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사정기관 2012-11-14   3498

[대선기자회견] 인권·시민단체가 대통령후보에게 제안하는 공안기구 개혁과제

 

인권·시민단체가 대통령후보에게 제안하는 공안기구 개혁과제 

경찰·국정원의 권한조정과 민주적 통제 방안 제시

대통령 후보들은 구체적인 공안기구 개혁방안 공약해야

대선 이후 관·민 참여하는 ‘공안기구개혁위원회’ 통해 개혁 실천해야

 

 공안기구개혁을 요구하는 인권·시민단체는 2012년 11월 14일 오후 1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제18대 대선에 출마한 대통령 후보들에게 경찰·국정원 개혁과제를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경찰의 공권력남용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게 된 배경에 대해 “범죄수사뿐만 아니라 치안정보의 수집, 경비업무 등의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는 한편으로 강력한 중앙집권적 경찰조직으로 인해 경찰이 시민에 봉사하는 경찰이 아니라 집권세력의 이익에 봉사하는 조직‘”으로 기능해왔고, 공권력 남용을 방지하고 시민에 봉사하는 경찰로 거듭나기 위해 수사경찰과 일반경찰을 분리하고, 지방자치의 실질화에 부응하여 경찰권한을 분권화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현재 명목에 불과한 경찰위원회를 경찰청장 추천권 등 권한을 부여해 실질적인 의결기구화 하고, 시민참여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정원은 과거 태생자체가 쿠데타로 장악한 군사정권을 공고히 하기 위함이었으며, 더욱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국가정보원은 불법 사찰 논란을 계속 일으켜 왔고, 정보수집 등 기관 본연의 직무에도 실패하였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특히 인권침해적 국가보안법 수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 기관에 대한 유일한 민주적 통제수단이라 할 국회 정보위원회의 감시감독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국가정보원의 명칭을 ‘통일해외정보원’으로 바꾸고, 그 권한과 직무를 조정하는 한편 국회의 통제를 강화해야한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정보기관의 밀행성에 반하며, 인권침해논란을 가져온 수사권을 분리하여 이관하는 한편,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과 관련된 국내보안정보 수집 등의 권한을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보안업무의 기획조정 권한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의회통제 강화를 위해 예산관련 특례조항을 폐지하고, 민간이 참여하는 가칭 ‘정보감독위원회’를 국회 정보위원회 하에 상설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20121114_공안기구개혁과제발표_참여연대느티나무홀

참여연대©, 공안기구 개혁과제 발표 기자회견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공안기구들에 대한 개혁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언급되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한 채 현재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고, “국민을 통제하고 감시하는 공안기구가 아니라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국가기관으로의 변화를 위한 개혁 과제”에 대해 구체적인 공약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이 개혁의지가 공약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화되기 위해 대선 이후 정부는 물론 학계, 시민사회,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안기구 개혁위원회’를 설치하여 개혁실천 방안을 확정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은 공안기구 개혁을 요구하는 인권·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참여하였으며, 장여경(진보네트워크 활동가)가 사회를 맡아 이광철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기조발제, 이호중 교수(천주교인권위원회 상임이사)의 경찰개혁과제 발표, 장유식 변호사(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부소장)의 국정원 개혁과제 발표, 랑희 활동가(인권단체연석회의 공권력감시대응팀)의 기자회견문낭독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끝.

 

※ 공안기구 개혁과제 발표 기자회견에 참여하는 인권·시민단체 : 

 

 인권단체연석회의(거창평화인권예술제위원회,구속노동자후원회,광주인권운동센터,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다산인권센터,대항지구화행동,동성애자인권연대,문화연대,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민주노동자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주주의법학연구회,부산인권센터,불교인권위원회,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사회진보연대,새사회연대,안산노동인권센터,HIV/AIDS인권연대나누리+,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울산인권운동연대,원불교인권위원회,이주인권연대,인권교육센터‘들’,인권과평화를위한국제민주연대,인권운동사랑방,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전북평화와인권연대,전쟁없는세상,진보네트워크센터,천주교인권위원회,청주노동인권센터, 평화인권연대,한국교회인권센터,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친구사이,한국비정규노동센터,한국DPI,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한국HIV/AIDS감염인연대KANOS)

  참여연대

  포럼 진실과 정의 

  한국진보연대             

보도자료_원문 : 첨부 : 경과 및 경찰-국정원 개혁과제 발표문 포함

 

 


 기자회견문

 

