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현대산업개발(주) 정몽규회장, 특혜성BW를 통한 지분확대 의혹 있어

-해외발행 가장한 국내발행, 발행 직후 대주주 대량 매입, 주가하락에 따른 리픽싱옵션 등 (주)두산 사례와 유사한 문제점 드러나

-현대산업개발(주)에 진상공개 및 자발적 해결 촉구, 금감원의 조사 필요

1.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증권거래소 공시자료 등을 확인해본 결과, 현대산업개발(주)의 정몽규 회장이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산업개발의 83회 해외신주인수권부사채(BW)(99년 5월 발행)와 86회 해외BW(99년 8월 발행)와 관련하여 작년 참여연대가 문제제기했던 (주)두산의 특혜성 해외BW와 유사한 의혹과 문제점이 있음을 확인하고, 현대산업개발과 정몽규 회장이 진상을 밝힐 것을 요청하였다.

2. 참여연대가 공시 자료 등을 검토한 결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주) 회장은 1999년 5월에 발행된 제83회 해외BW의 85%(8,926,700주)를 발행 직후 매입하였으며, 또한 1999년 7월에 발행된 제86회 해외BW도 발행 직후 50%(3,549,112주)를 매입하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83회 BW의 경우는 주가하락에 따른 행사가조정 조항이 있어 발행당시의 행사가격 11,340원은 현재 5,000원으로 하락했고, 인수할 수 있는 주식수도 8,926,700주에서 20,439,155주로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정몽규 회장이 83회와 86회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경우 지분율은 현재의 9.7%에서 31.5%로 크게 확대될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

3. 그러나 이러한 현대산업개발(주)의 해외BW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의혹과 문제점이 있다.

가. 경영권 획득 과정에서 지배주주의 지분 확대를 노린 발행

2002년 12월 31일 현재 현대산업개발(주)의 발행주식총수는 75,384,180주이며 BW 인하여 발행가능한 주식은 27,729,534주로 현 발행주식총수의 약 37%에 달한다. 이 신주인수권이 모두 행사될 경우 정몽규 회장의 지분은 현재 9.7%에서 30.5%로 증가하며, 정몽규 회장만 신주인수권을 행사한다면 지분율은 31.5%까지 증가하게 된다. 이에 비해 소액주주들의 지분율은 현재 74.71%에서 56.68%로 대폭 감소하게 된다.

주가하락에 따라 행사가가 자동하락하는 리픽싱옵션이 포함된 BW의 경우, 인수자는 아무런 위험 없이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반면 회사와 기존 주주들에게는 주식물량 증가로 인해 손실을 입게 된다.

99년은 정몽규 회장이 현대산업개발(주)의 대표이사로 취임하고 최대주주로 부상하는 등, 정씨 일가 내부의 소유구조 정비가 이루어졌던 시기였다. 따라서 1999년 초 현대산업개발(주)가 특혜성 BW를 사모형식으로 발행하고 그 대부분을 정몽규 회장이 매입한 것은 대주주의 안정적인 지분 확보를 위한 목적이었다는 의혹을 갖게 한다.

특히 발행 1년 후 put-option 행사로 인해 사채에 대한 원금이 조기 상환되었음을 고려하면 당시 현대산업개발(주)은 (주)두산의 사례와 같이 1년짜리 자금을 위해 인수자에게만 유리한 해외BW를 발행한 셈이며 이는 현대산업개발(주)의 이사들이 회사와 기존 주주들의 이익에 충실한 결정을 내렸는가를 의심하게 한다.

나. 해외발행 사모BW를 정몽규 회장이 인수한 경위

현대산업개발(주)의 공시에 따르면 99년 5월 20일에 발행결의한 83회 BW는 해외발행BW였으며, 또한 사업보고서상에 사모발행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발행하였다고 한 BW의 대부분을 납입일(5월 27일) 당일 정몽규 회장 개인이 인수하였다는 것은, 해외발행이라는 공시와는 달리 BW발행이 사실상 정몽규 회장의 취득을 예정에 둔 국내발행이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게 한다.

한편 99년 7월 30일에 발행결의한 제86회 BW도 해외발행BW임에도 불구하고 납일일(8월 10일)로부터 9일이 지난 8월 19일 정몽규회장이 50%에 해당하는 3,549,112주를 매입하였다. 이 또한 어떻게 해외발행임에도 불구하고 정몽규 회장이 83회에 이어 또 다시 대다수의 BW를 인수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주)두산의 사례에서도 해외발행 형식을 취함으로써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는데, 실제 사채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공모형식으로 매입한 사실이 밝혀졌고, 따라서 금감원은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에 대한 과징금 부과 등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현대산업개발(주)의 경우에도 만약 사채인수권자가 따로 존재하며, 국내의 인수자들이 사채를 인수하면서 이의 전매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이는 국내공모로 볼 수 있다. 이것이 사실일 경우 현대산업개발(주)는 발행 당시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으므로 증권거래법 및 유가증권의발행및신고에관한규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

다. 사채와 신주인수권의 분리 및 사채인수권자에 대한 의혹

현대산업개발(주)의 BW는 (주)두산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분리형 BW를 발행하였으며, 신주인수권 행사와는 무관하게 발행 1년 후인 2000년 5월 27일 사채를 전액 조기상환하였다. 결국 현대산업개발(주)는 1년 동안 1억불의 자금 조달을 위해 2009년까지 장기간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수 있는 BW를 발행한 것이다.

참여연대는 이러한 사실을 종합해볼 때 정몽규 회장이 BW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자금조달에 대한 실질적인 기여 없이 신주인수권만 인수하여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하였고, 사채는 제3자가 인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라. 행사가조정 조항(refixing-option) 공시누락에 따른 부실공시

주가하락 시에는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을 하향조정하는 대신 주가가 다시 상승하더라도 행사가격을 상향조정하지는 않는 리픽싱옵션은 소수주주들에게 매우 불리한 조건이며, 주식희석화 위험 등 주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다.

현대산업개발(주)이 발행한 위 BW의 경우, 모두 4차례 행사가가 하향조정되어 발행 당시 11,430원에서 2003년 5월 현재 5,000원이라는 점에서 리픽싱옵션이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반면, 86회 신주인수권부사채의 경우 리픽싱옵션이 없는 것으로 추정됨. 발행시 행사가 16,900원, 현재 행사가 16,032원)

그러나 현대산업개발(주)는 주가하락에 따른 행사가 조정이라는 리픽싱옵션이 있었음에도 이를 공시하지 않았다. 이는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을 공시하지 않은 부실공시에 해당하며, 이는 증권거래법 제186조를 위반한 혐의가 있다.

4. 이처럼 해외에서 발행하였다고 하는 BW의 대다수를 국내 대주주가 발행 직후 보유하게 된 점, 그리고 이 BW에는 주가하락에 따른 행사가격 조정이라는 특혜성 조항이 부여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대주주의 지분율이 대폭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은 지난해 10월 참여연대가 문제제기하고 대주주 일가의 무상소각으로 일단락되었던 (주)두산의 특혜성 BW 발행 사안과 유사하다.

따라서 참여연대는 현대산업개발의 83회 BW와 86회 BW와 관련하여 현대산업개발(주)의 경영진과 정몽규 회장이 BW의 발행과 인수과정에 대해 투명하게 밝힐 것을 요구하며, 금융감독원 등 감독당국의 엄정한 조사 또한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과거 CJ엔터테이먼트와 (주)두산의 대주주가 소액주주의 이익을 침해하였던 특혜성BW의 무상소각을 결정한 사례와 같이 정몽규 회장의 현명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바이다.

경제개혁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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