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KT주주총회, 컴플라이언스실패 경영비판 회피하기에 급급

KT주주총회에 대한 입장

KT주주총회, 컴플라이언스실패 경영비판 회피하기에 급급
지배구조 정상화 의지 찾아보기 어려워

KT는 오늘(3/31)일 제40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작년 KT는 전국규모의 통신장애를 일으켜 소상공인 등 피해 보상을 시행했고, 올해 2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KT에 10여 년 간 비자금 조성, 뇌물 등 총체적 컴플라이언스 경영 실패로 75억 원(630만 달러) 상당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현 대표이사 구현모와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 연임을 시도한 박종욱 모두 미SEC 과징금 부과 사유가 된 범죄에 연루되어 재판받고 있다. 이번 주주총회의 쟁점은 미SEC과징금, 네트워크 장애로 인한 회사의 손실 등에 대한 이사회의 감사와 구상권 청구 계획 등에 대한 것이었다.

주주무시하고 횡령·정치자금 혐의 사내이사 박종욱 연임 추진 일신상 사퇴지만 사실상 부결

먼저 박종욱 이사 선임 건은, 구현모 대표이사가 박종욱이 일신상 사유로 사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앞서 국민연금이 해당 안건에 반대한 것이 알려졌고, 노동시민계도 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부결이 예측되자 이를 피하기 위해 명목상 자진사퇴한 것으로 보는 게 합당하다. 사실상 문제 이사 선임에 대한 부결이고 이는 노동시민계와 주주운동의 성과로 볼 수 있다. KT주총에서 안건이 사실상 부결된 것은 처음이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박종욱과 같은 혐의 구현모 대표이사 내년 연임에도 영향 줄 것

한편, 이번 박종욱 사내이사 선임건이 사실상 부결된 못한 것은 구현모 대표이사의 내년 연임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구현모 대표이사도 박종욱과 같은 횡령, 정치자금법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당초 KT이사회가 박종욱 선임의 이유로 든 게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확립했기 때문에 괜찮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결국 컴플라이언스를 위반한, 내부에서도 중죄로 정의하고 있는 횡령 혐의자를 공동대표이사로 선임하려고 했지만, 그 시도가 실패했다. 같은 명분으로 구현모 대표의 연임을 밀어부치기 어려운 선례가 만들어진 것이다. 

미SEC 75억 과징금 시인도 부인도 하지않았다는 무책임 답변

한편, 미SEC 과징금에 대해 구현모 대표이사가 직접 사과를 했다. 지난 2월 이후 첫 공식사과이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그마저도 주주의 요구에 마지못해 한 사과였다. 구 대표는 미SEC 과징금에 대해 “시인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았다”라고 답변했다. 미국의 행정제재에 대해서는 합의로 끝났다고 하지만, 그 후 내부 감사가 실시되었는지, 감사를 통해 문제의 원인과 책임 소재가 규명되었는지, 그에 관한 조치가 이루어졌고 향후 재발방지 대책은 무엇인지 전혀 설명되지 않았다. 

미SEC 과징금 등 손해에 대한 책임자 처벌 및 구상권 청구 요구 무시해

미SEC 과징금 75여억 원, 네트워크장애로 인한 손실 330여억 원 등 회사와 주주가 손해를 입었지만, 이 돈을 책임자에게 어떻게 청구할 거냐는 주주들의 지적이 주총장에서 여러 번 있었음에도 구 대표는 답변을 회피하고,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강화했다는 답변만 되풀이 했다. KT가 구상권 청구 계획을 밝히지 않을 경우, 구현모 대표이사를 포함한 이사회 전체가 배임 등 또다른 법적책임에 직면할 것임을 경고한다. 또한, 구현모 대표는 미SEC 건은 과거 경영진 때 발생한 일이며, 현재 경영진과는 관련없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명백한 거짓이다. 구현모, 박종욱, 강국현 등 사내이사 3명이 모두 횡령과 정치자금 혐의로 약식명령을 받았다. 전임 회장 당시 구 대표는 비서실장 등 요직을 맡았다.

KT는 이번 주주총회에서도 여전히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부패행위를 방지할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 비록 부적격 이사 선임이 저지되기는 하였으나, 비위행위를 저지른 사람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부패의 고리는 지속될 것이다. 노동시민사회계는 KT 지배구조 정상화를 위해 멈추지 않고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힌다.

2022.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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