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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개혁/경제민주화
  • 2019.05.22
  • 1143

‘조작 종용’하는 삼바·삼정, ‘받아쓰기’하는 평가회사들 
개탄스런 삼바의 콜옵션 가치평가 조작 정황 

“평가불능” 사유 조작은 물론, 심지어 평가시점과 문서번호도 위조해

(구)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전 콜옵션 부채 누락을 합리화하기 위한 범죄행위

투명한 자본시장 인프라 정착을 위해서도 일벌백계 시급해

 

 

최근(5/20) MBC 탐사기획 프로그램인 ‘스트레이트’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회계법인, 채권평가회사 등이 연루된 삼바 콜옵션 가치평가 조작의 적나라한 실상을 보도(http://bit.ly/2HMmYXb)했다. 보도에 따르면 삼바는 평가의 객체가 아니라 주체였고, 채권평가회사들은 그저 ‘도장찍는 도구’에 불과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회사의 회계처리가 적정하게 이루어졌는지를 감사해야 할 회계법인이 가치평가를 조작하거나 문서를 위조하는 데 사실상 앞장섰다는 점이다. 삼성 측이 범죄행위를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다급했던 이유는 두말할 나위도 없이 (구)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이전에 삼바가 콜옵션 부채를 반영하지 않은 점을 합리화하기 위함이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 김경율 회계사)는 ▲회계법인과 채권평가회사까지 동원하여 콜옵션 평가 관련 문서를 조작·위조하고도, 얼마 전까지 “회계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랐을 뿐”이라고 낯뜨거운 거짓말을 일삼던 삼바 관계자들의 범죄행각을 규탄하며, ▲투명한 자본시장을 위한 인프라 정착을 위해서라도 이들의 범죄행각에 대해서는 추상같은 일벌백계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MBC 스트레이트 팀이 공개한 평가조작 및 문서위조의 실태는 가히 충격적이다. 우선 2015년 9월 콜옵션 가치평가를 의뢰받은 NICE피앤아이와 KIS채권평가 등 2개 회사는 ‘평가불능’ 사유를 조작하였다. 당초 사유는 ‘회사가 자료를 안 주니까 평가 못하겠다’는 취지였는데, 이를 삼바의 요구를 받고 ‘콜옵션 만기를 잘 모르겠어서 평가 못하겠다’로 바꾸어 버린 것이다. 삼바의 귀책사유를 콜옵션 구조의 복잡성 탓으로 돌린 것이다. 그런데 똑같은 콜옵션 계약에 대해 불과 한 달밖에 지나지 않은 2015년 10월 안진회계법인은 그 가치를 1조 8천억원으로 평가했다. 그렇다면 불과 한 달만에 콜옵션 계약상의 만기 불확실성이 말끔히 해소되었다는 것인가. 그야말로 소위 도장값 10만원에 회사의 평판을 팔아버린 형국이다.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한편, 2014년말 시점에서 콜옵션 평가가 불가능했다는 점을 사후에 조작하는 과정은 문자 그대로 범죄행위에 다름없다. 보도에 따르면 삼정회계법인은 2015년말경 FN자산평가에 2014년말 기준 콜옵션 가치평가를 의뢰했다. 그런데 FN자산평가는 단돈 40만원을 받고 콜옵션 가치를 평가할 수 없다는 의견서를 삼정회계법인이 불러주는 대로 받아 적은 후, 이를 2016년 1월 11일에 발송하면서 그 작성시점을 2014년 12월 31일로 위조하고, 그에 따라 문서번호까지 위조했다. 이제는 ‘의견 조작’의 차원을 넘어 ‘문서 위조’에까지 손을 뻗친 것이다.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한 범죄행위다.

 

삼바와 삼정회계법인 등이 나중에 발각될 위험성을 안으면서까지 문서위조라는 범죄행위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은 2014년말 시점에 삼바가 콜옵션 부채를 반영하지 않은 이유를 합리화해야만 할 절체절명의 이유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다. 만일 2014년말 기준 콜옵션 부채가 평가가능해서 이를 장부에 반영해야 했다면, 삼바의 가치는 매우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랬다면 (구)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공정성 시비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14년에도 콜옵션 평가가 가능했다면, 2015년에 비로소 콜옵션 평가가 가능해져서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권을 상실했다는 논리 또한 성립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이유로 삼바는 이를 고의로 누락시켰던 것이다.

 

그런데 합병 후 뜻하지 않게 콜옵션을 부채로 잡게 되면서 “그렇다면 2014년에는 왜 콜옵션을 공시만 하고 이를 부채로 잡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었다. 만일 이런 의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면 2014년 장부를 소급해서 정정해야 할 수도 있고, 이 경우 그렇지 않아도 논란거리인 합병의 공정성 시비에 다시금 기름을 붓게 될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삼바와 삼정회계법인은 합법의 경계를 넘어 범죄의 영역으로 나아갔고,  ‘절대로 넘어서는 안될 선’인 콜옵션 평가서 위조까지도 자행한 것이다.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 아직도 ‘법 위의 삼성’이 과거형이 아니라 여전한 ‘현재진행형’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단돈 40만원에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가 왔다갔다할 정도로 중요한 콜옵션 가치평가 의견서를 ‘백지에 도장 찍는 연습하듯이’ 위조할 수 있다는 기막힌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는 삼성의 새출발을 위해서도, 우리나라 자본시장 인프라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서도 반드시 뿌리뽑아야 할 악습이자 적폐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검찰이 관련 진상을 철저하게 수사하고, 삼바, 삼정회계법인은 물론 콜옵션 가치평가를 조작·위조한 채권평가회사의 관계자들을 엄벌에 처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금융위원회는 범죄행위에 연루된 회계법인과 채권평가회사들의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 유무를 철저히 조사하여 응분의 감독상 제재를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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