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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감시센터    공직사회 부패와 권력남용을 감시합니다

  • 기록개혁
  • 2004.06.09
  • 1373

노무현 대통령께 드리는 공개서한



안녕하십니까? 산적한 현안에 노고가 크십니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많은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기록유산은 전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을 정도입니다. 조선왕조실록 등은 왕의 언행과 국정을 논하는 모든 회의를 빠짐없이 기록해 후손들에게 조선시대의 상황을 상세히 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록들은 1997년 유네스코에서‘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할 만큼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남아있습니다.

이렇듯 자랑스러운 기록문화의 전통을 계승하고 한편으로 그동안 방치되어 온 공공기관의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1999년 공공기관의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기록물관리법)을 제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올해는 기록관리 분야에서는 아주 의미 있는 해입니다. 기록물관리법 중 준비절차로 인해 그동안 유예되었던 각종 조항이 전면적으로 시행되는 첫해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참여연대와 세계일보는 전국의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의 기록물관리실태를 점검하고자 「기록이 없는 나라」라는 제목으로 9회에 걸쳐 공동기획기사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점검 결과는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사실상 기록물관리법은 사문화 되어 있는 실정입니다. 각 부처의 회의록은 논의 과정이 적혀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자와 회의결과만 기재되어 있고 심지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국무회의도 마찬가지일 정도로 부실 투성 이었습니다. 후대에는 현재의 정책이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되었는지를 전혀 알 수 없을 것입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각 부처 문서고는 소중한 기록들을 보관하고 참고하는 곳이 아니라 쓰레기를 방치하는 창고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기록물 보호를 위해 필수적인 항온, 항습 시설조차 비치되어 있지 않아 우리의 기록물들이 썩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기록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들은 기록업무뿐만 아니라 각종 잡무에 시달리고 있으며 하루라도 빨리 기록관리 업무를 벗어나고자 아우성들입니다. 부처별로 한 명의 기록전문가만 있어도 기록관리는 훨씬 더 발전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공기관 어디를 둘러보아도 기록물관리법에 규정되어 있는 기록전문요원들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기록의 가치를 평가할 만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부처별로 한해에도 수만 건씩 소중한 기록들이 무차별적으로 폐기되고 있습니다. 기록물을 폐기할 때는 전문요원의 심사와 기록물폐기심의회를 거쳐 폐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인력과 전문성의 부족을 들어 보존기간만 다 차면 자동적으로 폐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지금 우리나라의 기록실태는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 있습니다. 이를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시급하게는 기록물관리의 정착을 위해 현재 법률이 정하고 있는 바를 충실히 집행하도록 지시, 감독해야 하며, 나아가 기록물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을 통해 기록물이 시민참여의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법령을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이번 기획기사로 드러난 수많은 문제점들을 구체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과제가 신속히 도입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정부혁신의 방향이 국민과의 소통을 극대화하는 '쌍방향 행정(Governance)'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할 때, 그 소통의 기반이 되는 기록관리 및 기록관리와 연장선상에 있는 영역인 문서행정, 기록관리, 정보공개를 담당하는 기구와 부서를 통합적으로 운영해 기록관리의 혁신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둘째, 중장기적인 기록관리개선 정책을 연구 개발하고 입안하기 위하여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내에 기록관리혁신영역을 포함시키거나, 기록관리, 정보공개, 국민제안 등의 분야를 묶어 새로운 전문위원회를 신설하는 조치가 필요합니다.

셋째, 각급 공공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에 설치하도록 되어 있는 기록관리기관이 시설, 인력, 장비 등을 제대로 갖춘 정상적인 기관이 되도록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넷째, 정보공개 활성화를 위해 공공기록관리법에 규정되어 있는 '기록물분류기준표' 및 '기록물철명'의 온라인 공개가 이루어져 국민들의 정보접근성이 강화되도록 함으로써 'Governance'가 실현되도록 해야 합니다.

다섯째, 기록의 생산관리 및 공개 활용 업무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이 역할을 수행하는 기록관리 전문요원의 임용 배치가 시급합니다.

여섯째, 기록관리정책의 철저한 집행과 독립성 및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앙기록물관리기관(국가기록원)의 위상강화가 이뤄져야 하며, 국가기록원장 및 전문기록관리기관의 장이 개방형 직위로 임명되도록 하여야 합니다.

일곱째, 대통령께서는 기록관리의 모범을 위해 국무회의 및 수석, 보좌관 회의 등의 주요회의에 속기록 작성을 의무화하고 청와대에서 생산한 대통령기록의 생산현황을 매년 국가기록원에 통보해야 합니다.

과거 정권에서는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기록을 생산하고 관리하는 것을 극히 두려워했습니다. 하지만 참여정부는 달라야 합니다. 참여정부는 더 이상 과거의 관행에 안주하지 말고, 과감히 뿌리쳐야 합니다.

참여정부는 과거 정권처럼 예산 몇 푼 지원하는 행정 편의적이고 임시방편적인 조치를 취해선 안됩니다. 기록은 국민의 것이며, 국민참여와 소통을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이자 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한 단초라는 인식이 전 공직 사회에 자리잡을 때 기록물관리는 비로소 제자리를 찾을 것입니다. 올해가 기록개혁의 원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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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을 남기는 행정일선에 있으면서...
    적극 동감합니다. 기록개혁팀이 다시 부활했네요? 기록개혁을 위한 자문을 듣기 위해 2001년 참여연대에 들렸을 때는 해체되었다고 들었었는데. .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하겠지요? 직접 행정일선에서 기록을 담당하여 일해 오면서 느낀 점은 기록이 투명성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갈등해소와 순환보직에 따른 업무중단해소, 정책결정의 중요한 소스로서 경제적 가치또한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반드시 개혁되어야 할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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