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국가정보원 2003-01-17   1544

[논평] 국정원장 인사청문회 비공개는 청문회 취지 크게 훼손할 것

국정원장의 도덕성, 국가관, 국정원 개혁안은 공개 검증 필요

1. 국정원장 인사청문회 공개 여부를 놓고 양당간에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나라당은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안보상 필요시 위원회 의결로 비공개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반대로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되 필요시 공개하도록 하자”고 맞서고 있다. 국민의 알권리 충족과 공직임명의 투명성 확보라는 인사청문회 취지를 십분 살리기 위해 국정원장에 대한 청문회 역시 원칙적으로 공개하고 ‘국가 안보’상의 필요와 같이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비공개하는 것이 옳다.

2. 인사청문회는 공직에 임명될 인물의 자질과 능력에 대해 국민적 검증을 가능하게 하고 이에 따른 여론형성을 위해 공개하는 것이 당연하다. 또한 비공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여·야간 담합등 정치적 고려에 의한 검증 소홀을 차단하기 위해서도 공개를 원칙으로 해야한다.

물론 ‘국가안보’를 이유로 한 비공개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운영의 묘(妙)’를 통해 해결될 수 있다. 국정원장의 경우도 병역, 재산, 납세 등과 같은 청렴성에 대한 검증이나 안보관, 혹은 과거 국정원의 정치관여나 국정원 예산의 유용과 같은 사안에 대한 국정원 지명자의 견해와 개혁방안에 대해서는 비공개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이에 대해서는 철저한 국민 검증이 요구된다. 다만 국정원의 정보수집 기법이나 출처와 같이 국가안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안의 경우, 당사자의 요청에 따른 위원회의 결정으로 비공개 진행하면 된다.

미국은 정보위 회의에 대해서도 비공개가 원칙인 우리와 달리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CIA 국장의 인준청문회의 경우 회의를 공개(公開)하여 이들의 신상과 국가관에 대한 국민적 검증을 실시하고 있다. 다만 미비한 사항이나 답변시 비밀내용이 포함될 질의에 대해서는 별도의 비공개회의를 개최하여, 이를 해결하고 있다.

3. 권력형 비리에 국정원 직원들의 계속된 연루로 정보기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민주적 통제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요구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바로 이것이 도입에 소극적이었던 정치권을 움직여 국정원장 인사청문회 실시를 끌어낸 동력이다. 국정원장의 인사청문회 비공개 요구는 이러한 국민의 요구와 의지에 반하는 것이다. 국가안보에 둥지 튼 ‘비밀주의’가 국정원의 부패 연루와 불법적인 정치 관여를 가능케 해주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다른 인사청문회와 마찬가지로 국정원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역시 공개를 원칙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최한수

2707_f0.hwp

첨부파일: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