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인사 2011-05-23   2578

국회는 철저히 검증하고, 청와대는 검증결과 수용해야

국회는 철저히 검증하고, 청와대는 검증결과 수용해야
장관 후보자 의혹이 주렁주렁, 부적격자 걸러내야

 

 오늘(5/23)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권도엽 국토해양수산부 장관,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 유영숙 환경부 장관,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인사청문회가 연속해서 열린다. 국회는 엄정한 잣대로 후보자들이 고위공직자로서의 자질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지 검증해야 한다. 후보자마다 수많은 의혹이 제기되었고 의혹 하나하나가 부적격 사유에 해당된다. 국회의 검증결과 의혹이 확인될 경우 청와대는 검증결과를 수용해 장관 내정을 철회해야 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정부출범이후 매번 반복된 인사파문을 겪으면서 인사검증을 강화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고 대책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개각에서도 인사검증을 실시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뇌물수수, 탈세, 쌀직불금 부당수령과 농지원부 등재로 인한 세제혜택(탈세), 위장전입, 자기논문표절, 정치자금법 위반(기부행위), 급여특혜, 전관예우, 부동산 투기의혹 등 과거 인사검증과정에서 부적격 사유가 되었던 많은 의혹이 제기 되고 있다. 청와대가 검증과정을 아예 무시했거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건 없건 내 사람을 내정하고 보자는 오기인사를 또다시 반복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서규용 후보자는 직접 농사짓는 사람이 받아야할 쌀직불금을 거짓으로 수령했다는 의혹이 있다. 쌀직불금은 서 후보자 본인이 제도 도입에 관여한 만큼 몰랐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을 것이다. 서 후보자는 쌀직불금을 받기 위해 농지원부 등에도 실제 경작자로 등록했고, 2007년부터 2년간 쌀직불금도 수령했다고 한다. 서 후보자는 한국마사회 상임감사, 대한잠사회 상임고문과 고려대 겸임교수, 한국농어민신문 사장 등을 지냈다. 텃밭이라면 몰라도 논농사를 직접 했다는 해명은 믿기 어렵다. 이 외에도 서 후보자는 업무추진비 부당사용, 건강보험료 탈루, 변칙증여, 소득세 탈루의혹도 받고 있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자는 국토해양부 1차관 재임 전에는 공기업인 한국도로공사사장으로 일했고, 차관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활동한 전형적인 회전문 인사다. 최근 정부에서 전직관료의 전관예우 근절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과 거꾸로 가는 인사이다. 한편으로 전관예우 근절을 이야기 하며, 다른 한편에서 권 후보자 같은 전관예우 수혜자를 국토해양부 장관으로 내정한 것은 전관예우를 근절하라는 대통령 발언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한다. 정부의 전관예우 근절 대책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권 후보자에 대한 내정을 철회하는 것이 마땅하다. 권 후보자는 여기에 더해 투기의혹이 제기되었으며 도로공사사장으로 일할 때는 부동산투자회사의 주식을 매입하는 등, 본인과 미성년자녀 등의 명의로 국토부 업무관련 주식에 투자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다른 후보자들에게 제기된 의혹도 덜하지 않다. 박재완 후보자는 증여세 탈루와 손위동서와의 수차례에 이르는 수상한 돈거래, 채무위장증여 의혹 등이 새로 제기되었고, 지난해 고용노동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위장전입과, 병역기피의혹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이채필 후보자는 인사청탁과 관련하여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 인사 청탁과 함께 돈 봉투를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것이다. 이 후보자는 받은 다음날 돌려줬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돈을 줬다는 사람은 수개월이 지나 승진에 실패했는데도 돈에 대한 말이 없어 자기가 돌려 달라 요구했다고 한다. 또, 이 후보자는 원래 자기 사무실에서 돌려줬다고 했다가, 민원실에 가서 사람들 보는 앞에서 돌려줬다고 말을 바꾼바 있어 이 후보의 말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유영숙 환경부장관 후보자는 정치인인 배우자가 SK로부터 2년 7개월간 12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연봉을 받아 특혜논란이 제기 되었다. 유후보자의 배우자가 부산시 정무부시장으로 근무할 당시 SK건설이 ‘센텀시티’ 건설을 주도한 것이 계기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2008년부터 소망교회에 다니기 시작해 거액의 헌금을 한 것에 대해서는 ‘교테크’라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유 후보자의 배우자가 대전의 총선 및 지방선거 출마를 앞두고 교회에 기부를 한 것은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외에도 남편 선거를 돕기 위해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 되었으며 자기논문 표절 및 장남명의의 주식투자도 의혹을 받고 있다.

 

 인사검증은 인사청문회 이전에 청와대 자체 인사검증시스템을 통해 공직자로서의 자질을 체계적으로 검증하고 인사청문회에서는 해당업무에 대한 자격과 전문성 위주로 검증하는  이원화된 검증시스템의 안착이 절실하다. 그러나 현재는 청와대의 자체적 자질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국회는 현재까지 제기된 후보자들의 의혹에 대해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특히 한나라당은 국회의원으로서 행정부를 견제해야 하는 본분을 망각하고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를 감싸온 과거를 반성하고 엄정한 잣대로 청문회에 임해야 할 것이다. 청와대는 제기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여론의 눈치만을 살필 것이 아니라 인사청문 결과를 받아들이고 과감히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 고위공직자에게 상식적인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은 그들의 결정이 국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새로운 장관이 임명될 때마다 기본적인 도덕성 논란으로 치르는 사회적 비용이 엄청난 상황이다. 이런 개각이라면 차라리 하지 않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끝.

 

TSe2011052300_인사청문회 관련논평.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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