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칼럼(ts) 2009-01-30   1551

[통인동窓]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6명의 죽음 앞에 여론조작하는 경찰

행정감시센터 계명희

 책임회피에 급급한 경찰이 인터넷 여론을 조작하여 용산 참사 책임을 시위자에게 돌리고 있다. 지난 주 100분 토론에서 전․의경을 동원한 조직적 여론조작에 이어, 경찰청 정보과는 경찰의 협력단체를 활용하여 “특공대를 투입한 경찰의 용산 철거민 강경진압은 정당하고, 철거민들의 과격시위가 참사를 유발했다는 내용을 홍보하라”는 지침을 각 지방경찰청 정보라인을 통해 광범위하게 내려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설 연휴를 전후로 민간협력단체 회원들에게 문자와 이메일로 용산 철거민 진압작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내용을 보내기도 하고 심지어 속초의 한 농협지점에는 경찰이 찾아와 용산 참사와 관련한 비디오를 틀어주면서 경찰 진압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경찰의 조직적인 여론뒤집기 작업은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를 둘러싼 여론의 향배에 중요한 시기로 여겨진 설 연휴를 전후해 집중적으로 일어났다.

 그러나 시민들은 알고 있다. 경찰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한나라당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경찰의 책임이 압도적인 비율로 높게 나왔으며, 다른 조사에서도 “’용산 참사’가 대화와 설득보다 공권력을 동원한 이명박 정권의 밀어붙이기식 공안통치의 결과”라고 과반을 훌쩍 넘는 여론을 보여주고 있다. 경찰의 책임이 너무나 명백하며, 이에 대통령의 사과의 책임자 처벌을 해야 한다는 것이 숨길 수 없는 여론임을 정작 경찰 자신만 모르고 있는 것이다. 아니 너무나 잘 알고 있어 여론을 뒤집기 위한 유치하고 비열한 짓을 공권력이, 국민의 세금으로 진행하고 있다.

 경찰의 편향된 시각과 낮은 인권수준, 동료의 죽음 앞에 여론조작 클릭질이나 해대는 문화는 최고 수장의 의식과 철학에서 비롯된다. 지난 해 촛불시위를 무차별 폭력 진압하고도 책임은커녕 정권의 보호를 받았던 어청수 청장이 ‘가식적인 눈물’을 흘리며 퇴임을 하였다. 그리고 전 어 청장보다 더하면 더한 김석기 청장은 용산참사의 진압을 지시하고도 책임을 지기는커녕 경찰청장의 자리를 이어가기 위해 구차하게 대기하고 있다. 이것이 2009년 대한민국 경찰의 모습이다. 인화물질 가득한 곳에 안전장치 없이 쇠파이프를 들고 폭력진압에 나선 스스로를 반성하는 경찰은 단 한명도 없어 보인다. 더 이상 내몰릴 곳이 없는 시위자들이 농성시작 하루 만에 왜 죽임을 당해야 하는지 되묻는 경찰은 한명도 없다. 경찰이 국민과 유리되어 정권의 충성스런 사병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의 사병화를 자초한 것은 반성 없는 경찰의 자업자득이다.

TSe20090130_통인동창_여론조작경찰.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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