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센터 칼럼(ef) 2020-09-14   1739

[기고] 의혹 투성이 이스타항공, 이상직 의원과 민주당은 대답하라

의혹 투성이 이스타항공, 이상직 의원과 민주당은 대답하라

 

이지우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 

 

총체적 난국. 최근의 이스타항공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2018년말 252억 9000만 원이던 자본금은 2019년말 632억 3000만 원 적자로 돌아섰고, 2020년 1분기에는 적자가 1042억 원까지 불어난 완전자본잠식 상태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 실적 악화가 장기화 되면서 이스타항공도 직격탄을 맞았다. 항공기 운항 중단으로 지난 3월부터 6개월째 매출은 제로(0)인데 매달 항공기 리스비, 임대료 등으로 100억 원대 고정비는 계속 지출되고 있어 부채 규모는 지속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어려운 사정은 직원들의 월급명세서를 봐도 알 수 있다.2019년도 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정규직원의 작년 한 해 평균 급여액은 연 5700만 원이었다. 그리고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이 평균 급여액은 700만 원이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으로의 인수·합병 무산 이후 최근 직원 605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절반도 안 되게 쪼그라든 월급조차 더 이상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정리해고 605명, 말이 쉬운 숫자이지 8월 말 희망퇴직을 신청한 98명을 포함하면, 지난 연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423명이었던 정규직 중 절반에 가까운 숫자이다. 이번에 정리해고 대상이 된 직원들은 현재 무급 순환휴직을 요구하고 있으나 회사는 이메일을 통해 10월 14일을 해고 기한으로 통보한 뒤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편법 승계, 탈세 등 의혹 받는 이상직 의원의 가족 회사, 이스타항공

 

그런데 이 이스타항공에는 석연치 않은 비밀(?)이 있다. 이스타항공은 한진그룹의 진에어, 애경그룹의 제주항공 등 대기업 계열의 저비용항공사(LCC)와는 달리 개인이 설립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 설립자는 더불어민주당의 재선 의원인 이상직 의원(전북 전주시을)이다. 이스타항공은 2007년 10월 23일에 설립되었으며, 2009년 1월부터 김포-제주 노선 취항을 시작으로 국내 및 국제항공 여객운송업을 영위하고 있다.

 

2009년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는 새만금관광개발㈜로 49.4%, 절반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이 새만금관광개발은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가 소유한 KIC그룹의 계열사다. 이상한 점은 2012년 이상직 의원이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부터 시작된다. 이상직 의원은 의원 당선 후 대표직을 내려놓고, 형 이경일 씨에게 이스타항공의 대표직을 맡겼다. 그런데 이경일 씨는 이상직 의원의 아들 이원준 씨의 골프 코치를 허위로 회사 임원으로 등재 시켜 7000만여 원을 지급한 혐의 등으로 징역 3년 형을 받았다. 회사대표가 횡령한 이익은 고스란히 이상직 의원 가족에게 돌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뿐만이 아니다. 2015년 10월 30일 자본금 3000만 원으로 설립된 이스타홀딩스는 설립 두 달 만에 자산 1500억여 원의 이스타항공 지분 약 524만 주(68%)를 100억여 원에 인수해 최대주주가 되었다. 현재 이스타항공 지분 39.6%를 보유한 이스타홀딩스의 주식은 이상직 의원의 자녀들이 100% 보유 중이다. 만약 지난 7월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결렬되지 않았다면 이상직 의원의 자녀들은 막대한 매매차익(제주항공 매각대가 기준 약 410억 원)을 얻게 되었을 것이다. 당시 10대, 20대였던 이상직 의원의 자녀들의 3000만 원짜리 회사인 이스타홀딩스가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항공사 지분을 70% 가까이 취득할 수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이스타항공은 이스타홀딩스가 2015년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자금의 출처가 사모펀드라고 밝혔으나, 해당 펀드의 투자자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자본금 3000만 원인 회사에 100억여 원을 대출해 준다는 것이 이례적인 것임을 감안하면 이상직 의원 또는 특수관계인이 해당 사모펀드에 투자함과 동시에 자금을 대여해주었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2018년도 이스타홀딩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말 92억 원의 선수금이 존재하는데, 해당 감사보고서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이스타홀딩스의 당해 매출은 0원으로, 영업활동에 따르는 선수금이 발생할 이유가 없다. 이 선수금 또한 이상직 의원 또는 특수관계자가 지원했을 가능성이 있다. 참여연대는 이러한 탈세 의혹과 관련해 지난 7월 2일 국세청에 탈세 조사요청서를 제출했고, 이 건은 같은 달 27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조사관리과로 이송되었다.

 

이상직 의원과 민주당은 이스타 노동자 정리해고 외면 말아야

 

6월 29일 이상직 의원은 자녀의 지분을 이스타항공에 헌납하겠다고 했으나, 딸 이수지 씨가 이스타홀딩스의 대표이며, 2대주주인 비디인터내셔널은 형 이경일 씨가 여전히 대표이다. 즉, 주식 소유여부와는 상관없이 이상직 의원의 일가들은 여전히 이스타항공에 대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 거기에 9월 11일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공개한 전·현직 직원들의 제보 내용과 증빙 자료를 보면, 이상직 의원은 19대 국회의원이던 2012~2016년 당시 정치 후원금 납부를 임직원들에게 요구했다고 한다.

 

이렇듯 이상직 의원과 그 가족은 직원이 1000명이 넘는 항공사를 개인 회사처럼 이용하고, 이제는 그 책임을 그동안 일해왔던 직원들에게만 지우고 있다. 이상직 의원이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작금의 정리해고 사태에 대해 해명과 답변을 내놓고, 그동안의 경영 부실 등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이상직 의원은 어떠한 제대로 된 답변도 내놓고 있지 않다. 정리해고 대상인 605명의 고용유지는 605명뿐만이 아닌, 그 가족들의 생활과 목숨이 달린 일이다. 이들은 지금 무급휴직이라도 좋으니 해고만은 말아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를 절대로 가벼이 여기어서는 안될 일이다. 코로나19는 가지지 못한 자에게 더 차갑고 아프게 다가온다. 이상직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은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에게 지금이라도 응답하라. 그것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여당의 진정한 책임일 것이다.

 

 

>>프레시안 원문보기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