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현대중공업-대우조선 기업결합, 왜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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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대우조선 기업결합, 왜 문제인가

재벌특혜, 고용·산업생태계 위협, 불공정 심화 등 양대조선사 합병의 문제점

일시·장소   6월 15일(화) 오전 10시, 이룸센터 이룸홀(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22)

주최    더불어민주당 민형배·이정문 국회의원, 국민의힘 서일준 국회의원, 정의당 배진교·류호정·장혜영 국회의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전국금속노동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금속노조, 참여연대 등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오늘(6/15) 민형배·이정문(더불어민주당)·서일준(국민의힘)·배진교·류호정·장혜영(정의당) 국회의원과 공동으로 <현대중공업-대우조선 기업결합, 왜 문제인가> 좌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좌담회는 EU와 일본, 한국 경쟁당국의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한국산업은행의 대우조선 매각·합병이 진행될 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들을 짚고 비판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참여연대 정책위원 김남근 변호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는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김종보 변호사, 서치원 변호사, 안재원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장, 신태호 금속노조 대우조선 지회 수석부지회장, 송덕용 회계사가 발제자로 나서, 재벌독점, 고용과 산업생태계 파괴, 지역경제 위기, 불공정거래 관행 심화, 한국산업은행의 공적책임 등 여러 주제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양대조선사 합병, 시장 독점과 재벌일가의 산업지배력 강화 우려

첫 발제자로 나선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김종보 변호사는 현대중공업의 지배구조 개편과정이 대주주 정몽준 총수일가에게만 유리하게 진행되어 왔음을 지적하고 이를 비판했습니다. 김종보 변호사는 현대중공업 인적분할 과정에서 신설법인인 현대로보틱스에 현대중공업 자사주를 배정해 의결권을 부활시키고, 정몽준 일가는 현대로보틱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늘려 지주회사를 통해 지배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종보 변호사는 특히 자사주는 본질적으로 미발행주식으로 신주를 배정하는 것이 법리적으로 온당치 않고, 대주주는 자기 돈을 들이지 않고도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으므로 주주평등주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이외에도 김종보 변호사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으로 독과점 심화가 예상되며, 회생 불가능성 등 경쟁제한성 예외사유도 존재하지 않아 기업결합 결정이 부당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양대 조선사의 합병은 결국 조선시장 독점 강화와 정몽준 회장 일가의 독점적 지위 공고화 등을 우려했습니다.

두번째 발제를 맡은 안재원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장은 2017년부터 한국 조선산업은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일감을 독식하면서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고, 기존 노후선에 대한 탄소 배출규제 등으로 발주량 증가도 예상돼 장기호황 전망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임을 설명했습니다. 안재원 원장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매각을 발표하면서 주장한 논리가 빅2체제로의 조선산업 개편과 대우조선해양 경영 정상화를 위한 M&A가 필수적이라는 것이었으나, 이는 실질적으로 슈퍼 빅1체제를 추진하는 것으로 구조조정에 따른 한국 조선산업 생태계를 파괴하고 왜곡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망했습니다. 또한 안재원 원장은 EU가 중간심사보고서(SO)를 통해서 현대중공업으로의 대우조선 매각이 LNG선 경쟁을 저해한다고 보고 있음이 드러난 점 역시 강조했습니다. 안 원장은 만약 조건부 승인을 위해 기술이전, 생산시설 축소, 일부 분리매각, 신생조선소에 생산기술 지원, 시장점유율 제한, 선가 인상 제한 등이 고려된다면, 애초에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추진하면서 내세운 조건이 무력화됨을 의미하므로, 정부가 이를 수용할 수 없음을 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생산 구조조정으로 기자재벨트 붕괴와 고용위기, 지역 몰락 우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신태호 수석부위원장은 조건부 승인에 따른 전망과 문제점을 주제로 발제했습니다. 신태호 수석부위원장은 우선 대우조선 매각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은 건실한 조선사업장인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소유권을 확보함과 동시에 기업승계 작업을 위한 탄탄한 지배구조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중공업 총수 일가는  대우조선 인수 과정을 통해 “현대중공업→ 한국조선해양(중간지주회사) → 사업회사(대우조선, 현대중공업, 미포조선, 삼호중공업)”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완성형태를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신태호 부지회장은 정부 주도의 조선 1강체계는 각 사별 다운사이징과 생산시설의 축소를 핵심으로 하지만,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의계약, 밀실계약, 국가자산매각의 기본 원칙에 위배 등 문제가 있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신 수석부지회장은 현재 조건부 승인이 유력한 상황에서 기업결합이 성사된다면, HSD엔진 등을 중심으로 하는 기자재 벨트가 붕괴되고 지역사회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서치원 변호사는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으로 중소하도급기업, 기자재공급 기업에 대한 구매독점이 공고화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서치원 변호사는 이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하도급법을 상습적으로 위반해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그러한 사실을 부인하고 피해구제를 외면하고 있는 상황임을 설명했습니다. 서치원 변호사의 주장에 따르면 조선하도급 불공정거래와 관련된 관행 개선이나 제도개혁이 부재한 현 상황에서 기업결합까지 이루어지면 “을”의 지위는 변동이 없거나 더 열악해지는 데 비해 “갑”은 가격결정 지위까지 획득할 개연성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이어 서치원 변호사는 한국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공적으로 소유·관리하는만큼 공익적 관점 준수가 필요하나, 대우조선해양의 하도급 불공정 거래 강요 등 위법·비윤리적 경영에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면서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불공정거래 문제는 향후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서치원 변호사는 조선하도급 피해기업들이 고숙련, 높은 인적 신뢰 등 신속한 재기가 가능하다는 점을 언급하고, 재기 자금 지원, 계약이행보증금 면제, 업체 등록 시 완화된 신용도 기준 적용과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등 공공의 역할 강화의 필요성 역시 역설했습니다.    

