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예산감시 2002-05-10   1985

“시장님! 어디서 식사하셨어요?”

판공비공개운동전국네트워크, 백서발간기념토론 개최

4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판공비공개운동 전국네트워크는 9일 오후 2시 참여연대 강당에서 “판공비 공개운동의 평가와 전망”이란 주제로 판공비공개운동백서 『시장님! 어디서 식사하셨어요?』 발간 기념토론회를 가졌다.

이은우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주제 발표를 맡은 하승수(참여연대 협동처장)변호사 외에 박정수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 박길상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사무처장과 이하연 안산시의원이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1999년 이후 40여 개 지역에서 진행된 판공비 공개운동을 총망라한 백서발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2000년 6월 결성된 판공비공개운동 전국네트워크가 발행한 640페이지 분량의 백서 『시장님! 어디서 식사하셨어요?』는 판공비 공개운동의 활동 내용과 분석자료 등이 담겨 있다. 백서는 1부 판공비공개운동 평가와 전망, 2부 지역별 판공비운동 사례, 3부 활동자료 모음 등으로 짜여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판공비 공개운동의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완전한 예산감시를 위해 납세자 소송제도와 같은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을 참가자들이 함께 인식했다.

하승창 함께하는시민행동 사무처장은 발간축사를 통해 “이처럼 많은 지역에서 한 가지 사안에 대해 오랫동안 함께 운동을 벌여온 것은 보기 드문 일인만큼 대단한 성과라고 본다”며 “이를 계기로 중앙과 지방 정부에 대한 감시활동의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주제발제를 맡은 하승수 변호사는 예산서 상에 ‘업무추진비’로 표시되어 있는, ‘판공비’ 공개 실태에 대해 “전면 비공개가 아닌 경우에는 지출서류에 기재되어 있는 개인정보의 공개문제와 함께 사본공개(문서의 복사본을 교부하는 것)방법이 쟁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이를 둘러싼 법원의 판례는 판공비 공개를 요구하는 시민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며 “개인의 이름은 공익을 위해 공개돼야 하는 정보로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본 공개 역시 “서울행정법원을 비롯한 지방법원들이 시민단체에 승소판결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판공비는 도대체 어떻게 쓰이고 있는 것일까? 하 변호사는 “우선 현금으로 지출되는 부분에서 사용용도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현금으로 지출한 업무추진비에 대한 지출증빙서류를 제대로 보관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식비 등 접대성의 경비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고 꼬집었다. 실례로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에 의하면 부산광역시장이 1999년 2/4분기 중에 지출한 업무추진비 중에서 식비 등의 접대성경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0.4%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언론을 상대로 판공비가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하 변호사의 분석이다. 기자들에 대한 격려금, 선물지급 등 잘못된 ‘관행’들이 여전하다는 것을 전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납세자소송제도 도입해야

하 변호사는 판공비 공개운동의 의미에 대해 “단순히 세금을 얼마나 사용했는지 따지자는 차원을 넘어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이 정보공개를 요구할 권리가 보장된 엄연한 주권자라는 데 쐐기를 박은 것. 그는 무엇보다 “예산집행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고 운동의 의미를 전달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업무추진비의 공개를 통해 드러나고 있는 현행 예산제도, 회계제도, 내부감사제도의 문제점은 앞으로 시민운동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판공비 공개운동으로 얻은 가장 큰 변화를 두고 그는 시민들과 공무원들의 의식변화를 꼽았다. 기관장의 판공비 지출처가 공개되는 사회가 되었다는 사실에 시민들과 공무원들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는 말이다. 박정수 교수 역시 “운동의 전후를 비교할 때 인식전환의 계기”라는 점에 주목했다. “판공비는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다”고 여겨온 기관장들에 대한 경고가 된 것이다.

금홍섭 사무국장은 “공무원들의 마인드 전환뿐만 아니라 도시에만 국한되었던 행정, 권력의 감시활동이 지역으로 확산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지역별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앞으로의 운동은 세련화 될 필요가 있고 더 나아가 기록의 관리와 보존이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평가 뒤에는 판공비공개운동의 한계도 담겨 있다. 우선 “소송을 통해서만 판공비 공개문제를 해결하려면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특히 “판공비와 관련된 예산낭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즉 “시민의 정보공개청구가 없어도 행정기관이 자발적으로 판공비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판공비 공개 조례’를 제정하는 것과 판공비 등이 낭비되었을 경우 주민들이 소송을 통해 이를 환수할 수 있는 ‘납세자 소송제도’를 도입하야 한다는 것”이다.

▲ 판공비공개운동 백서 ‘시장님! 어디서 식사하셨어요’
토론자로 나선 이하연 안산시의원은 “처음에는 판공비가 무엇인지 몰라 쓰지 않고 있었지만 뒤늦게 알고 관행대로 쓰기 시작했다”며 “돌이켜보면 잘못된 부분이 많다”고 고백했다. “식비나 경조사비 명목으로는 쓸 수 있으면서도 정작 교체가 필요한 컴퓨터를 사려하자 판공비를 쓸 수 없었다”는 것이 의원의 지적이다. 애매한 용도로 분류되어 있는 업무추진비의 명목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박길상 사무처장은 “이번 운동은 공직사회 내부를 개혁하는 데 기여했다”며 그 동안 8개 구청을 상대로 벌여온 정보공개청구운동을 전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한 정기적인 지출내역 공개 등을 들며 “시민에게 상시적으로 정보가 제공되는 제도적인 보완과 시민참여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판공비공개운동 전국네트워크는 백서 『시장님! 어디서 식사하셨어요?』가 이제껏 ‘쌈짓돈’처럼 쓰였던 판공비 예산낭비 현황에 대해 일반 시민들의 이해를 돕는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판공비공개운동 백서 ‘시장님! 어디서 식사하셨어요’

구입문의 : 02-723-4253 김정희 mamahee@pspd.org / 가격 : 2만원

김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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