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재벌의 반발에 차기정부의 재벌개혁정책이 흔들려서는 안된다

최근 재벌개혁정책에 대한 논란을 지켜보며



재벌의 구태는 여전한데, ‘재벌은 없어졌다’라니

법·제도 개선 및 엄정한 집행 노력은 흔들림 없이 계속되어야


1. 증권집단소송제도 도입과 출자총액제한제도 강화 등 신정부의 재벌개혁 정책과 관련하여 지난 주말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의 발언을 비롯한 재계의 반발이 거세어지고 있으며, 어제(8일) 노무현 당선자는 “시장친화적으로 개혁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며 자율적인 방향에서 추진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알려졌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이와 관련하여 지난 2001년 이후 김대중 정부를 압박하여 재벌개혁 정책들을 크게 후퇴시켰던 재계가 신정부의 재벌개혁 정책마저 좌초시키기 위해 노골적으로 저항하고 있다고 보며, 재계 스스로 구태를 벗고 개혁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한국경제의 성장과 안정은 또다시 위태로워질 수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 노무현 당선자의 발언이 성과위주의 조급증을 경계하고 임기5년동안 일관된 개혁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면 동의하나 이것이 자칫 최근 재계의 반발에 밀려 개혁의지를 후퇴시키는 것이라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2. 손병두 부회장이 “이제 재벌은 없어졌다”고 말하는 등 신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을 전면 비판한 이후 재계는 증권집단소송제 도입 및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지배 차단, 공정위의 조사권한 강화, 상속·증여세의 완전포괄주의 도입 등 구체적인 재벌·금융개혁 및 투자자보호 정책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개혁대상으로서의 재벌이 없어졌다고 재계가 말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최근 드러난 두산그룹의 해외발행을 가장한 특혜성 BW의 국내발행 및 그룹4세에 대한 재산·경영권 승계 의혹, SK그룹의 SK증권 주식 이면거래 사건, 그리고 현대자동차그룹의 족벌체제 강화, 동부그룹의 계열금융기관 자금을 동원한 아남반도체 인수 및 동부전자에 대한 순환출자, 삼성생명의 부당계약전환 등의 불법행위와 이를 무마하기 위한 금감원 로비의혹 등 최근 봇물처럼 터져 나온 여러 가지 사건을 통해 볼 때, 김대중 정부의 재벌개혁은 결국 실패했으며, 재벌개혁을 위한 법·제도 개선 및 엄정한 집행은 신정부의 절대적 과제임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3. 특히 두산그룹의 특혜성 BW발행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족벌체제 강화는 상속·증여세제의 완전포괄주의 도입이 왜 필요한지, SK그룹의 SK증권 주식 이면거래 사건은 구조본의 부당한 경영개입이 무엇을 말하는지, 동부그룹 소속 금융기관들의 저축자 자금을 이용한 아남반도체 인수 및 계열사 지원은 산업자본의 금융지배에 따른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리고 삼성생명의 부당계약전환과 개인신용정보 도용 사건은 재벌소속 금융기관의 준법감시 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한 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경련을 비롯한 재계가 더 이상의 재벌은 없으며 따라서 재벌개혁 정책 또한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인 것이다.

4. 결론적으로 참여연대는 재계가 지난 2001년 상반기부터 공정거래법상의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대기업집단지정제도 폐지 등을 주장하며 당시 여야 정치권과 정부를 집중적으로 공격하여 IMF사태 이후 도입한 재벌개혁 정책들을 상당부분 후퇴시킨 데 이어 다시 신정부의 재벌정책마저 무산시키려 한다고 보며, 적은 지분으로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고 계열사 독립경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재의 재벌총수체제와 국민의 저축자금으로 성장한 금융계열사를 이용한 경영권 확장 및 지배권 유지 현상이 사라질 때까지 재벌개혁은 빠뜨릴 수 없는 과제일뿐만 아니라, 금융개혁 및 증권시장의 건전화 등을 위한 법·제도의 개선 노력과 엄정한 집행 노력이 흔들림 없이 계속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바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노무현 차기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이 재계의 반발로 후퇴해서는 안됨을 지적한다. 원칙의 흔들림없이 경제주체의 의식과 행동의 변화를 유도하는 일관된 개혁이 이루어지기를 촉구한다.
경제개혁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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