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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개혁/경제민주화
  • 2018.12.11
  • 790

한국거래소의 삼바 상장유지 결정, 
분식회계 결과물인 상장에 대한 섣부른 면죄부

분식회계 인정도 수정도 없는 삼바, 진상규명까지 판단 미뤘어야

삼바 특혜 상장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거래소의 막가파식 결정

투자자 보호를 위한 보다 전향적인 조치가 이루어질 기회 원천봉쇄

분식회계·특혜 상장에 대한 진상규명 없이는 시장의 불확실성만 증대

 

어제(12/10) 한국거래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주)(이하 “삼바”)에 대한 기업심사위원회(이하 “기심위”) 심의를 진행하여, “경영의 투명성과 관련하여 일부 미흡한 점에도 불구하고 기업 계속성, 재무 안정성 등을 고려하여 상장유지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208.11.14.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는 삼바에 대해 고의 분식회계라고 확정하고 즉시 거래정지 조치한 바 있다. 그러나 2018.11.27. 삼바가 재무제표 수정과 감사인 지정 등 관련 증선위 행정처분에 대해 집행정지를 신청함으로써, 고의 분식회계 판단에 따라 이행해야 할 재무제표 수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거기에 한술 더 뜬 이번 기심위 발표로 인해 삼바 주식은 고의 분식판정을 받은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시장에서 버젓이 재거래되게 되었다. 이는 기심위가 삼바 분식회계의 진상 및 그 배경에 대한 온전한 규명이 이뤄지기도 전, 분식회계의 결과로 이뤄진 상장을 유지하겠다는 판단을 임의로 먼저 내린 것에 다름 아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 김경율 회계사)는 이러한 한국거래소의 무모한 막가파식 결정에 대해 분노하며, 이러한 결정의 잘못된 점을 낱낱이 지적하고자 한다. 

 

삼바 분식회계는 단순히 한 바이오 회사가 실적을 부풀렸다는 문제로 끝날 것이 아니다. 그간 공개된 삼바 내부문건(이하 “내부문건”)에는 통합 삼성물산이 ‘합병 시 제일모직 주가의 적정성 확보’를 위해 바이오 사업가치를 목표 수준 6.9조원에 맞춰 반영하는 등 삼바 분식회계가 제일모직-(구)삼성물산 합병을 합리화하기 위해 진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모두 드러나 있다. 한국거래소의 이번 결정은 삼바 분식회계의 핵심적인 원인 규명 및 범죄 혐의에 대한 제대로 된 후속 조치가 전무한 상황에서, 섣부른 결정으로 사실상의 ‘면죄부’를 주었고, 증권시장에서의 ‘대마불사(大馬不死)’논리를 다시금 확인시켰다. 한국거래소는 삼바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심사 시 삼바의 상장 자체가 분식회계를 통한 결과물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분식회계 혐의가 온전하게 규명·해소되었는가를 제1의 판단 기준으로 삼았어야 마땅하나 이를 지키지 않고 삼바 상장유지 결정을 내렸다. 자본시장을 교란시키는 중대 범죄인 분식회계의 재발을 방지하고 향후 자본시장 신뢰 회복에 만전을 기했어야 할 한국거래소가 사실상 자신의 책무를 유기한 것이다. 

 

또한 분식회계를 반영하더라도 상장요건을 충족한다는 주장도 검증이 필요하다. 최소한 분식회계 장부에 대한 수정 재공시가 이루어지고, 그 재공시 결과가 상장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에 대해 객관적으로 검증된 이후에 결론을 내렸어도 늦지 않았을 것이다. 성급한 결론을 내림으로써, 투자자 보호를 위한 보다 전향적인 조치가 이루어질 기회를 원천봉쇄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상장 규정 개정을 통한 삼바의 특혜 상장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은 당사자인 한국거래소가 섣부른 판단을 통해 삼바의 범죄 혐의에 면죄부를 주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심대하게 증대시켰음을 지적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검찰의 삼바 분식회계 전반에 대한 조속한 수사를 촉구한다.

 

삼바 분식회계의 본질은 상장을 앞둔 비상장 회사의 분식회계에 대한 처리문제이다. 삼바 내부문건에는, 비상장 회사 시절, 삼바가 바이오젠의 콜옵션 부채를 반영할 경우 자본잠식이 된다는 점을 경영진이 인지하였고, 고의적 분식회계를 통해 적자를 흑자 회사로 탈바꿈하여 허위로 상장 기준을 충족했음이 오롯이 드러나 있다. 즉, 기심위는 이러한 분식회계에 따른 문제가 온전히 해소되었는가를 중심으로 상장유지 여부를 판단했어야 한다. 또한, 4.5조 원 대의 고의적 분식회계로 검찰에 고발된 삼바는 그것 자체로 “경영이 대단히 불투명한 상태”임에도 ‘개전(改悛)의 정(情)’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삼바가 발표한 경영 투명성 제고 방안 또한 허울 좋은 개살구일 뿐 향후 분식회계의 재발을 막는 안전판이 될 수는 없다. 기심위는 분식회계로 인한 삼바 투자자들의 손실에 대한 삼바의 무책임한 태도로 인해 투자자들이 소송까지 시작한 현실을 외면했다. 향후 투자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에 의해, 혹은 검찰 수사의 결과에 따라 삼바가 거액의 배상금이나 벌금을 물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기심위의 재무 안정성 부분에 관한 판단은 이런 재무적 불확실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삼바 분식회계 문제 관련 본질적 해결 없는 밀어붙이기식 거래 재개는 향후 또 다른 분식회계를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그야말로 진정한 투자자 보호가 아닌 미봉책에 불과하다.

 

한편, 2012~2014년 5조원 대 회계 분식을 자행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2001년 기상장된 상황에서 상장의 절차적 부당성 여부 자체가 논점이 아니었음에도 주식 거래재개 결정에 1년 이상 소요되었다. 2017년 회계부정 혐의로 6일간 거래정지 된 한국항공우주(KAI) 역시 분식회계 장부에 대한 수정 재공시 뒤에야 상장이 재개되었다. 따라서 상장 자체가 분식회계의 결과라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분식회계 장부에 대한 재무제표 수정 재공시도 이뤄지지 않은 삼바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거래재개 결정은 본인이 중심이 된 삼바의 특혜 상장 의혹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기 위한 시도의 결과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한국거래소의 결정은 “시장의 투명성을 관리하는 책임 있는 자율규제기구”로서의 한국거래소에 대한 역할에 의구심을 갖게 할 뿐이다. 

 

어제(12/10) 한국거래소의 삼바 상장유지 결정은 적폐 청산에 대한 행정당국의 미약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다. 4.5조 원대의 천문학적 분식회계에도 다시금 적용된 대마불사 논리는 이 땅의 기울어진 경제 운동장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줄 뿐이다. 분식회계로 아름답게 꾸민 재무제표를 제출하여 상장한 삼바는 태초에 분식회계가 없었다면 상장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을지 조차 의심되며, 일단 상장만 한다면 그에 대한 온전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있다는 잘못된 선례를 남겼다. 이것이 금융관계 당국의 자본시장의 투명성을 수호하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조속히 제거하는 책임 있는 모습이었는 지 의문이다. 참여연대는 검찰의 조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다시 한 번 촉구하며, 삼바 분식회계의 가려진 핵이라고 할 수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를 위해 진행된 제일모직-(구)삼성물산 문제 규명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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