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예산감시 2001-06-05   1344

구의원 해외연수 여전히 관광성 외유

구의원 해외연수 실태 평가보고서 발표

서울시 구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가 여전히 관광성 외유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참여연대 예산 감시 시민모임인 ‘나라곳간을 지키는 사람들'(약칭 곳지사)은 5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18개 자치구 의회 의원들의 지난해 해외연수 실태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곳지사는 “지난 99년에 이어 2000년에도 구의원들은 불분명한 연수목적으로 관광의 성격을 띤 맹목적 연수를 실시했다”고 지적했다. 곳지사는 “공식 방문지는 두세곳에 불과하고 이 마저도 형식적인 견학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일정은 주요 관광지로 편성돼 있다”고 밝혔다.

곳지사는 지난해 11월부터 회원 20여명의 거주지역 중심으로 서울시내 18개 구청의 의원 해외연수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시작해 6개월 남짓 분석작업을 해왔다.

공식일정 취소하고 관광지 방문

곳지사는 “구로구 의회의 경우 공식일정으로 짜여졌던 이탈리아 시립 폐수처리장 방문, 문화재 관리국 방문, 프랑스 하수처리장 방문 등은 전혀 하지 않고 콜로세움, 개선문, 루브르 박물관 등 관광지를 방문했다”고 발표했다.

곳지사는 또 “양천구 의회 해외연수 보고서 30여 페이지 중 20여 페이지가 기행문이었다”며 “‘어둠 속에서 서서히 나타나는 산티아고 국제공항은 한편 신비롭고 먼 이국에서 찾아온 호기심 많은 여행객에게는 환희의 순간이었다’는 내용까지 있다”고 말했다.

곳지사는 “지난 99년 해외연수보고서 평가시에도 연수목적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을 했다”며 “이에 각 의회에서 이후에는 철저한 사전준비와 합목적적인 연수를 기획하겠다는 공문을 보내왔으나 시정된 곳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연 40억원 세금이 의원 외유로 낭비

곳지사에 따르면 작년 서울시 구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비용으로 12억원 가량의 예산이 지출됐다. 총 200여명의 의원들이 해외연수를 다녀왔으며 의원 한사람당 연수비용은 400-450만원이 들었다.

곳지사는 “국내 231개 자치단체 약3천800여명의 의원이 1인당 약400만원 이상의 비용으로 임기내 연수를 간다면 연 40억원에 달하는 세금이 해외여행 경비로 지출된다”며 “외유에 그친 의원 해외 연수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곳지사는 “각 지방의회가 시민사회단체가 추천하는 민간의원 등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의원해외연수 평가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관련 조례를 개정하고 해외연수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해외연수가 혈세낭비라는 지적에 대해 몇몇 구의회 의원들은 ‘무보수 명예직인 기초 단체의원의 노고를 격려하는 의미에서 이해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이태호 참여연대 투명사회국장은 말했다

전홍기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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