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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정책&제도
  • 2022.03.25
  • 187

 

 

국민연금은 어제(3/24) 보도자료를 통해,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수책위원회’)에서 하나금융지주 함영주 회장 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으로 결정했음을 밝혔다.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수탁자책임원칙 및 그 하위지침에 객관적으로 반할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와도 일관성이 없는 이번 결정을 크게 규탄한다.

 

국내외 의결권자문사 권고 무시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원칙 저버려

우리금융 손태승 회장,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 등 반대했던 것과 일관성도 없어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 제11조, 별표 1은 안건별 의결권 행사 세부기준을 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사의 선임’에 관해서는 “법령상 이사로서의 결격 사유가 있는 자”, “기업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 권익의 침해의 이력이 있는 자”, “당해회사 또는 계열회사 재직시 명백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한 자”에 대해서는 반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나아가 법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국가기관의 1차 판단이나 검찰 기소 등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으면 이사 선임에 반대할 수 있다. 함 후보는 하나은행 대표이사 시절 발생한 ‘DLF불완전판매’로 인해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받았고, 동 징계가 정당하다는 서울행정법원의 1차 판단이 있었다. 따라서 위 반대사유에 해당함이 객관적으로 분명하다. 물론, 함 후보는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제기했고, 집행정지도 재신청해 서울고등법원이 이를 인용했다. 그러나 집행정지는 본안판결이 있을 때까지 처분의 효력을 잠정적으로 정지하는 것일 뿐, 징계에 관한 확정적인 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현재까지 법원의 최종적인 판단은 징계의 정당성을 인정한 1심 판결이다. 따라서 국민연금은 “국가기관의 1차 판단 등 객관적 사실이 부재하므로, 반대할 수 없다.”고 주장할 수 없다.

 

함 후보 개인에 대한 징계처분과 별개로, 하나은행에서 DLF, 라임펀드,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와 관련해서 대규모 불완전판매가 발생했음은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DLF와 라임펀드에 관해서는 하나은행이 피해 발생을 인정하고,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을 수용하기도 했다.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역시 피해보상의 정도 등이 문제되고 있을 뿐, 불완전판매에 해당함은 분명하다. 즉, 대규모 불완전판매로 인한 하나은행의 기업가치 훼손 역시 객관적으로 인정된다. 나아가 함 후보에 대한 징계처분에 관한 재판에서 내부통제기준의 ‘마련’ 여부가 쟁점이 되고 있기는 하나, 적어도 하나은행과 경영진의 내부통제가 매우 미흡했음은 충분히 드러난 상태이다. 함영주 등 당시 하나은행 경영진과 이사회는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대규모 불완전판매가 구조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의도적으로 외면한 것이었다. 따라서 함 후보는 “명백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한 자”에도 충분히 해당한다.

 

 

이처럼 함 후보에 대한 객관적인 반대 사유는 이미 차고 넘친다. ISS와 같은 해외 의결권자문사는 물론이고,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국내 의결권자문기관도 대부분 함 후보에 대한 반대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이 함 후보에 대해 찬성으로 결정한 것은 실제로 동 안건이 부결되는 상황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비록 국민연금 지분이 약 9%에 불과하지만, 최대주주인 만큼 국민연금으로 인해 회장 선임 안건이 부결됐다는 결과는 피하고자 했을 가능성이 높다. 매우 무책임한 판단이고, 수탁자책임원칙에 명백히 반하는 의사결정이다. 대규모 불완전판매 사태와 채용 비위에 책임이 있는 함 후보가 국민연금의 찬성 덕분에 회장으로 선임된다면,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부결될 수 있는 안건에는 반대하지 않는 것이 국민연금 의결권행사 원칙인가?

회장 선임 여부 상관없이 함영주는 법적 경영상 ·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국민연금, 이중대표소송 등을 통해 반드시 책임 물어야

 

국민연금은 2020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된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에 대해서는 DLF 불완전판매에 관한 책임을 이유로,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에 대해서는 라임자산운용 사태, 채용비리 혐의를 이유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더구나 국민연금은 올해도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재선임 후보에 대해서 감독의무 소홀 등을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다. 그런데 국민연금이 함 후보에 대해서만 찬성하기로 한 것은 일관성도 완전히 상실한 결정이다. 심지어 함영주와 거의 유사한 사유로 징계를 받은 손태승은 당시 1심 판결이 있기도 전이었다. 당시 손태승, 조용병 모두 지분 구성상 국민연금의 반대와 상관없이 선임될 것으로 예측됐다. 결국, 국민연금의 반대와 상관없이 가결될 수 있는 안건에 대해서는 정해진 지침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한 반면, 이번 함영주 선임 건처럼 실제로 부결될 수도 있는 안건에 대해서는 지침상 반대가 분명하더라도 찬성표를 행사한다고 해도 볼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원칙은 ‘국민연금으로 인한 부결을 피하는 것’이라고 비판해도 국민연금은 변명할 말이 없을 것이다.

 

설령, 함 후보가 국민연금의 찬성 덕분에 회장직에 오르더라도, DLF, 라임·옵티머스, 이탈리아헬스케어 사태 및 채용비위에 대해서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함 후보는 회장 선임 여부와 상관없이 하나은행 대표이사로서 응당 져야 할 법적·도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국민연금은 비록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매우 잘못된 결정을 내렸으나, 향후 이중대표소송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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