마지막 발제를 맡은 송덕용 회계사는 대우조선해양의 지배구조의 문제점과 감사위원회 활동의 부실을 문제삼으면서도, 최대주주의 이익에만 공헌하는 현대중공업의 재벌 지배구조가 대우조선해양의 지배구조보다 더 효과적이라 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송덕용 회계사는 현대중공업 인적분할 당시에도 회사의 관점에서 보면 이 현대중공업지주에 넘길 이유가 없는 자산인 현대오일뱅크, 현대글로벌서비스, 현대중공업 자기주식이 현대중공업지주의 최대주주가 될 정몽준 회장을 위해 넘겨졌으며, 지배력 강화를 위한 자금줄이 되었음을 강조했습니다. 송덕용 회계사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해 이루어진 현대중공업 물적분할과 중간지주회사 체계 형성 역시 현대중공업 지주의 리스크는 줄이되, 수익성을 높여 정몽준 회장 일가의 지배력 강화로 이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송덕용 회계사는 ‘산업은행의 매각 목적형 경영관리가 대우조선 부실을 키워온 원인이었지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였기 때문은 아니었다’며 공적 관리의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구매독점 강화로 불공정구조 고착화, 산업은행 공적책임 필요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오늘 좌담회에서 제시된 여러 논의들을 토대로 향후 한국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따른 산업생태계 파괴와 고용·지역경제 불안정성, 불공정거래 구조·관행 고착화, 재벌독점, 산업은행의 공적책임 미비 등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부당한 조건의 기업결합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토론 순서 및  참석자 

  • 사회: 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정책위원)
  • 발제1. 현대중공업 지배구조 개편과정의 부당성과 대우조선해양 매각 재벌독점의 문제점
    _김종보 변호사(민변 민생경제위원회)
  • 발제2. 조선산업 전망 및 현대重-대우조선 결합이 조선산업에 미칠 영향
    _안재원 금속노조연구원장
  • 발제3.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가 거제 지역에 미치는 영향과 전망(고용·산업생태계,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을 중심으로
    _신태호 금속노조대우조선지회 수석부지회장
  • 발제4.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불공정거래 관행·구조의 문제점과 기업결합이 미칠 영향
    _김남주 변호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
  • 발제5: 대우조선해양 관리·매각 건 관련 한국산업은행의 공적책임 방기의 문제점과 대안
    _송덕용 회계사

▣ 별첨자료 <현대중공업-대우조선 기업결합, 왜 문제인가> 좌담회 자료집

▣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문의: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담당: 신동화 간사 02-723-5052, efrt@pspd.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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