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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찾사'를 아시나요?

홍성태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



풀어서 말하면, '광장을 찾는 사람들'이다. '광장 조례 개정 서울 시민 캠페인단', '공공성 강화를 위한 서울시민연대', '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참여연대' 등 여러 단체들이 모여서 만든 이 모임은 '서울광장 사용 권리 되찾기 주민 조례 개정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12월 19일까지 만 19살 이상의 서울 시민 약 8만1000명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지난 5월부터 이 운동을 펼쳐왔지만 아직 많이 모자라서 지난 11월 26일부터 '한 사람이 10명만 더!'라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서울광장 사용 권리 되찾기 주민 조례 개정 운동'을 펼치는 이유는 '서울광장 조례'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서울광장 조례에 따르면 서울광장은 아마도 '서울시장 광장'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사실상 서울시장이 서울 광장의 이용을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서울 광장이 개장되던 2005년 4월부터 지적되었던 것인데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광찾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서울광장 사용 조례에 따르면 서울광장은 서울시장의 허가를 받은 행사만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광장은 서울시의 관제행사장으로만 이용될 뿐입니다.

허용 사례 : 서울시와 함께 일어서자 콘서트(2009)
불허 사례 : 노무현 전(前) 대통령 시민 추모제(2009)

서울광장에서 헌법으로 보장된 모든 종류의 행사가 가능하도록 허가제를 신고제로 조례를 바꾸고자 합니다. 조례 개정 청구인이 되어주세요.


서울광장보다 더 어렵게 조성된 '광화문광장'의 희한한 상태를 생각하면, 서울광장 사용 권리 되찾기 주민 조례 개정 운동의 중요성은 더욱 더 커지지 않을 수 없다. 광화문광장은 광장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조잡스러운 꼴을 하고 있다. 고작 이렇게 하려고 그 기품있는 은행나무 녹지를 없앴는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광화문광장을 터무니없는 꽃밭, 시대착오적 6·25 사진 전시장, 요란한 드라마 촬영지, 그리고 심지어 황당한 스노보드장으로까지 이용하면서 정작 시민의 권리를 밝히는 곳으로는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의 희한한 상태를 계속 유지한다면, 광화문광장은 결국 서울의 자랑이 아니라 서울의 수치가 되고 말 것이다.

여기서 잠시 광장에 대해 생각해 보자. 그냥 말뜻만을 보자면, 광장은 '넓은 마당'이다. 영어로는 보통 'square'를 떠올리지만 이것은 사각형의 광장을 뜻하고, 아마도 'plaza'가 더 일반적인 광장에 적합한 말일 텐데, 이것은 '넓다'는 뜻의 그리스어 'plat'에서 비롯된 말이다. 사실 서울광장의 영어명도 'Seoul Plaza'이다.

그런데 광장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것이 공간적으로 '넓은 마당'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넓은 마당'이라는 것만으로도 광장은 중요한 문화적, 생태적 의미를 가지지만, 여기서 나아가 광장은 '넓은 마당'이어서 시민의 자유로운 교류와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더욱 중요한 사회적, 정치적 의미를 가진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광장을 뜻하는 그리스어 '아고라'(agora)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고라'는 본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뜻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고라'는 단순히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 아니었다. '아고라'에 모인 사람은 바로 주권자인 시민이었으며, 그들은 '아고라'에서 문화를 즐기고 토론을 벌였다. 이렇게 해서 '아고라'는 시민의 주권을 상징하는 공간이 되었다.

로마의 '포럼'(forum)도 마찬가지였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광장은 단순히 '넓은 마당'이 아니라 시민의 주권이 생생히 살아나는 공간이다. 그곳은 넓을 뿐만 아니라 열려 있어서 누구나 자유롭게 오가며 만나고 놀고 토론하고 주장하는 공간이다. 광장의 가치와 특징은 선험적으로 규정될 수 없다. 바로 이런 점에서 건축가 정기용은 광장을 '무정형의 공간'이라고 부른다.

물론 광장이 단순히 시민의 주권이 피어나는 공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사회학자 타키 코우지는 <사물의 시학>이라는 책에서 프랑스 대혁명에서 독일 나치에 이르기까지 서구에서 광장을 정치적으로 어떻게 건설하고 이용하려 했는가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광장은 그 형성과 이용의 모든 과정에서 정치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광장의 형성과 이용을 공간정치의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광장을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을수록 그 사회의 민주주의가 활성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광장은 전제권력에 맞선 자유주의 운동의 산물이다. 광장의 이용을 원천적으로 크게 제약하는 것은 민주주의는 물론이고 자유주의도 훼손하는 것이다.

자동차들로 가득 찼던 '교통 광장'이었던 시청 앞 서울광장을 자동차들이 접근할 수 없는 '보행 광장'으로 만든 것은 분명히 큰 발전이었다. 그러나 자동차만이 아니라 시민조차 제대로 접근할 수 없고 시청이 사실상 소유자처럼 관리하고 이용하는 광장은 분명히 시민을 위한 '시민 광장'은 아니다. 시민 광장은 무엇보다 시민의 주권이 자유롭게 펼쳐지는 곳이어야지 그것이 원천적으로 억압되는 곳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서울 광장 조례'는 '위헌'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렵게 만들어진 서울을 대표하는 광장이 '위헌'의 비판을 받고 있는 현실은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서울 광장'은 '서울 시장 광장'이 아니라 '서울 시민 광장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누구나 멋대로 이용하도록 방치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해서는 역시 광장의 공공성이 크게 망가지고 말 것이다. 이렇게 되지 않도록 당연히 최선을 다해 관리하고 규제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시민의 자유로운 이용을 원천적으로 제약하는 것은 광장의 공공성을 지키고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것이 아닐 수 없다.

'위헌'의 비판을 받고 있는 조례를 시급히 개정하고, 이용방식의 투명화와 합리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광장을 억압하면 밀실이 번성한다. 광장에서 문제가 드러나고 토론되고 개선되는 것이 옳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플라자'가 아니라 '아고라'이다. Seoul Plaza는 Seoul Agora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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