수범해야 할 책무를 안고 있다. 따라서 참여연대는 어제의 두산그룹측 해명으로는 결코 관련의혹이 해소될 수 없다고 보고, 다음과 같이 두산그룹측 해명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두산그룹측이 관련사실에 대해 구체적인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해명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 아울러 99년 7월의 특혜성 BW는 자금조달의 실체를 인정하기 어려운 바, 두산그룹의 대주주일가는 대승적 차원에서 이번에 문제가 된 신주인수권을 포기하는 자세를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언론보도에 따르면 감독당국 관계자가 관련사실의 구체적인 조사 없이 단지 ‘유선상으로’ 두산그룹측에 확인한 결과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발언했다고 하는데 이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 증권관련 불법행위에 대한 감독당국의 엄정한 조사 및 제재 없이는 증권시장 나아가 한국경제 전체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인데 다시 한번 감독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한다.

①편법증여 판단 기준

두산측 해명 : 해외 BW 인수 후 두 달만에 2세들에게 이전한 것은 증권시장에서 정당한 절차를 통해 매매한 것이며 이에 따른 지분변동사실을 증권거래법 공시규정에 의거 공시하였다. 따라서 편법증여가 아니다.

참여연대의 입장 : 두산측은 편법증여 의혹에 대해서 동문서답하고 있다. 지분변동이 매매의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그 사실이 공시되었다고 해서 편법증여가 아니라는데, 오히려 편법증여는 늘 ‘합법적 매매’로 가장되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쟁점을 호도하고 있다.

편법증여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거래를 통해 이전된 자산의 실제 가치와 거래된 가격, 거래가 이루어진 시기와 양태 및 이를 통해 추정되는 거래의 동기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두산이 발행한 BW는 주가하락시 신주인수권 행사가를 낮출 수 있도록 하여 신주인수권의 가치(소위 Option Value)가 항상 플러스(+)를 유지하도록 보장되어 있는 특혜성 BW이다(반면, 주가 상승시에도 일단 낮추어진 행사가는 회복되지 않는다). 간단히 예를 들자면 주가가 5만원에서 1만원이 되면 행사가가 1만원으로 낮추어졌다가 나중에 주가가 2만원으로 회복이 되더라도 행사가는 1만원에 머물도록 되어 있다.

게다가 이 BW는 사채와 신주인수권을 따로 분리해서 사채부분은 1년만에 상환받도록 되어 있어 더욱 특혜적인 내용의 것이었다. 이러한 특혜성 BW를 발행한 지 불과 두 달만에 대주주들이 같은 날 일제히 그 2세들에게 매매방식으로 이전했다. 그리고 그 이전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어쩌면 신주인수권만을 분리해서 미미한 가액으로 이전했을 수도 있다.

두산측은 처음부터 2세에 이전할 목적으로 특혜성 BW를 발행한 것이 아닌지, 아니라면 왜 불과 두 달만에 이러한 자본거래가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자본거래가 어떠한 조건하에 이루어졌는지 정정당당하게 밝혀야 한다.

②해외공모 BW를 국내에서 대주주들이 67.29%나 취득한 경위

두산측 해명 : 대주주들이 BW를 취득한 것은 1999.7월 개인 고객에 대한 외화채권 판매를 동양종금이 업계 최초로 도입한데 따른 것이므로 이를 통하여 적법하게 취득한 것이다.

참여연대의 입장 : 이 BW는 유로시장에서의 상장을 목적으로 해외공모발행된 물량이다. 개인 고객에 대한 외화채권 판매를 통해 취득한 것이라는데, 발행단계에서부터 계획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소매거래를 통해 취득했다면 70%에 가까운 물량을 어떻게 대주주일가가 취득할 수 있었겠는가? 설령 소매거래를 통해 취득한 것이라도, 이 BW의 발행을 실제로 결정한 대주주들이 자신들이 취득할 것을 알고 발행한 것이라면 결국 공모를 가장한 편법적인 사모발행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대주주들이 동양종금의 외화채권판매를 통해 취득한 것이라면 동양종금이 어떻게 그 많은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는지, 사전에 내부정보의 활용은 없었는지, 발행기획단계부터 대주주의 취득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었는지가 철저히 조사되어야 한다.

③주가변동에 따른 행사가조정규정(Refixing Clause) 공시 여부

두산의 해명 : BW 발행 공시 때 행사가 조정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 이사회의사록 사본을 첨부하여 공시하였으며, 실제 행사가의 변동시마다 가격 변동내용을 공시하여 왔으므로 부실공시가 아니다.

