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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별기업이슈
  • 2022.01.04
  • 556

합병에 따른 운임상승, 고용불안정 등에 대한 대안 마련 부족해

항공시장의 가격남용행위, 독과점 사업자의 선의에 기댈 수 없어

한진그룹에 독점이윤 보장하는 조건부 승인이 아닌 불허 결정해야

 

 

 

지난 12월 29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잠정결정했다. 공정위는 국내 1, 2위 항공사간 기업결합으로 항공업계의 시장독과점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 해당 회사들이 보유한 우리나라 공항 슬롯 중 일정 슬롯 반납, 외국 공항 슬롯에 대한 혼잡공항 여부, 신규 진입사의 슬롯 보유 현황 등을 고려하여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협의하여 이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정위가 제시한 방안만으로는 단거리 노선의 독과점이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운데다가 합병에 따른 노동자 일자리 보호, 독점에 따른 가격인상 등 소비자 후생 변화에 대한 고려가 충분하지 않아 반쪽짜리 기업결합에 그칠 우려가 매우 크다. 이에 참여연대는 공정위의 이번 조건부 승인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며 공정위가 한진그룹에 독점이윤을 보장하는 조건부 승인이 아닌 합병 불허 결정을 다시 내릴 것을 촉구한다.

이번 기업결합은 각 사의 사업적 판단이 아니라 산업은행이 자신의 책무를 방기하면서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끼어들었기 때문에 애초부터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이었다. 국내 1, 2위의 대형 항공사 사이의  기업결합이므로 독점 폐해는 누구나 예상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공정위로서 경쟁정책의 최종 책임기구로서 독점 폐해를 방지할 수 있는 확실한 담보책이 마련되지 않은 이상 이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보여 불허해야 한다. 그러나 고려 중으로 알려진 슬롯 반납이나 이전 등 조건은 일시적이고 실효성이 없는 대책에 불과하기 때문에, 만일 현재의 검토 안대로 의결된다면 산업은행에서  잘못 끼운 단추를 공정위가 재벌 그룹에 막대한 독점이윤을 보장하면서 마지막 단추로 화답하는 무책임한 결정으로 남겨질 것이다.   

단거리 노선의 경우 저가항공사(LCC, Low Cost Carrier)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기존 노선을 인수하면 독점이 해소된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주요 LCC 3사가 두 회사 계열사인 상황에서, 주요 LCC 3사의 매각을 조건으로 하지 않는 한 국내 항공업계의 독과점을 해소하기에는 매우 부족해보인다. 또한 장거리 노선의 경우 운항여력이 사실상 없는 LCC가 기존 노선의 운수권을 넘겨받기란 어려워 보이며, 설사 슬롯을 외국항공사에 넘기더라도 외국 항공사와의 항공사연합(Airline Alliance)을 활용하여 우회할 수 있으므로 효과가 제한적이고, 자칫 그 과정에서 국내 항공노동자의 고용 불안도 우려된다. 그러나 공정위와 이 합병 관련 부서들은 이와 관련한 대책은 발표하지 않았다. 물론 구조적 조치 이외에도 운임인상 제한, 공급축소 금지, 서비스 축소 금지 등의 행태적 조치를 취한다고는 하나 피상적 자료만을 발표하여 현재까지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참여연대가 공정위의 두 회사 결합 안에 대해 우려를 표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인천발 LA·뉴욕·시카고·시드니·바르셀로나·팔라우·프놈펜행 등 7개 인기 노선은 합병 시 양사 점유율이 100%에 달한다. 또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는 143개의 국제노선 중 양사가 모두 운항 중(58개)이면서, 통합 시 점유율 50% 이상인 노선은 32개(22.4%)나 된다. 이처럼 인기 노선과 황금 시간대 노선을 한 항공사가 독점하면 자연히 운임 상승 요인은 커질 수 밖에 없다. 공정위는 운임인상을 제한한다고 하지만, 항공요금은 운항시간, 취소일자, 취소수수료 등을 조합하여 하나의 항공권에 수십 개의 조건을 붙인 차별가격을 제시할 수 있으며, 실제 운임은 공시운임 이하의 다양한 가격으로 판매된다. 이는 항공시장에서 가격남용행위는 유효한 경쟁을 통해 제어할 수 있는 것이지 독과점 사업자의 선의에 기댈 수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회사 합병은 거대 항공사의 합병으로서 결코 졸속으로 강행되어야 할 일이 아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재까지 소비자에게 항공사 선택시 고려요소 등 설문조사만을 진행했고, 합병 해당회사 노동자의 의견은 청취하지 않았다. 합병의 주요 당사자인 소비자와 노동자의 의견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는 것은 합병에 있어서 치명적인 결격사유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합병 후 시장 혼란을 가중시킬 위험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소비자, 노동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기업결합을 공정위는 맹목적으로 추진해서는 안된다. 운임상승, 고용 불안정 등에 대한 유효하고 가시적인 대책을 공정위와 국토부는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러지 못한다면 공정위는 끝내 이 합병을 불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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