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사정기관 2008-10-23   1305

감사원장은 독립성 확보의 의지가 정말 있는가?

정치적 표적감사 사과와 재발방지대책 내놔야
한미쇠고기 국민감사청구 수용해 즉시 감사 시작해야


김황식 감사원장은 어제(10/22) 기자간담회를 통해 쌀직불금 관련 감사자료를 복구하고 향후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을 실질적으로 보장 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 등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원의 독립성 문제를 거론하며 감사원이 전 감사원장 재임시의 ‘정책감사’의 장점을 인정하면서도 외견상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감사를 하여 독립성이 훼손한다는 오해를 유발했다며 개선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김황식 감사원장 임명과정에서도 제기되었던 현 정부 들어서의 ‘표적 감사’ 비판에 대해서는 대책을 내놓지 않고, 독립성을 확보할 구체적 행동방안을 내놓지 않아 감사원이 죽은 권력에는 강하고 산 정권에 약한 감사원이라는 비판을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쌀직불금 감사보고서를 비공개하고 감사 자료를 파기한 감사원의 행태를 두고 전․현 정권의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사실 감사원법은 “대통령에 소속하되 직무에 관하여서는 독립의 지위를 가진다.”라고 명시하고 있어 감사원의 독립성이 확보되어 있다면 전․현 정권의 책임공방이 필요한 사안은 아니다. 감사원의 감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어떤 경위로 감사보고서가 비공개되고 감사 자료가 폐기되었는지 확인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물으면 될 일이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가 정권의 책임 문제로 비화된 것은 감사원의 독립성을 누구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감사원 6급이하 직원들의 모임인 감사원 실무자협의회는 내부 전산망에 올린 글을 통해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감사원의 공공기관 대상 감사, KBS 감사 등의 일련의 행보에 대한 반성과 함께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라며 “오로지 국민 편에서 국민만을 바라봐야 할 감사원이 권력에 휘둘리고 있다는 지적은 부인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를 낸바 있다. 감사원장은 감사원 내부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감사원이 권력에 휘둘리고 있다는 비판이 외부에서 제기된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내부 직원들마저 그것을 인정한 것은 감사원의 독립성이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감사원장은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전 정부와 전직 감사원장이 추진한 청와대와의 협의를 통한 정책감사가 “협의절차 등이 명확하게 마련되지 않은 채 운영되어 외견상 감사원이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감사를 하여 독립성이 훼손된다는 오해를 유발할 소지”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번 정권에서 실시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감사, KBS에 대한 특별감사 등에서 정권의 입맛에 맞는 감사결과를 내놓은 ‘표적감사’라는 비판에는 아무런 반성이 없었다. 또한 이번 정권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참여연대가 지난 7월 제출한 한미쇠고기협상 국민감사청구에 대해서는 감사에 착수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감사원장의 반성조차 여전히 현 정권에 입맛에 맞는 반성만 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김 감사원장은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 유지에 관한 확고한 신념을 견지하겠다”고 밝혔다. 김 감사원장의 감사원 독립에 대한 신념이 확인되기 위해서는 우선 올 초 공공기관 감사와 KBS 감사가 전격 결정된 배경과 경위를 조사하여 권력에 아부하는 정치적인 결정을 내린 간부들에 대한 인사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리고 즉시 대다수 국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한미쇠고기협상에 대한 감사에 착수해야 한다. 감사원이 권력이 아닌 국민들을 바라보며 감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감사원의 독립성은 감사원장의 ‘의지나 말’이 아니라 구체적 행동으로 유지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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