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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D  l  People's Solidarity for Participatory Democracy

  • 2004.04.08
  • 523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개전 직후 40 여 일만에 미국은 전쟁종료를 선언했지만 이라크는 아직 전쟁중입니다. 게다가 미국은 대량살상무기와 테러연관성 등 전쟁명분과 관련된 증거를 찾아내는데 실패함으로써 전쟁의 정당성을 입증하는데 실패했습니다. 군사작전의 실패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점령 정책의 실패입니다. 이라크에 인권과 민주주의를 가져다 주겠다던 약속은 지난 7-80년대 후세인 독재를 지원해왔던 미국의 진정한 관심사도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쏟아 부은 막대한 전쟁비용의 회수라는 현실적 이해관계와도 상충되는 것이었습니다. 서로 반목하던 시아파와 수니파가 합세하여 미국에 대항하는 오늘의 이라크 상황은 미국이 원했던 꼭두각시 정권을 수립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 세계가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점령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테러를 막기 위해 이라크 침공을 강행했다고 강변하지만 이라크는 물론 세계 전체가 더욱 테러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동맹국들도 하나둘씩 이라크를 떠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정부와 국회는 개전 초 서둘러 700여명의 비전투병력을 파견할 것을 결정한데 이어 또 다시 올해 초 전투병 위주로 구성된 3000여명의 병력을 이라크에 보낼 것을 결의하고 말았습니다. 이로써 한국은 미영제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점령군을 이라크에 보내는 나라가 될 지경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정부와 파병찬성 정당과 의원들은 이토록 많은 전투병력을 보내 이라크의 재건을 도울 것이라고 강변합니다. 그러나 특전사 병력이 이라크 재건을 위해 간다는 주장을 믿는 국민은 없습니다. 세계 3위 규모의 병력을 이라크에 보내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국민도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국민을 대변한다는 국회의원의 대다수가 아무런 합의기반도 없이 이같은 어마어마한 선택을 작전하듯 강행하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파병 후 한국은 이라크 주민의 주권을 짓누를 미국의 점령정책에 협조하는 세계 세 번째의 점령국이 되었습니다. 또한 단순논리를 적용하자면 우리 국민들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저항적 보복의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이 되고 말았습니다. 16대 국회의원들의 그릇된 선택이 심판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소신과 정책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냐고 묻습니다. 그러나 정치인의 정책적 선택은 선거를 통해 심판받는 것이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원리입니다. 게다가 소신이라는 이유로 혹은 정책적 결단이라는 이유로 아무 것도 평가할 수 없다면, 잘못된 과거사의 청산도 있을 수 없고, 현실의 개선도 있을 수 없으며 역사의 발전도 있을 수 없습니다. 한국 근현대사를 돌이켜보면 오늘날 우리사회를 불행하게 만든 무수히 많은 잘못된 선택들이 소신의 이름으로, 혹은 현실을 핑계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5.17 쿠데타도 소신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현실을 이유로 춘원은 친일의 길을 걸었습니다. 이라크 파병은 평화를 지향하는 대한민국 헌법과 정체성에 커다란 오점을 남기는 역사적 선택이며, 지난 한세대 동안 아랍세게와 맺어온 건설적 관계를 아랍세계와 미영제국의 관계와 같은 파괴적 악순환으로 후퇴시킬 자기파괴적 결정이라는 점에서 앞 서 열거한 역사적 선택들에 비추어 그 의미나 비중이 덜하지 않습니다.

백보를 양보해서, 만약 두 차례에 걸친 정부와 국회의 이라크 파병 결정이 정책담당자 각 주체들의 진정한 소신과 성실성에 바탕을 두고 투명하고 공개적 토론에 의해 결정되었다면 말 그대로 '역사적 평가'의 대상으로 남겨둘 법합니다. 그러나 정부와 국회는 막연한 국익, 원칙도 기준도 없는 동맹의 의리, 구체적 분석을 결여한 국제현실을 둘러대며 강변하는 것으로 논리적 검토를 대신했습니다. 더욱이 파병안 처리 기간 내내 확인되지 않은 잘못된 정보, 부실한 정보, 왜곡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합리적 토론을 회피했습니다. 이라크는 늘 안정화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발표되었고, 한국군 주둔 예정지는 그 곳이 모술이든지, 키르쿠크든지, 나자프 또는 슐라이마니아든지 예외없이 안전하고 그 곳 시민들은 우리를 반기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국회는 이 보고들에 대해 아무런 비판과 지적도 없이 사실상의 백지수표를 위임하는 거수기 노릇을 하였고 심지어 더 많은 군대의 파견을 요구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라크 전 후 1년간 이라크와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은 정부와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경직되고 근시안적인지, 합리적 예측으로부터 동떨어져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국제정세와 이라크 상황에 대해 정부와 국회의원들이 주장했던 내용들은 착오, 거짓 또는 무사안일한 판단이었음이 판명되고 있습니다. 파병찬성의원들은 그들의 그릇된 소신 외에도 자신의 정보왜곡과 무책임, 무사안일과 비민주성으로 인해 심판받아야 합니다.

파병결정의 책임은 파병방침을 결정한 노무현 대통령과 국무위원, 정부의 결정을 원칙없이 추인하여 여러차례 당론을 바꾼 열린우리당, 파병여부를 좌우할 과반수 의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적절한 견제를 행하지 않고 도리어 대규모 파병을 서두를 것을 주장했던 한나라당, 무조건 파병을 주장했던 자민련 등 정부와 파병당론을 채택한 정당 모두에게 공히 물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파병당론에 숨어 소신없이 표결에 참여했거나, 권고적 당론에도 불구하고 소신의 이름으로 무모한 파병결정에 찬성표를 던졌던 의원들, 스스로 정보조작의 당사자가 되었던 국회조사단 관련 일부 의원들과 백지수표식 동의안을 단 두시간만에 통과시켜버린 국방위 의원들 각자는 유권자를 대변해야할 독립적인 대의기관으로서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마땅합니다.

우리가 지목한 유권자 심판의 대상에는 이른바 개혁 의원, 평화지향 의원, 깨끗하고 성실한 의원들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 역시 안타깝고 참담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그동안 우리사회에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민주주의와 평화의 가치를 스스로 부정하고 의도된 정보조작을 통해 고안된 비현실적인 파병안을 앞장서서 추인했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그에 합당한 질책을 받아 마땅합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정치인들이 무모하고도 그릇된 선택을 철회하는 것입니다. 오늘의 명단발표는 다시는 16대 국회의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을 것을 요구하는 절절한 호소입니다. 그러나 각 후보와 정당들이 국민적 합의기반도 없이 결정한 파병입장을 고수하고, 최근의 심각한 사정변경마저도 외면하고자 한다면 그에 합당한 유권자의 심판과 질책을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설사 총선에서 요행히 낙선을 모면한다고 해서 역사적 책임을 면할 수는 없으며, 잘못된 선책이 불러올 예고된 불행을 막을 수도 없습니다. 파병은 철회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한국과 이라크의 평화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국민의 평화의지와 인류애를 모아 끝까지 우리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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