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공직윤리 2002-03-13   994

“FX부당성 폭로와 금품수수는 분리해야 한다”

변호인단, 조대령 육성증언 공개, 단계적 강력대응 계획

언론을 통해 FX사업의 부당성을 폭로한 조주형 대령이 군사기밀누설과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조대령 변호인단(이덕우, 장유식 변호사)은 13일,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F-15K 편들기 외압 내용이 담긴 육성증언 1차분을 공개하는 한편, 기무사와 국방부가 이 사건을 되려 F-15K 선정에 악용하려한다는 의혹이 있다며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주형 대령 육성증언 1차 공개분 전체(음성파일, 녹취록)

▲ 조주형 대령 변호인단이 13일,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조대령의 FX사업 부당성 폭로가 국방부와 기무사에 의해 왜곡되고 있다면 강력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변호인단 장유식 변호사, 조대령 부인 문아무개씨, 변호인단 이덕우 변호사

변호인단은 기무사와 국방부에 △ 조대령 구속은 적법하지도 않고 불순한 의도가 의심되므로 불구속 수사할 것 △ 기무사 압수물품 중 압력의 구체적인 내용을 상세히 기재한 비망록을 공개할 것 △ 조대령이 외압의 실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 제출한 진술서에 근거해, 기무사는 외압 실체에 대해 수사할 것 등 을 요구했다. 

“조대령 구속은 적법하지도 않고 불순한 의도 의심”

변호인단은 이 요구에 대한 기무사와 국방부의 반응에 따라 2차 육성 증언 공개를 포함한 단계적인 대응을 해나가겠다고 밝히고, “조대령의 F-15K 선정 외압폭로와 금품수수는 분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조대령 부인 문씨가 그동안의 과정을 진술하다가 울음을 참는 듯 잠시 말을 멈춘채 눈 주위를 어루만지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문규현, 문정현 신부의 막내 동생으로 알려진 조대령 부인 문아무개씨가 직접 나와 옆에서 본 과정과 심경을 직접 털어놓았다.

문씨는 “조대령은 군생활의 생명인 진급에 연연하지 않고, 연구직에서 10여년을 근무한 사람”이라면서 “조대령은 이번 일로 자신의 군생활 30년 역사가 무너지는 것 보다 FX사업이 올바로 가지 않는 것을 더 괴로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씨는 “후배를 위해, 공군을 위해, 나라를 위해 일해왔던 그의 의지와 달리 금품수수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조대령이 파렴치범에 되어가는 것을 바로잡아 달라”고 호소했다. 문씨는 울음을 가까스로 참는 듯 말을 여러 차례 멈추며 말을 이어갔다.

조대령 부인, “조대령이 파렴치범이 되어가는 것을 바로잡아 달라”

변호인단은 “조대령의 FX사업 부당성 폭로가 금품 수수 건으로 인해 심각히 왜곡되고, FX사업이 되려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육성 증언을 공개하게 되었다”고 오늘 기자회견의 배경을 밝혔다. 변호인단은 법원에 조대령에 대한 구속적부심을 신청하는 한편, 기무사에 압수된, 조대령이 외압과정을 상세히 기록한 비망록에 대해 증거보전절차를 밟는 등 법적 대응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무사, 정작 외압실체에 대해서는 수사의지 없는 듯”

한편, 변호인단은 기무사가 정작 외압실체에 대해서는 수사의지를 가지지 않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조대령이 변호사와의 접견에서 진술한 바에 따르면 기무사 조사과정에서 FX외압의혹에 대한 진술은 피의자 신문조서에 제대로 기록하지 않아, 조대령 스스로 기록을 남기기 위해 외압부분을 상세하게 기록한 진술서를 따로 작성해 제출하였다는 것이다. 조대령은 연행된 후 48시간이 지나 7일 오전 잠시 기무사에서 풀려났을 때 진술서를 작성, 제출했다고 한다.

금품수수 부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변호인단은 일단 금품수수 사실은 인정하지만, 조대령의 재산상황, 제공자와의 인간관계를 고려할 때 그 성격을 뇌물이라고 보기엔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개된 조대령의 육성진술은 △ 2001년 1월, 각 기종별 특성보고하는 과정에서 국방부 획득실장이 “만약 F-15가 선정 안 된다면 미국이 주한 미군을 철수한다고 요구할 수도 있다. 그렇게 한다면 큰일 아니냐”며 간접 압력을 준 부분 △ 2001년 4월, 국회 보고시 획득실장이 F-15에 성능이 없는 부분 삭제 지시한 부분 △ 1차 협상 후, 획득실장이 (F-15가 많은 핵심기술 이전 제안 안 했으니)핵심기술 이전 많이 요구하지 말고 협상 빨리 끝낼 것을 재촉한 부분 △ F-15에 유리하도록 평가방안 구성된 부분 등에 대한 진술이 들어있다.

국방부 획득실장, “그런 얘기할 상황 아니었다”

신보형 장군 “보고 때 조대령 배석하지도 않았다”

반면, 국방부 획득실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1년 1월에는 (조 대령과의) 첫 대면 자리였기 때문에 내가 ‘주한미군이 철수할거라’는 등의 얘기를 할 상황도 아니었다”고 말하고 “당시 (국회에 제출하는) 보고서는 공식 보고서가 아니었고, 기종별로 이런 특성이 있다 정도만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지시를 내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당시 공군시험평가단장을 맡았던 신보형 장군(현 획득실 연구개발관)은 12일, 국방부 기자실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1월 달에 획득실장께 보고하는 자리에는 7명이 배석했고 조 대령은 배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4월 국회보고와 관련해서는 국회보고 전 국방부에 사전보고 후에 보고하게 되는데 국회보고 당시에도 조 대령은 배석하지도 않았으며, 당시 배석을 한 사람은 나와 시험평가과장(장 대령), 기 대령, 실무자 중령 3명”이라고 말했다.

김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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