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인사 2008-06-24   1755

청와대 비서진 개편, 무얼 ‘쇄신’했다는 건가?

청와대 비서진 개편, 무얼 ‘쇄신’했다는 건가?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주말(6/20) 정정길 대통령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 내정자를 발표한데 이어 어제(6/23) 자기표절과 중복논문게재 의혹으로 발령보류를 요청한 정진곤 수석 내정자를 제외하고 임명장을 수여하였다. 이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협상과 정국운영에 대해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뼈저린 반성’과 ‘제 자신을 자책’하며 사과하고 청와대 개편을 실시했다. 하지만 기용된 인사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소위 대통령의 사람들과 대통령이 신세를 갚아야 하는 사람들로 채워져 있어 무엇을 쇄신했다는 것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이런 인물들이 대통령에게만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과연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을 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정동기 전 대검 차장은 지난해 8월, 이 대통령의 도곡동 땅 차명보유의혹 수사가 진행 중일 때, “도곡동 땅의 실제 소유주가 이명박 후보라고 볼 어떠한 증거도 없다”고 공식 발언해 의혹을 덮는데 일조 한바 있다. 신설된 수석급 홍보기획관에 내정된 박형준 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대선후보 경선캠프와 선거대책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인물이다. 경선과 대선캠프에서 공보업무를 사실상 총괄한 이동관 대변인은 부동산투기의혹이 있음은 물론, 자신의 의혹을 보도하는 언론에 압력을 넣었던 인물로 수석급에서 유일하게 유임되었다. 보은인사로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청와대는 김덕룡 전 의원을 정치특보에 임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도 경제·외교·노동·언론 분야의 비상근 특보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박형준 전 의원의 홍보기획비서관 기용, 맹형규 전 의원의 수석기용과 함께 청와대가 스스로 세운 낙천·낙선인사 6개월 공직배제라는 원칙을 무너뜨리면서 경선과 대선과정에서 기여한 인물들에 대한 노골적인 보은인사다. 청와대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겠다며 수석 숫자를 줄인지 네 달 만에 특정인들을 위해 자리를 만드는 것 역시 자신들의 말을 뒤집는 일이다.

신설되는 시민사회비서관에는 홍진표 자유주의연대 사무총장이 내정되었다고 한다. 또한, 인터넷과 뉴미디어를 담당할 국민소통비서관에는 김철균 전 ‘다음’ 부사장을 임명한다고 알려졌다. 참여정부의 홍보수석을 폐지했다가 이번에 박형준 전 의원이 내정된 수석급 홍보기획관 산하에는 4명의 비서관이 배치되었다고 한다.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정책을 추진하여 취임 백여 일만에 국정운영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지지율이 하락한 것은 국민들과의 소통의 부족임을 이명박 대통령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홍보와 소통과 관련한 직책을 신설했지만 인물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듣기보다는 보수진영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인터넷과 언론을 통제하여 국민에게는 일방적인 홍보를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월 정부를 구성하면서 국민들에게는 ‘고소영’, ‘강부자’, S라인, 등의 신조어가 회자되었다. 대통령과의 사적인 인연이나 줄 대기를 통해 발탁된 인사들이 공직자로서의 도덕성은 기본조차 갖추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내각과 청와대의 다수를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의 이해충돌에 대한 고민과 철저한 검증 없이 부동산부자와 이해관계자를 지연, 학연 등 개인적인 연으로 임명했으며 결국 부동산 투기와 표절논란 등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대통령의 개인적 인연과 보상으로 임명한 도덕성이 낮은 인물들에게 공동체와 국가에 대한 희생과 봉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쇄신 인사를 한지 며칠 만에 정진곤 교육과학문화수석 내정자에 대한 논문표절 의혹이 불거졌다. 또 다시 인사파문이 시작되고 있다고 있다는 걱정이 기우로 끝나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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