참여연대의 입장 : BW 발행 공시 본문에 행사가 조정에 대한 항목이 있었음에도, 주가하락에 따라 행사가가 조정된다는 가장 중요한 내용이 빠져 있었다. 오히려 “추후 유·무상증자, 주식분할 또는 병합 등으로 인하여 행사가격이 조정될 수 있음”이라고 하여 마치 유·무상증자나 주식분할, 합병과 같은 통상적인 조정요인만이 있는 양 오도했다. 이것은 불성실공시임이 자명하다.

주가하락에 따른 행사가 조정은 가장 중요하고도 이례적인 내용이므로 본문에 공시했어야 한다.

한편, 두산측은 이사회 의사록(전자공시에는 이사회 의사록이 없음)에 “주식병합 또는 발행계약서에 명시된 사항에 대해 행사가격이 조정될 수 있다”는 사항이 있고 실제 발행계약서상 주가하락시 행사가격 조정에 대한 요건이 있으므로 공시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오히려 발행계약서상 행사가격조정요건이 명시되어 있었음에도 이를 공시하지 않은 것은 의도적인 공시위반임을 반증한다.

감독당국이 현 시점에서 “유선상으로 확인한 결과 발행계약서에 주가하락시 행사가격 조정에 대한 요건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그 당시 공시위반으로 보기 힘들다고 하였다는데, 불성실공시 여부는 공시 당시 공시에 나타난 내용이 투자자들을 오도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므로 과연 어느 관계자가 어떤 의도하에서 그러한 발언을 했는지 저의가 의심스럽다.

④주가하락과 지배주주의 지배력 확대

두산측의 해명 : 최근 주식시장 침체로 인한 두산주가 하락이 BW 행사가격하락으로 연결되었으나, 이는 시장원리에 의한 불가항력적인 요소이며 오히려 행사가격 하락방지를 위한 시장개입은 불법이다.

참여연대의 입장 : 두산의 주가는 같은 기간 종합지수나 동종업계지수에 비해 훨씬 더 큰 폭으로 내렸다. 통상 주가하락으로 대주주도 피해를 보지만 두산의 경우에는 주가하락으로 쉽사리 지배력을 확장할 수 있는 수단을 얻게 되었다.

두산의 대주주일가가 보유한 BW의 존재는 두산의 주가하락을 부채질한 것이며 두산의 소액주주들은 큰 피해를 입었으나 대주주일가는 신주인수권이라는 보험을 들어 놓고 오히려 지분을 확대할 수단을 얻게 되었다. 두산이 행사가 하락방지를 위한 시장개입은 불법이라고 항변하나 혹시라도 두산측이 행사가 하락조장을 위한 시장개입을 하였는지도 규명되어야 한다.

⑤BW 행사 여부와 시세차익 예상

두산측 해명 : 현재 대주주보유 BW는 전혀 행사되지 않았다. 행사되면 공시사항이므로 시장에서 알 수가 있다. 향후 주가는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다. 현재의 BW 행사가격 대비 향후 주가가 높아져 미리 지분확대예상 및 시세차익예상을 논하여 편법증여 운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대주주는 아직까지 신주인수권을 행사하지도 않았고 언제 할 지도 모르는 데 미리 주식수가 늘어난다는 예측은 지나친 억측이다.

참여연대의 입장 : 대주주일가가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경우 주식수가 어떻게 늘어날지는 쉽게 계산해 낼 수 있고,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이 다시 회복되지 않으므로 시세차익이 보장된다는 점 또한 당연하다.

두산측은 현재 대주주보유 BW가 전혀 행사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오히려 두산의 대주주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신주인수권을 언제까지 보유하고 어떻게 처리할지 밝혀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 지금 대주주가 보유한 신주인수권은 대주주로서는 특혜성 신주인수권이지만, 소액주주나 시장의 입장에서는 악성 신주인수권이다. 사채원금은 1년만에 상환받고 신주인수권은 행사가가 십여 차례나 거듭 낮아져 당초 행사가의 5분의 1수준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는 사실이 오히려 나쁘다. 대주주일가는 이번에 문제된 신주인수권을 대승적인 차원에서 포기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⑥관련법 위반 여부

두산측 주장 : 증권거래법, 외환관리법, 상속증여세법을 전혀 위반한 사실이 없다.

참여연대의 입장 : 두산측이 결백을 주장하려면 구체적인 사실과 자료를 공개하고 검증을 받아야 한다. 현재 드러난 모든 자료와 정황으로 볼 때 구체적인 조사를 하면 각종 법위반 사실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으며 설령 구체적인 법위반이 없다 하더라도 증권거래법, 외환관리법, 상속증여세법의 허점을 이용한 탈법행위임이 판명될 확률이 높다.
경제개혁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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