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민을 농락하는 삼성의 변칙세습 역사

삼성 변칙세습의 역사(6) – 1997년에 일어난 일 IV

우리는 지난 5년간 삼성의 이재용씨가 어떻게 재산을 모았는가를 알고 있습니다.

오직 국세청만이 모른 체 하고 있을 뿐입니다.

(6)1997년에는 이런 일도 벌어졌습니다.

1999년 6월 30일, 삼성은 삼성자동차 채권단에 대한 손실보상 차원에서 이건희 회장의 사재 2조8000억원을 내놓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내놓겠다는 사재는 다름이 아닌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이었습니다. 400만주를 2조8000억원으로 계산하였으니, 주당 70만원으로 친 셈입니다. 삼성은 그 근거로 삼일회계법인이 72만원, 삼성증권이 70만2천원으로 각각 추정했다는 점을 제시했습니다. 한편, 삼성측은 삼성생명이 상장되면 주가가 70만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어 2조8천억원을 마련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고, 당시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기업공개를 요청해오면 이를 긍적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혀 삼성과의 기막힌 팀플레이를 보여주었습니다.

삼성생명의 상장을 전제로 한 사재출연 방식에 대해, ‘거추장스런 것(삼성차)을 한순간에 털어버리고 「황금알」(삼성생명 공개)을 거머쥔 삼성의 놀라운 테크닉’이었다는게 당시 전문가들의 평가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삼성의 묘수는 곧바로 여론의 공격을 받게 됩니다.

우선, 이재용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에버랜드가 98년 4월부터 12월 사이에 삼성생명주식을 대량 취득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 기간 동안 에버랜드의 삼성생명 지분은 2.25%(42만1천2백주)에서 20.7%(3백86만8천8백주)로 18.45%포인트 증가했는데, 에버랜드는 주당 9천원에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버지가 빚갚는다고 내놓을때는 70만원인데, 아들이 살때는 9천원? 게다가, 삼성생명의 상장으로 당장 이건희 회장 일가와 계열사가 얻는 반사이익만 최대 7조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삼성의 꼼수에 대한 비판의 여론이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정부에서는 ‘삼성생명 상장의 긍정적 검토’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신중 검토’의 입장으로 선회하게 됩니다. 그 후, ‘생보사 상장이익을 주주가 다 가질 것이냐, 아니면 상장이익중 보험계약자의 몫을 인정해 줄 것이냐, 인정하면 얼마나 인정할 것이냐’의 문제를 둘러싸고 한치의 양보도 없는 논란이 계속되면서, 삼성생명의 상장 여부는 점차 불투명하게 되었습니다.

삼성생명 상장을 둘러싼 논란으로 이건희 회장이 내놓은 삼성생명 주식의 현금화가 불투명해지자 삼성자동차 채권단은 삼성측에 확실한 현금화 방안을 제시해 줄 것을 요구하였고, 이에 이건희 회장과 삼성계열사들, 그리고 삼성자동차 채권금융기관들이 이건희 회장의 사재출연과 관련하여 1999년 8월에 합의서를 체결하게 됩니다. 이 합의서는 이건희 회장이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채권단에 무상으로 증여하고 이 주식을 2000년 12월 31일까지 계열사들이 사주는등의 방법으로 채권단에 2조4500억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즉, 에버랜드가 주당 9000원에 산 주식을 다른 삼성계열사는 주당 70만원에 사들이겠다는 것입니다. 이 합의서에 따라, 삼성전기는 그동안 삼성생명 주식 12만638주를 주당 70만원에 사들였습니다.

도대체 삼성생명의 주식가치는 얼마일까요? 지난 5월, 제일제당이 삼성생명 주식 25만주를 CJ39쇼핑에 주당 28만원에 매각한 적이 있습니다. 이 거래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삼성생명은 최근에 장외시장에서 20∼3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합니다. 삼성생명의 주식가치를 28만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삼성전기는 삼성생명 주식의 구입으로 506억원의 손실을 입게 되고, 이로 인해 삼성전기 주주들은 주당 650원의 손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즉, 삼성전기의 주식 1000주를 보유한 소액주주는 65만원을 이건희 회장에게 갖다 바친 셈입니다.

삼성전기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위의 합의서에 따라, 삼성의 전계열사들이 삼성생명의 주식을 주당 70만원에 본격적으로 구입하기 시작하면, 삼성계열사의 소액주주들은 이건희 회장에게 일정액을 갖다 바쳐야 합니다.

이건희 회장의 독단과 정치적 논리에 의해 탄생한 삼성자동차, 그 짐은 이제 삼성계열사의 소액주주와 국민에게로 넘어 왔습니다.

김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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