민주주의 사회는 민주적 통제를 받지 않는 공안기구를 용납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당신이 무엇을 하고 어디를 가고 누구를 만나는지 속속들이 알고 있다면, 뿐만 아니라 당신의 전화통화 내역과 이메일, 인터넷 게시글, 통장내역까지 환히 알고 있다면 당신의 삶은 어떻겠는가?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그 삶을 사는 사회 자체가 감옥이 된다. 이것은 과거의 이야기도 아니고, 아주 위험한 소수의 특정한 사람들이 겪는 문제도 아니다. 권위주의 통치 시기, 군부독재 시절의 흔적은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살아 움직이고 있다. 과거 공안기구들의 인권유린과 무소불위의 권력남용은 시대가 흘러 사실을 밝히려는 노력과 지속적인 비판에 주춤하는가 싶었으나 어느새 슬금슬금 그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중앙정보부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국가정보원은 그 태생 자체가 쿠데타로 장악한 군사정권을 공고히 하기 위함이었다. 이후 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인권을 탄압한 기관으로 비판받았으나 그 뒤로도 이름만 바꾼 채 활동의 태도는 변함이 없다. 특히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국내 정보수집 기능을 강화하고 직무범위를 광범위하게 확대해가고 있다. 

과거 식민지 시절 수사에서 재판까지 직접 관여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졌던 경찰은 권한이 축소되어왔으나 정보경찰의 역할은 지속적으로 이어져왔으며, 정치경찰의 속성도 버리지 못했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 내내 시민들의 비판을 잠재우는 역할을 최선두에서 해내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공안기구는 ‘국가의 안전보장’을 자신의 임무로 부여받고 있다. 그러나 추상적인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한 공안기구의 역할이나 기능이 갖는 모호성으로 인해 그 권한이 확대되기 쉽다. 그리고 ‘위험으로부터의 보호’라는 이유로, ‘기밀사항’이라는 이유로, 공안기구들의 제한 없는 활동의 가능성을 제어할 수 있는 민주적 통제시스템도 거부하고 있다. 오히려 권력자들은 이 공안기구들에게  법적 근거를 부여해 공안기구의 폐쇄성을 유지시키고 그 권한 또한 확장시켜주며 각종 인권침해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다.

 

공안기구들은 ‘국가의 안전보장’이라는 이유를 표면적으로 내세우지만 실제로 그들이 하는 행위는 권력을 유지하고 비판을 잠재우며 사회를 통제하려는 것이다. 정치권력은 사회의 여론을 살펴 민주적인 국정운영을 하기보다 공안기구들을 내세워 정부에 대한 비판자들을 추적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삭제하려 한다. 반대세력에 대한 당장의 처벌도 문제이지만 ‘위축효과’를 통해 미래까지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공공의 안전이라는 명분이 시민에 대한 탄압을 파생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역사를 통해서 보았다. 

 

투명하지 않고 민주적 통제를 받지 않는 예외적인 국가기구, 권력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기구가 존재한다면 과연 그 사회를 민주적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공안기구들의 권한 확장과 비례해 민주주의는 추락하고 있다. 권력과 사회에 대한 비판은 사회의 안전을 해치는 적으로 규정되고, 위험인물 혹은 집단으로 낙인 찍혀 사회에서 배제되고 있다. 국가의 안전을 위한다는 이유로 존속되는 공안기구의 활동은 권력의 유지와 안전만을 도모할 뿐 국민의 권리와 자유가 무엇인지는 알리지 않은 채 국민들을 복종하게 만든다. 위기 관리자를 자처하는 이들이 실제로는 위기를 생산해내고, 예외상태를 정상상태로 안착시키려 하고 있다. 

 

공안기구들에 대한 개혁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언급되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한 채 현재에 이르렀다. 이번 대선에 나선 후보들도 공안기구들에 대한 공약을 발표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협상을 위한 새정치 공동선언 2차 실무팀 회의에서 양측은 검찰·국정원·경찰·국세청·감사원 등 국가권력기관의 권한남용과 부당한 정치적 개입저지에 합의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부족하다. 또, 박근혜 후보는 경찰의 날을 맞아 경찰인력을 늘리고 경찰청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등 공권력 확립을 강조하는 공약만을 내세웠다. 공안기구들에 의존했던 지난 정권들에 대한 비판은 전혀 없었다.

 

우리는 대선 후보들에게 요구한다. 군부독재정권 시절부터 현재까지 공안기구와 함께 했던 지난 정권들의 역사에 대한 평가와 함께 민주사회에 맞는 국가기관으로 변화시킬 미래상을 제시하기를 바란다. 국민을 통제하고 감시하는 공안기구가 아니라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국가기관으로의 변화를 위한 개혁 과제를 구체적인 실천과제를 포함하여 공약화하길 요구한다. 뿐만 아니라 이 개혁의지가 공약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화되기 위해 대선 이후 정부는 물론 학계, 시민사회,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안기구 개혁위원회’를 설치하여 개혁실천 방안을 확정할 것을 요구한다. 

더불어 공안기구들의 자성과 민주적인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 또한 요구한다.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스스로 말하려면 ‘신뢰’를 얻기 위해 실제로 변화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신뢰는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통제를 받아들일 때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2012.11.14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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