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정보공개 1998-05-19   1471

참여연대 정보공개사업단 발족선언문

투명한 사회로의 대행진 : 예산감시 정보공개청구 시민운동을 시작하며

최근 우리나라는 IMF관리체제라는 전대미문의 심각한 경제적 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 이러한 경제위기가 초래된 원인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실한 회계장부, 예측할 수 없는 행정, 밀실에서 이루어지는 결정등으로 공정하고 올바른 결정이 기업이든 행정이든 제대로 이루어지 않았던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오늘날 경제위기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그동안 권위주의와 밀실행정으로 점철된 정부의 태도, 정경유착의 검은 고리 속에서 안주하여온 기업, 그들에 의하여 저질러진 예산과 외환의 낭비는 국민은 말할 것도 없고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다하여야 할 국회등 국민의 대표기관마저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외환보유고가 바닥나 긴급구제금융을 받고 수백만명이 직장을 잃어 거리를 헤매는 어처구니 없는 국가적 위기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어둠이 지배하는 음습한 곳에서는 곰팡이가 자라기 마련입니다. 그곳에 햇빛을 쐬임으로서 공팡이는 사라질 수 있습니다. 정보공개청구운동은 바로 부패와 불의가 싹트고 번성했던 행정부와 기업의 음지를 양지로 바꾸어 놓는 운동입니다. 우리 사회를 투명한 사회로 만드는 첫 발걸음입니다.

지난날 권위주의 시대에 오랫동안 햇빛이 들지 않았던 각종 행정 영역에는 부패와 비리, 불의와 부조리가 횡행하면서 성역으로 자리잡아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이런 성역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더 이상 부정과 비효율을 방치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알지 못하는 사이에 일어난 많은 일들로 인하여 고통받는 것은 그러한 일들에 관여했던 자들이 아니라 바로 아무런 ‘죄없는’ 국민들입니다. 그러나 한편 곰곰히 생각해 보면 죄없는 국민들 역시 내가 주인인 내나라의 살림살이를 챙겨보고 확인하지 않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건강한 민주주의와 건전한 국가경제는 끊임없는 국민의 감시와 참여 속에서 제대로 꽃피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한때나마 잊고 있었던 주권자, 납세자의 지위를 회복하여 끊임없이 나라의 살림살이를 챙기고 우리의 소중한 세금이 제대로 사용되는가를 살피는 예산감시 시민운동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우리의 예산감시운동의 첫걸음은 비리와 부패, 비능률과 낭비가 자리잡고 있던 각 분야에 시민감시의 밝은 햇빛을 비추는 정보공개청구운동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우리가 알고자 하는 것은 단순합니다. 우리가 내는 세금이 제대로 걷히고 있는가, 걷힌 세금은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가, 왜 버스요금은 인상되어야 하는가, 왜 수조원의 돈을 쏟아부은 공사가 부실공사가 되는가 하는 것들입니다. 우리가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간단합니다.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은 건강한 민주사회의 초석이므로 국민이 쉽고 편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

우리는 그동안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운명을 좌우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알지 못했기 때문에 감당할 수 없는 손해와 충격을 받는 쓰라린 경험을 하였습니다. 이제 다시 그런 일들을 되풀이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다함께 투명한 사회, 장래의 일을 예견하고 주인으로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건강한 사회를 위한 대행진을 시작합시다.

1998년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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